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많은 대한비뇨기과학회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전공의 지원 급감 문제로 골머리를 않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어 전전긍긍해하고 있다. 특히 올해 지원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학회를 더 우울하게 하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지난달 30일 대한비뇨기과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터져나왔다. 이날 한상원 회장(한림의대 확인필)은 전공의는 부족하다고 하지만 학술대회에 제출된 연제수가 늘었다는 내용의 학회운영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뇨기과 지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을 성토했다.

한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제가 늘었다는 의미는 의료의 질을 높여보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는 아무리 국가에서 외면해도 국민을 치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희생하겠다는 자세"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회장이 언급한 어려운 상황과 국가의 외면은 한마디로 전공의 지원기피로 시작된 비뇨기과의 어려움을 뜻한다. 나아가 의사가 없어서 치료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 회장의 말대로 현재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은 4년전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2003년만해도 전공의 지원률이 138%나 이르렀지만, 점차 떨어져 20011년에는 55.5%였고, 2012년에는 4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는 39.7%였다. 부산 경남지역의 올해 전공의 지원자는 한명도 없었다.


비뇨기과학회 백성현 홍보간사(건국대학교 비뇨기과 부교수)는 "아직 지원중이라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대로라면 올해는 전년보다 더 낮은 20%대의 지원율이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이처럼 전공의 지원이 미달인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수가다. 비뇨기과는 외과 계열로 수술이 많고 수련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센편이지만 진료수가가 낮아 아예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갈수록 전공의 지원율이 떨어질 경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 다녀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의 노령화와 식생활 서구화로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발기부전, 요로결석 등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환자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진료할 의사가 없을 수 있다는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중 전립선암은 남성암 중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전립선 비대증 환자도 늘고 있어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대로라면 의사부족 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학회는 이러한 사태가 오기 전에 미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이형래 홍보이사는 "정부도 문제를 잘 안다. 비뇨기과 수가를 올리려면 다른과 수가를 내려야하는데 이를 위해 여론과 양해가 필요하다. 때문에 아직까지 가시적인 대안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지친 학회는 최근 타개책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전공의를 모시기(?) 위해 올해부터 학생캠프를 열고 있다. 또 교통방송을 통한 개원가 살리기 공익광고도 진행중이다.

이 홍보이사는 "상황이 안좋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볼 수 만은 없다"면서 "여전히 수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중이고, 학생들을 위한 노력과, 대국민을 위한 여러 홍보 자료를 발표하면서 인식도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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