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분류
2004년 진료지침에서 정상혈압, 고혈압전단계, 고혈압 1기, 고혈압 2기의 4단계로 나뉘었던 혈압 분류는 최근 개정된 유럽고혈압학회(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 ESH)와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 공동 진료지침을 수용개작하면서 고혈압전단계를 1, 2기로 분리하고 수축기 단독고혈압을 따로 정의해 6단계로 세분화됐다. 정상 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가장 낮은 최적 혈압을 의미하며 미국합동위원회(Joint National Committee, JNC)의 7차 진료지침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120/80 mmHg 미만으로 정의했다.

고혈압의 위험도 분류
한국인의 고혈압 위험률, 총 심혈관 위험도의 구성요소, 심혈관 위험도의 평가방법, 진료실 내에서 혈압 측정 방법, 진료실 밖에서의 혈압 측정 방법으로 핵심질문(clinical questions)을 정하고 국내 자료와 외국 진료지침의 수용개작을 통해 해답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고혈압의 정의와 위험률은 Korean Medical Insurance Corporation (KMIC)라는 국내의 직업군 코호트 자료를 사용했는데, KMIC 자료는 1990년대 초반에 등록됐고 연령대가 비교적 낮으며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는 면에서 대표성에 제한점이 있으나 국외 주요한 저널에 출판된 가장 객관적인 자료이다.

유럽에서 흔히 사용되는 SCORE 위험 도표는 기본적으로 치사율 자료로 위험률을 표시하고 KMIC는 치사여부와 무관하게 심혈관계 사건으로 위험률을 표시한다. 위험 도표의 Y축에 연령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연령의 위험도를 반영하는데, SCORE 위험 도표는 50대부터 5년 단위로 구분해 연령의 차이를 보기 쉽지만 KMIC는 10년을 단위로 구분하므로 연령의 위험도를 직접 비교하기에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통상적인 기준으로 10년간 심혈관사건의 발생률이 5% 정도인 평균 위험도보다 높은 경우 5% 이상의 저위험군으로 간주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mg/dL에 근접한 고혈압 환자의 경우 SCORE 도표에서는 40대 중반부터는 사망률이 발생하며 KMIC 자료는 40대 심혈관 사건의 평균이 5%를 상회한다. 50대는 SCORE 자료에서 2-3%의 사망 위험도를 보이며 KMIC 자료에서는 50대 초중반에 심혈관 위험도가 5%를 상회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mg/dL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서 남성의 경우 40대의 평균연령(45세), 여성의 경우 50대의 평균연령(55세)에서 5% 이상으로 증가한다. 정확한 연령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연령의 평균인 45세, 55세를 위험요인의 기준으로 간주하고 있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5%를 평균위험도로 제시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5% 미만인 경우 최저위험군, 5-10%이면 저위험군, 10-15%이면 중위험군, 15%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정의했다. 그 외 위험인자로는 흡연, 비만, 이상지질혈증, 공복혈당장애 또는 내당능 장애, 가족력 등이 있다. 또한 표적 장기 손상에 대해 무증상장기손상에 대한 정의를 제시했고 경동맥 내중막두께는 국내 인구집단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1.0mm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고혈압 측정방법 및 치료
고혈압 평가 시 표준 측정법은 수은주혈압계를 기준으로 하며 위험도 분류를 목적으로 정확한 혈압 측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24시간 활동혈압 및 가정혈압 측정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고혈압전단계 2기 환자의 경우 당뇨병, 만성콩팥질환이 있다면 목표 혈압에 따라 생활요법 또는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그 외에는 약물치료를 권고하지 않는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하며, 생활요법은 통상 3개월 이내로 시행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이어서 약물치료를 하도록 권고하는 것이다<표1>.



