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애 이대도담도담센터장 인터뷰

“기업의 재정 후원은 3년 동안만 이뤄집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도담도담'을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극소저체중으로 태어난 이른둥이의 성장을 책임지는 '도담도담센터'를 개소했다.

이곳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마친 후 가정으로 돌아간 이른둥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고 있으며, 정원은 25명이다.

한화생명과 기아대책본부가 재정, 인력 및 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학과 박은애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재활의학과, 정신과, 간호사, 음악치료사, 심리상담가, 특수아동치료사 등 다양한 전문과들과 협업해 운영 중이다.

박 센터장은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기보다 이런 아기들은 성장과정에서 감기나 호흡기감염, 발달 등에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하며, 외래 재활치료, 고가 예방접종 등을 부차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든 부모들도 많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가에서 중환자실에서의 치료부분은 많이 지원을 해주는 반면, 퇴원 후 케어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른둥이 부모들은 심리적으로도 배로 힘이 든다고. 그는 “멀쩡한 아기들도 키우는 도중 울고 떼를 쓰면 걱정이 드는데, 다른 아기들보다 월등히 작고 아픈 아기가 그러면 스트레스가 배로 쌓인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교수로서 이러한 이른둥이 부모들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기아대책본부에서 이를 시행할 곳과 교수를 찾아나설 때 가장 먼저 자원했다.

재정도 딱 들어맞았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20~25명이라서 1년에 지원받는 2억5000만원~3억원 정도로 커버가 가능한 곳이어서 도담도담센터를 열 수 있었다.

빅5처럼 100여명의 미숙아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선발 등의 어려움이 따라 시행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본교까지 동참, 파트별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그간 도담도담센터처럼 저체중아의 퇴원 후 케어를 시도했던 타 병원에서는 '방문교육' 등으로 국한돼왔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의 도담도담센터는 부모강의, 놀이교육, 음악치료, 심리상담, 특수발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크게 △통합재활센터 △특수발달교실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통합재활센터<사진>에서는 무상으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2주에 한 번씩 가족지원교실을 열어 부모를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펼치고 있다.

2주에 한번씩 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치는 그는 “주중 내내 일하다가 주말까지 부모를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들이 유대관계를 쌓고 아기들을 수시로 케어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니 친정부모를 만난 것처럼 든든해하고 고마워한다. 그런 걸 보면 힘든 건 싹 달아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도담도담센터가 자리잡은 이유는 이는 모두 다양한 진료과목 선생님들의 도움과 이대 본교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센터는 크게 △통합재활센터 △특수발달교실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특수발달 교실에서는 이대 유아교육, 특수교육학과 출신의 선생님들이 직접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령별로 음악, 음악+발달, 발달+심리 등의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가정방문교육도 시행된다. 사회복지사 2명, 가정간호사 2명이 조를 짜서 집을 찾아가며, 아이가 자라는 환경 등을 분석한 후 곰팡이 등 문제가 있으면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미 사전조사는 모두 마쳤으며 방문시 사용할 체크리스트도 완성된 상태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개소한지 두 달만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기 표현에 서툴렀던 엄마들이 아이에게 감정을 전달할줄 알게 되고, 아기의 성장 속도도 더 빠른 편이다.

박 센터장은 “일단 엄마들의 반응이 좋고, 집에서 혼자 고민하지 않고 나와서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있다”며 “거기에 격주로 교수들이 아이들을 봐주니 매우 흡족하고 안심한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뒤에는 도담도담에서 케어를 받은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해 이에 대한 효율성을 지표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걱정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일하는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국가적으로 노산이 증가하고, 또 스트레스나 대기오염 등으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이렇듯 저체중아는 급증하는데 당장 3년 후면 기업의 지원이 불확실해지고 국가적으로는 이에 대한 정책이 부실하기 때문.

그는 “암, 심뇌혈과질환 등 4대중증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기들은 우리나라의 미래고, 이들이 잘 커야 국가도 발전하는 것”이라면서 “정책적으로 '아기'와 관련된 점을 더 우위에 두는 것이 맞다”고 비판했다.

당장은 한화생명에서 재정적으로 보장을 해줘 문제가 없지만, 이는 3년만 계약이 됐으므로 훗날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박 교수는 지속적으로 도담도담의 필요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1년 후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도담도담 성과를 보고하고, 학회 등에 참여해 많은 의사들에게 관심과 동참을 독려할 예정이다.

그는 “가정에서 부모들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어려움을 국가가 같이 짊어지고 갔으면 좋겠다. 단순히 한 가정의 아기가 아닌 우리나라의 미래기 때문이다. 3년 뒤 또다른 기업이 후원을 해주는 것도 고맙겠지만, 도담도담이 국가 정책으로 발전해 전국의 미숙아, 미숙아 부모들이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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