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RCT서 아카보스 vs 메트포르민 유효성·안전성 대등
아카보스 기전·고탄수화물 식이 연관성에 주목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당뇨병치료제 임상연구에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아카보스가 비구아나이드계 메트포르민과 비교해 1차선택 약물로서 대등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에서 아카보스의 우수한 효과와 관련해 약물기전 상의 특성이 고탄수화물 식이 환자의 혈당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인종에 따른 약물치료 선택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中·日친교병원의 Wenying Yang 연구팀은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2014;2(1):46-55에 공식 게재된 자국인 대상 임상연구를 통해 "신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첫 약물치료로 아카보스와 메트포르민을 비교한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 모두에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제2형당뇨병 환자의 1차약물 선택으로 두 약물을 1 대 1 직접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행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에서는 두 약제의 당화혈색소(A1C) 감소효과가 비슷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두 약물 모두 신규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며 예방효과를 드러냈다.

연구팀은 중국과 여타 동아시아 국가에서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가 경증 당뇨병 환자의 단독요법과 보다 진행된 환자의 병용요법에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서양인과 다른 치료패턴으로,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Yang 연구팀은 중국의 11개 의료기관에서 평균 A1C 7.5%로, 신규 진단된 제2형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48주간의 무작위·대조군·비열등성 검증 방식의 임상연구(RCT)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1차 약물치료로 아카보스 또는 메트포르민군에 무작위 배정돼 24주간의 치료를 받았고, 이후 혈당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에게는 추가 약물을 투여해 또 다시 24주간의 치료가 이뤄졌다.

결과는 24주 시점의 A1C 감소율이 아카보스군 -1.17%, 메트포르민군 -1.19%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48주 시점에서도 A1C 감소율은 -1.11% 대 -1.12%로 0.01%의 차이에 불과했으며, 이는 사전 규정된 비열등성 마진(0.3%)을 밑도는 수치였다.

A1C 6.5% 목표치에 도달한 환자 역시 24주(아카보스 69% 대 메트포르민 67%)와 48주(64% 대 62%) 시점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체중과 관련해서는 24·48주 시점 모두 아카보스의 감소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중증의 부작용은 아카보스군 6건(2%) 대 메트포르민군 7건(2%), 저혈당증은 2건(1%) 대 4건(1%)으로 역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아카보스의 A1C 감소율이다. 최근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개정판은 메트포르민 치료로 기대할 수 있는 A1C 감소율을 1.0~2.0%,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0.5~0.8%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아카보스는 24·48주 시점 모두에서 1%를 웃도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지난 수천년 동안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쌀이나 콩 등이 주를 이뤘다"며 전통적인 식습관을 언급, 이를 상부 위장관에서 다당류 흡수를 억제해 식후 고혈당을 개선하는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의 기전 특성과 연계했다.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체내에서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장에 탄수화물이 남게 된다. 연구팀은 "서양과 아시아인에서 발견되는 아카보스의 A1C 감소효과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아카보스 대 메트포르민 효과와 탄수화물 섭취량 간의 상관관계를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이번 연구에서 약제의 효과가 기저시점의 탄수화물 섭취량 비율과 유의한 연관성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65.5%를 넘는 환자들의 A1C 감소효과가 해당 수치 미만인 경우에 비해 더 높은 경향이 아카보스군에서만 확인됐다"며 대규모의 샘플 사이즈를 통한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명확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메트포르민이 신규 진단된 제2형당뇨병 환자의 1차약제로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식후 혈당 변동폭(postprandial excursion)이 과도한 환자들은 아카보스를 통해 1차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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