고혈압 위험도 분류
국내 심혈관계 위험도 분류에서는 수축기 혈압 130-139mmHg, 이완기 혈압 85-89mmHg를 고혈압전단계 2기로 분류하고 그 다음으로 고혈압 1기, 고혈압 2기를 분류했다. 혈압을 하나의 축으로 두고 위험인자가 없거나 1-2개, 3개 이상 또는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를 다른 축으로 둬 위험도를 분류했다. 혈압이 높아질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며 위험도에 따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처음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된 경우 병력 청취와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가정혈압 또는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백의고혈압이 약 30%를 차지하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가정혈압 또는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해 진료실 이외의 혈압을 확인한 후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위험인자, 표적 장기 손상, 심혈관질환, 합병증 발생에 따라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누고 저-중위험군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하도록 하며 고위험군은 생활습관 교정과 동시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2013 ESH/ESC 진료지침의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고혈압을 2기까지 나누고 위험인자를 세분화했던 것을 줄여서 전체적으로 단순하게 접근했다.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누더라도 치료 방침은 같기 때문에 고혈압 3기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단순화한 것이 국내 진료지침의 특징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고혈압전단계로서,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에 대해 약물치료를 배제하지 않고 신장질환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근거를 뒀다는 점이 ESH/ESC 진료지침과의 차이점이다.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관리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와 미국심장병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의 이전 공동 진료지침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수축기 혈압 130mmHg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130mmHg 이하로 혈압을 조절한 경우에 추가적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노인 고혈압의 관리
노인 고혈압에 대한 임상연구 가운데 목표 혈압을 140mmHg 이하로 강하시킨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의 연구에서 140mmHg 이하로 조절했을 때의 추가적 이익이 없는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노인 환자에서 목표 혈압을 무리하게 낮추기 보다 140-150mmHg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약물 치료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노인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에서 초기 혈압이 높았기 때문에 160mmHg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이러한 의견을 수용하고 있다.

약물치료
A, B, C, D, E로 고혈압 치료 약제를 구분했다. A는 레닌-안지오텐신계(renin-angiotensin system, RAS) 차단제로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 억제제와 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 제제이고 B는 베타차단제, C는 calcium channel blocker (CCB), D는 thiazide계 이뇨제, E는 알파차단제 및 기타 약제이다.

고혈압의 1차 약제로는 A,B,C,D의 네 가지 중 어느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국내에서는 ARB 사용률이 50-60%로 가장 높고 CCB가 40-50%, 베타차단제나 thiazide를 사용하는 경우는 5% 이하로 매우 낮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가 복용하는 약제가 평균 2가지 이상이기 때문에 1차 약제로 어떤 계열의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할 1차 약제에 대해 제한점을 두지 않았으며 제한점을 둔 경우는 심부전, 좌심실 비대,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뇌졸중, 수축기 고혈압, 심방세동 등의 환자군에 국한했다.

이전 진료지침에서는 ARB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ARB를 관상동맥질환에 사용할 수 있고 뇌졸중과 심근경색 후에도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ESH/ESC 진료지침과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대부분의 적응증에 ARB를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병용요법
미국과 유럽의 진료지침에서는 혈압 자체가 높거나 위험인자가 많은 고위험군에서는 처음부터 2가지의 고혈압 약제를 병용하도록 제시했고 국내 진료지침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따르고 있다. 2가지 약제의 복합제를 사용해 조절이 되지 않으면 증량하거나 3번째 약제를 추가하고 그래도 조절이 되지 않으면 증량하거나 4번째 약제를 추가할 수 있다.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ACCOMPLISH 연구에서 CCB와 ACE 억제제를 병용한 경우 이뇨제와 ACE 억제제를 병용한 경우에 비해 우수한 혈압 조절 효과를 보였다.

