국내외 가이드라인이 의학의 발전을 대변해줬다면, 약물부작용이나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치료전략의 경우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를 보여줬다. 혜택과 위험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와 함께 잠재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물관련 업데이트, 위험과 혜택의 경계
▶조영제 부작용, 674호
▶베타차단제 부작용 실제, 680호
▶항정신병약물 병용요법, 688호

조영제는 1920년대부터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치료전략의 주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지만,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올해에는 다양한 통계들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서는 2009년~2011년 4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CT 촬영 조영제 관련 부작용 사례를 집계한 결과 부작용 호소한 사례는 101건이었고 이중 발진이나 두드러기 가려움 등 185건의 부작용 증상이 접수됐다. 세브란스병원이 2012년 1월~6월까지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통해 조영제 관련 유해반응을 분석한 결과 총 132건이 보고됐고, 이중 100건이 CT 조영제, MRI 조영제가 14건, 기타 18건이었다.

문제는 CT 촬영 건수가 증가하면서 알레르기부터 아나필락시스까지 조영제 부작용을 겪는 환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영제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대안으로 피부검사(skin test)를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부작용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피부시험을 하는 것은 효용성이 낮고 부작용에 대한 메커니즘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예방할 수 있는 명확한 전략은 없는 가운데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 최적의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CT 촬영을 시행하도록 일선 의사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베타차단제 부작용은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RF) 환자의 순응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예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슈가 됐다. 유럽심장학회(ESC), 미국심장학회재단(ACCF)·미국심장협회(AHA) 가이드라인에는 베타 차단제를 ACE 억제제와 함께 HFrEF 환자의 사망률 감소와 증상 개선을 위한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에 대한 인식때문에 처방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Br J Cardiol 2013;20:11~13).

이에 베타 차단제 관련 연구 13개를 메타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위약군에서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실제 베타 차단제군의 부작용 발생률이 위약군보다 높았던 것은 5개 연구뿐이었다. 베타 차단제에서 높게 나타난 부작용은 피로감을 비롯해 일반적인 것들이었다. 연구팀은 "심부전 환자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부작용은 베타 차단제가 원인이 아니라 심부전 자체로 발생하거나 베타 차단제가 유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노시보 현상(nocebo phenomenon) 때문"이라고 정리했고, 관련 전문가들은 베타 차단제에 대한 부작용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이슈, 진실과 허상
▶항산화보충제, 664호
▶보완대체요법, 681호
▶후쿠시마원전 2.5년, 691호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주제들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항산화보충제는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와 맞물려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은 대표적인 부분이다.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물질이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 노화는 물론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심혈관질환은 물론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채소와 과일 등 음식을 통한 섭취에 국한된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미 채소나 과일을 통한 항산화물질의 섭취가 혜택을 준다는 근거들은 축적돼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진행된 WACS 연구, 하버드의대팀 등 연구들에서는 항산화 보충제가 심혈관질환 예후에 추가적인 혜택은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 서울의대 조비룡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팀의 분석에 따르면 비타민과 항산화 보충제 섭취군과 비섭취군 간 심혈관질환 빈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BMJ 2013;346:f10). 게다가 셀레늄과 비타민 E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관찰한 연구들에서는 섭취군의 전립선암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암 환자들의 보완대체요법 역시 과학적 근거보다는 환자들의 불안감에 의해 높은 비율로 사용되고 있는 부분이다. 연구들에서는 보완대체요법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보완대체요법을 사용한 환자들의 생존률은 사용하지 않은 이들에 비해 증가하지 않은 반면, 인지기능, 피로도, 불면증 등 삶의 질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용한 환자들의 40% 정도가 중단하고, 이들 중 24%가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꼽기도 했다.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은 "암 환자들이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 보완대체요법을 더 많이 찾는다"며 의사와 환자 사이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부적절한 보완대체요법의 사용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노출된 방사선의 영향력에 대한 실체 역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자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누출된 방사선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근거에 기대 안심하기 보다는 잠재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추가적인 관찰과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심혈관 예방전략, 초심
▶고혈압 1차 예방, 665호
▶생활습관 개선 심혈관예방, 689호

최신 치료전략과 사회적인 이슈이 부각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심혈관질환 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요소를 관리했다. WHO는 올해 '세계보건의 날' 주제로 혈압관리를 제시해 고혈압에 대한 인식도 상승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AHA는 성명서를 통해 심혈관 사망예방 및 삶의 질 관리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꼽았다.

고혈압의 경우 널리 알려진 만성질환이고 치료전략도 잘 구축돼 있지만, 여전히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이고, 50대에서는 10명 중 5명이 고혈압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20~30대에서는 10명 중 1명이 혈압관리가 필요하지만, 평소에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만큼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에 WHO는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과 주기적인 검진을 당부했다. AHA 역시 "혈압 등 위험요소들은 환자들이 내원했을 때 평가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생활습관이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식습관과 운동을 비롯한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AHA는 "효율적인 보건의료 시스템이 기반이 되야 의료인 간 연계 프로그램,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을위한지역 및 기술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며 정부를 포함해 다학제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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