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관리에서는 진단의 중요성이 다른 질환들보다 더욱 강조된다. 혈압 측정은 고혈압의 진단, 치료, 예후평가에서 기본요소지만 혈압 측정의 환경, 측정 부위, 임상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혈압수치에 따라 환자의 위험도가 달라진다는 점도 정확한 혈압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에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진료실혈압, 가정혈압, 활동혈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환자의 정확한 혈압을 평가해야 하고, 변동성으로 인한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여러 번 측정하고, 표준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고혈압 정의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정상혈압을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최적혈압으로 정의하고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설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각 수치의 증가에 따라 고혈압 전단계 1·2기, 고혈압 1·2기로 구분했다.

크게 수축기혈압 120~139mmHg, 이완기혈압 80~89mmHg를 고혈압전단계, 140~159mmHg, 90~99mmHg를 고혈압 1기, 160mmHg 이상, 100mmHg 이상은 고혈압 2기로 설정했다. 또 수축기혈압만 140mmHg 이상으로 높고, 이완기혈압이 90mmHg 미만인 경우에는 수축기단독고혈압으로 정의했다.

한편 혈압을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하는 대표적인 이유인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의 정의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백의고혈압은 진료실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서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미만인 경우, 가면고혈압은 진료실혈압 140/90mmHg 미만이지만,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진료실혈압
혈압측정 방법은 크게 진료실혈압, 가정혈압, 활동혈압으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그 중 청진기를 사용한 진료실혈압 측정이 표준방법이다.

진료실혈압에 대해 진료지침이 강조하는 부분은 ‘올바른’ 측정이다. 올바른 측정을 위해서는 환자를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도록 하고, 위팔은 심장 높이에 위치시켜야 한다. 청진법으로 측정할 때는 최소 5분간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시키고 여러 번 측정한다. 혈압계도 수은 혈압계, 보정된 아네로이드 혈압계, 정확성이 검증된 전자혈압계 등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기의 사용을 권고했다.

적정 크기의 공기주머니를 가진 커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적정 크기보다 커프가 작을 경우 혈압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성인용 표준 공기주머니의 너비는 13cm, 길이는 22~24cm, 너비는 위팔 둘레의 40% 정도, 길이는 위팔 둘레의 80~100%를 덮을 수 있는 정도다. 또 대부분의 커프에 적용 가능한 팔둘레의 범위가 표시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 팔에 둘러보고 적합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동혈압계의 경우 사용설명서에서 추천하는 크기를 적용한다.

한편 다리맥박이 약해 말초혈관질환이 의심될 경우에는 하지 혈압을 측정하고, 이 때의 커프는 허벅지 직경보다 약 20% 큰 15~18cm인 공기주머니가 있는 것을 사용하고 오금동맥에서 청진한다. 부정맥이 있는 환자들은 측정 시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3회 이상 측정해 평균을 내야 한다.

가정혈압
가정혈압은 최근 연구들에서 진료실혈압보다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예측과 경제적 측면에서 유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도 가정혈압이 고혈압 진단뿐만 아니라 관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가면고혈압, 백의고혈압, 저항성 고혈압 평가에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 고혈압 약물치료의 적정성 평가 시의 혜택에 무게를 뒀다. 또 환자의 순응도와 치료의 적극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진료지침에서는 가정혈압은 일반적으로 진료실혈압보다 낮다는 점을 전제하며, 가정혈압에서의 고혈압 기준은 135/85mmHg 이상으로 정의했다. 가정혈압 측정은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 저녁으로 1~3회 시행하되 첫 날 측정치를 제외한 후 사용하고,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약물 복용 전에,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한다.

활동혈압
활동혈압은 백의고혈압이 의심될 때,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간헐적인 고혈압이 있을 때, 혈압이 불안정할 때, 자율신경 장애가 있을 때, 위험도 평가를 위한 정확한 혈압측정이 요구될 때 활용한다.

활동혈압은 보통 24시간 동안 15~30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이를 통해 낮 시간의 활동시기의 혈압과 수면 중 혈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연구에서는 활동혈압 측정이 진료실혈압보다 환자의 예후를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혈압을 통한 고혈압 진단 기준은 자가혈압과 동일하다.

혈압은 주간에 높고, 수면 중에 낮아진다. 특히 135/85mmHg 이상이면서 수면 전 측정 혈압보다 높을 때로 정의되는 아침고혈압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로 꼽히고,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야간혈압이 10% 미만 감소하거나 주간혈압에 비해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는 야간혈압이 10% 이상 감소하는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높고, 야간혈압이 20% 이상 감소하는 경우에는 허혈성 뇌졸중, 죽상동맥경화증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명시했다.

또 야간혈압이 주간혈압에 비해 상승하는 경우에는 자율신경 장애나 출혈성 뇌졸중이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