JNC 진료지침에서는 병용요법에 이뇨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ACCOMPLISH 연구에서 이와 상반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또한 이 연구에서 초기부터 병용치료를 시작했을 때 조절률이 80% 정도로 높았으며 CCB와 RAS 차단제를 병용한 환자군은 5-6년 후 심혈관질환의 발생률도 20%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ACE 억제제와 ARB의 병용요법을 권고하지 않고 ACE 억제제 또는 ARB와 CCB, 이뇨제를 함께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그림 1>. 또한 베타차단제와 이뇨제도 적극 추천하지는 않지만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즉, 어떤 약제를 먼저 사용하더라도 다른 약제와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 베타차단제의 병용투여가 많지 않더라도 일부 환자에서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병용투여를 제한하지 않는다. 혈압이 높고 심근경색이 있는 경우에 베타 차단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심부전이 발생하면 이뇨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병용투여를 미리 제한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치료 관점에서 사망률이나 질환율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당뇨병의 치료 목적은 완치가 아닌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낮추고 더 나아가 미세혈관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에는 관상동맥질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 비해 당뇨병 환자의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는 2-4배 가량 높다.

심근경색의 과거력이 있고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서 2차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은 18.8%이지만 심근경색의 과거력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20.2%로 오히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에 대한 위험도는 당뇨병과 관상동맥질환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 시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해 그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Framingham, SCORE, NCEP-ATP III 위험 점수 등 여러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령, 성별,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흡연 등을 근거로 위험도를 계산하며 이 중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인자는 혈압이다.

당뇨병 환자의 혈압 조절
2012년에 국내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목표 혈압 도달률은 37%에 불과했다. 당뇨병 환자 중 60-80%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으며 여러 임상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적극적인 혈압 조절에 따른 임상적 유익성이 입증됐다.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은 140/80 mmHg로 제시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교정을 동반하는 것이다. United Kingdom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 연구 결과 혈당 조절에 비해 혈압 조절에 따른 예후 개선 효과가 높게 나타나 혈압 조절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이완기 혈압이 80-89mmHg인 경우 3개월 간 생활습관 교정 후 조절이 안 되면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140/90mmHg가 넘는 경우에는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는 ACE 억제제나 ARB가 선호되지만 환자의 다른 동반질환에 따라 다른 계열의 약제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알파차단제는 가급적 피하고 ACE 억제제 또는 ARB와 CCB를 병용하는 것을 가장 좋은 조합으로 권고하고 있다. UKPDS 연구를 비롯해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와 관련한 여러 연구에서 1가지 약제만으로 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2-3가지의 서로 다른 기전의 약제를 병용해 목표 혈압에 도달하는 결과를 보였다.

UKPDS 연구, Hypertension Optimal Treatment (HOT) 연구, Action in Diabetes and Vascular Disease: Preterax and Diamicron MR Controlled Evaluation (ADVANCE) 연구 등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심혈관사건의 발생률은 22-96% 감소됐고 사망률은 14%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JNC 7차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을 130/80mmHg로 제시했다.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을 120mmHg까지 조절한 경우와 130-140mmHg로 조절한 경우를 비교했다. 1차 유효성 평가항목인 비치명적 뇌졸중과 심근경색, 심혈관 사망률 등에서 양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2차 유효성 평가항목인 총 뇌졸중 발생률에서만 혈압을 더 낮춘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였으나 이상반응 발생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Irbesartan Diabetic Nephropathy Trial (IDNT) 연구는 고혈압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Reduction of Endpoints in NIDDM with the Angiotensin II Antagonist Losartan (RENAAL) 연구는 초기 또는 말기 신장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로 ACE 억제제와 ARB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적인 혈압 강하와 단백뇨 배설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ACE 억제제와 ARB가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 약제로 선호되고 있다.

IDF 진료지침과 ADA 진료지침
국제당뇨병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 진료지침에서는 9단계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혈압을 측정해야 하고 병원에 내원 시에는 항상 혈압을 측정하도록 한다. 또한 혈압을 측정할 때에는 검증된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5분 이상 앉아서 측정하고 백의 고혈압 등을 배제하기 위해 24시간 혈압 측정을 고려하도록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이 발생하면 항상 2차적인 원인을 고려해야 하며 혈압이 130/80mmHg 이상인 경우에는 혈압을 낮출 수 있는 치료 방안을 고려하도록 한다.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목표 혈압은 이전와 같이 130/80mmHg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 생활습관의 교정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으며 치료 약물 선택 시 알파차단제는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 연구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사용이 권고되지 않고 ACE 억제제나 ARB의 사용이 권고된다. 심부전 환자에서 CCB 사용을 피하고 협심증이 있는 경우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나 ACE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고 심부전이 있는 경우 ACE 억제제 또는 이뇨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 등으로 고혈압 치료지침과 비슷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으며 약물 사용 시 이상반응을 항상 모니터링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2013년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의 진료지침에서는 수축기 목표 혈압을 140mmHg로 상향 조정했는데, 기존의 목표 혈압인 130mmHg에 대한 근거는 무작위배정 연구가 아닌 관찰 연구로서 혈압 조절의 임상적 이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UKPDS 연구에서는 목표 혈압을 140/85mmHg 미만으로 조절해 임상적 효과를 입증했고 ACCORD 연구에서는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경우에 총 뇌졸중 발생률 외에 유의한 추가적 이점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140mmHg로 목표 혈압을 상향 조절했다.

ADA 진료지침에서도 내원 시마다 혈압을 측정하고 고혈압으로 진단한 경우에는 다른 날에 한 번 더 측정해 확진 하도록 했다. 수축기 목표 혈압은 140mmHg 미만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13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며 이완기 혈압의 경우 공통적으로 80 mmHg 미만으로 낮출 것을 권장한다. 혈압이 120/80mmHg 이상이면 생활습관 교정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혈압이 140/80mmHg 초과로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신속히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약물치료는 ACE 억제제 또는 ARB를 포함하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내약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다른 약제로 교체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약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 1가지 약제는 취침 전에 복용하도록 권고한 것이 특징이다. ACE 억제제나 ARB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과 혈청 칼륨 수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임신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목표 혈압을 110-129/65-79mmHg로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국내 진료지침
목표 혈압은 140/80 mmHg 미만이지만 동반질환 등에 따라 환자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진단 시 140/90 mmHg 이상이라면 3개월간 치료적 생활습관 교정 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치료약물로는 ACE 억제제나 ARB를 사용하고 1차 약제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을 병용하도록 권장한다. 2차 약제로 ACE 억제제와 ARB는 병용할 수 없고 CCB나 이뇨제를 병용할 수 있다. 이뇨제보다는 CCB가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고 ACE 억제제, ARB, 이뇨제 사용 시에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및 칼륨 수치의 모니터링을 권고한다. 고혈압의 약물치료는 지속 시에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지속적 치료를 권고하며 치료 순서도는 동반질환의 유무에 따라 분류해 고혈압학회의 치료지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그림 2>.


2013 대한고혈압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기존에 발표된 국내 고혈압학회와 신장학회의 진료지침은 물론 JNC 7, 미국신장재단의 Kidney Disease Outcomes Quality Initiative (KDOQI), 세계신장병 예후개선위원회(Kidney Disease Improvement Global Outcome, KDIGO) 및 2013 ESH/ESC 공동진료지침을 참고했다. 특히, 최근 발표된 KDIGO와 ESH/ESC 지침을 수용개작해 신장질환에서 고혈압 치료에 대한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만성신장질환의 정의
만성신장질환이란 신장의 기능 또는 구조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그 지표로서 알부민뇨, 요침사 이상, 전해질 장애, 신생검 이상 소견, 신장 영상 이상 소견, 신장 이식 병력 등 신장 손상의 6가지 표지자 중 하나 이상, 그리고 eGFR 60 mL/min/1.73 m2 미만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2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만족할 경우를 만성신장질환으로 정의했다.

만성신장질환에서 고혈압의 의의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도 심혈관 사망률이나 유병률이 중요하지만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수록 신부전 진행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시행된 주요 임상연구 결과에서 수축기 혈압 135-180 mmHg 사이에 혈압 조절이 철저할수록 신부전의 진행 속도가 늦춰지므로 혈압 조절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혈압 조절 목표
2001년 이후 약 10년간 만성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주요 임상연구를 살펴보면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경우에 이전의 치료 목표인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경우와 비교해 보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에 따른 신기능 보호 효과가 명확하지 않았다. 다만 단백뇨가 300 mg/day 이상으로 현저한 경우에는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단백뇨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신기능 보호 효과 면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단백뇨 동반 여부에 따라 혈압 조절 목표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한편 혈압 조절의 하한선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1개 무작위 대조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단백뇨가 있는 경우 혈압 조절의 하한선을 110-129mmHg 사이로 조절했을 때에는 이점이 있었으나 11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는 오히려 임상적 예후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0-119mmHg와 비교했을 때 11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경우 신기능 악화의 위험도가 평균 2.5배 가량 높아져 110 mmHg 미만으로 엄격하게 조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과를 보였다<표 2>.

비약물요법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도 혈압 조절을 위해 비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내 연구 결과 복부비만도가 높을수록 eGFR이 감소된다는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며 충분한 운동 및 절주하는 생활습관이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압 조절에 필요하다.

약물요법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는 고혈압과 더불어 단백뇨가 신부전 진행의 주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단백뇨는 사구체 내의 압력에 비례해 악화되기 때문에 사구체 내 압력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약제가 유용하다. CCB와 같은 혈관확장제는 수입소동맥 확장을 초래해 사구체 내 압력을 증가시켜 단백뇨의 악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 ACE 억제제나 ARB는 수출소동맥을 확장시켜 사구체 내 압력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기능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단백뇨가 심한 환자에서 ACE 억제제나 ARB를 사용하면 단백뇨를 경감시킬 수 있고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위험도를 감소시켜 신기능 보호 효과를 보인다. 따라서 단백뇨가 있는 경우에는 ACE 억제제 또는 ARB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는 Antihypertensive and Lipid-Lowering Treatment to Prevent Heart Attack Trial (ALLHAT) 연구 등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참고할 때 eGFR이 조금 감소돼 있더라도 약물 종류에 따른 신기능 결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요약
성인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 단백뇨가 없다면 혈압 조절 목표는 이전에 비해 상승된 140/90mmHg 미만이며 모든 고혈압 치료제의 사용이 가능하다. 단백뇨가 있는 경우에는 목표 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좀 더 엄격히 조절하면서 ACE 억제제 또는 ARB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또한 만성신장질환은 질환의 발생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일정한 원칙을 적용하기 보다는 환자의 연령, 단백뇨 동반 여부 및 정도, 동반질환을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노인이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압을 너무 낮춰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ACE 억제제나 ARB가 신기능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동맥경화증이 심한 환자에서는 양측 신동맥 협착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신기능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환자에 따른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Discussion

채성철 2013년 ADA 진료지침에서 120/80mmHg 이상인 경우 바로 생활습관을 교정할 것을 권고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고혈압전단계 1기에서는 약제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체중 조절 등 생활 습관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120/80mmHg 미만의 혈압을 목표로 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고혈압전단계 2기에서 목표 혈압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작할 것인지 더 관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약제 사용에 있어서는 베타차단제를 일차 선택 약제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는데, 이는 2004년 고혈압지침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으며 환자 특성에 맞게 개별화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진료지침에서 혈압 조절에 대한 내용도 이번 고혈압 진료지침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당뇨병 진료지침에서 이완기 혈압을 80mmHg으로 제시했는데, 실제로 이완기 혈압을 80mmHg 미만으로 강하시킨 임상연구는 거의 없지 않습니까?

이정민 그렇습니다. UKPDS 연구에서도 85mmHg 이하를 목표로 했습니다.

채성철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도 당뇨병 환자의 이완기 혈압은 85mmHg를 목표로 하고 80mmHg까지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혈압 조절률이 37%로 낮은데 목표 혈압을 조금 높이면 조절률이 향상될 것 같습니다. 신장질환 환자에 대한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대한신장학회의 진료지침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까?

김근호 지난 2009년 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에서는 JNC 7과 마찬가지로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혈압 조절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했던 점이 다르지만, 준비 중인 새로운 지침에서는 이번 고혈압학회의 개정 지침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KDIGO 진료지침의 경우 140/90mmHg 이하, 130/80mmHg 이하를 목표로 권고했으나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에서는 각각을 미만으로 제시한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채성철 목표 혈압을 80mmHg로 할 것인지 85mmHg로 할 것인지는 쟁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제를 많이 사용해도 당뇨병이나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는 혈압 조절이 어려운데, 목표 혈압이 조금 높게 설정되면 임상에서 진료 의사가 느끼는 치료 수월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근호 진료실에서 조금 높게 측정되더라도 가정혈압은 정상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혈압 조절률이 낮게 나타났을 수 있습니다.

채성철 최근 들어 가정혈압 측정을 많이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4시간 활동혈압의 평균 수치와 가장 차이가 큰 혈압이 의사가 측정한 진료실 혈압이며, 가정혈압이 가장 차이가 적었는데 약 5-6mmHg 정도 차이가 납니다. 혈압 측정에 있어 또 다른 문제는 혈압 측정용 커프 사이즈에 대한 고려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왜소 성인용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환자의 팔이 커프의 크기에 비해 굵은 경우 혈압이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실에 다양한 크기의 커프가 준비돼 있어야 하겠습니다.

박정배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진료실 혈압을 기준으로 했지만 다음 진료지침에서는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을 반영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진료지침에서도 가정혈압 또는 24시간 활동혈압을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진료지침에 반영되는 부분은 적습니다. 추후에 개정될 진료지침에서는 여러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채성철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약제에 의한 혈압 강하가 상대적으로 쉬운데, 상용량의 약제를 사용해 혈압이 낮게 조절되는 환자에서는 그냥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것과 고혈압 약제를 사용량 보다 감량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정민 예전에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가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의 70%가 비만이고 이런 경우에는 대사성 위험 요인을 2가지 이상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 받는 순간 다른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조금 낮은 혈압을 목표로 해서 조기에 더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진료지침은 최소한 이런 경우의 환자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치료를 하자고 제안하는 수준이며 최선의 방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환자에 따라 판단해 개별화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진료지침은 도움을 주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진료지침은 권고안만 조금 수정한 것이고 개정된 JNC 8차 진료지침이 발표되면 다시 수정하기 위해 우선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을 140/80mmHg로 정한 것입니다.

채성철 140/80mmHg를 목표로 하면 이완기 혈압을 목표로 강하시키는 것이 조금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실제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압 강하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정민 혈압 조절이 힘든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 스타틴, ACE 억제제, metformin 등 여러 약제를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신부전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약물을 많이 사용했을 때 잃을 수 있는 점과 얻을 수 있는 점을 신중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를 완화하면 양 쪽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근호 1차 의료기관에서는 대부분 자동혈압계로 혈압을 측정하고 수은주혈압계를 사용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데 그에 대한 오차는 없을까요?

신진호 기계 자체의 오차는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채성철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인증기관에 보내 인증 절차를 거치는데, 나이, 성별, 혈압의 정도가 다양한 일정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측정해 수은주혈압계로 측정한 수치와 일정 범위 내의 차이가 나는 경우에 인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친 기기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번 고혈압 진료지침에 대해 다른 학회에서 보내온 의견들은 어떠했습니까?
신진호 반응은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진료지침을 통해 진료 경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채성철 특정 환자군에서 목표 혈압이 다소 높아졌기 때문에 진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느끼는 혈압 조절의 수월성이 조금은 높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아 많은 약제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에서 약제를 감량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정배 1차 약제로 모든 계열의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과 예전에는 병용이 권고되지 않았던 경우에서 병용요법이 가능해진 부분 등이 강조될 것 같습니다.

채성철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들에서도 병용요법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박정배 1차 치료기관에서는 노인 환자에서도 좀 더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인 고혈압 환자에 대해 AHA에서는 140mmHg를 목표로 권고한 반면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치료 시작 시점은 160mmHg로, 목표 혈압은 150mmHg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료 시작 시점의 혈압과 목표 혈압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채성철 오늘 발표해주시고 토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아무쪼록 이번 지침이 우리나라 고혈압 진료의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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