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진단과 치료’임상치료지침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는 올해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진단과 치료 임상치료지침을 개정했다. 이는 2009년도 판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다학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1~3차 의료기관 소화기내과 전문의, 진단검사의학, 해부병리학 전문의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치료의 대안과 치료전략 간 장단점, 치료에 따른 결과에 대한 내용까지 다뤄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학회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서양지역 국가들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높고, 재감염률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09년 진료지침 발표 후 평가에서 서양지역의 재감염률은 0.5~2.5%, 아시아 지역은 4.3~13%, 우리나라는 2.9~9.1%로 나타났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위암과의 연관성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와 위암 간 연관성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찰했다. 진료지침의 권고등급은 강한 권고(1)와 약한 권고(2), 근거수준은 무작위 연구나 메타분석에 의해 근거가 입증돼 신뢰도가 높은 경우(A), 잘 고안된 통제 연구나 비무작위 연구로 이후 후속 연구가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B), 근거를 통한 효과의 추정치가 불확실해 증례보고, 전문가 의견 등을 기반으로 한 경우(C)로 구분하고 있다.

위암 관리 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어 있는 조기 위암 환자에서는 내시경 절제술 후 제균치료가 필요하다(1A)
-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가족에서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2B)
- 위축성 위염/장상피 화생 환자의 일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2C)

진료지침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환자군과 제균치료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와 위암 예방 간 연관성 관련 근거들을 정리해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우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비감염군 대비 위암 위험도를 3배 이상 높인다는 점을 전제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가 위암 예방의 주요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우선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이들에게 제균치료를 시행할 경우 이시성 병변(metachronous gastric cancer) 발생이 감소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환자군에 대한 제균치료를 권고했다. 이는 국내외 여러 진료지침에서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위암 예방 측면에서 가족력이 있는 이들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가 직계 가족인 이들에 대한 제균치료도 권고했다. 위암 환자가 직계 가족일 경우 식습관, 흡연에의 영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 생활습관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위암 발생률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가족력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5~8배까지 높아졌다.

위암의 전기 단계로 간주되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 화생에서의 제균치료도 예방전략으로 강조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 위축성 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만 있는 경우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가 4.9배, 둘 다 없는 경우보다 14.5배 높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 장상피 화생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대비 6.4배, 국내 연구에서는 10.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국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 화생 유병률은 높은 편이고 연령증가와 함께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다. 단 위암 예방을 위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전략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는 연구는 없다.

위암 외 제균치료 권고 대상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소화성 궤양 환자에서 제균치료가 필요하다(1A)
- 소화성 궤양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경우 소화성 궤양 재발 방지를 위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2C)
-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일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장기적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2A)
- 변연부 B세포 림프종(MALT type)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1A)
-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권장한다(1A)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는 위암 예방 이외에도 소화성 궤양, 소화불량증 등에서도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소화성 궤양 환자는 제균치료 여부에 따라 위십이지장 궤양 재발률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 제균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의 재발률은 60~100%, 치료할 경우에는 5% 이내로 감소한다. 이와 함께 궤양이 치유가 된 경우에도 재출혈 예방을 위해 제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고 소화성 궤양 병력이 있는 이들 중 아스피린 등 항응고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이들에 대한 제균치료가 궤양 및 합병증 재발 위험도를 줄여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장기간 비스테로이드소염제를 투여하는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단독으로는 소화성 궤양 발생을 충분히 예방하지 못하고, 일부 연구에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제균치료보다 궤양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1A).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제균치료의 효과는 해외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연구에서 위약 대비 위험도를 소폭이지만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권고사항으로 제시됐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높은 국내에서 모든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게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고, 비용대비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단서가 달렸다. 여기에 더해 소화불량증에 대해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 후 제균 치료보다 내시경검사를 권장했다(1C).

진료지침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위암 유병률이 높은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내시경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변연부 B세포 림프종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위에서 발생하는 변연부 B세포 림프종 중 60~90%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연관성이 있고 제균치료를 받을 경우 60~80%가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진료지침에서는 악성세포가 위점막과 점막하층에 국한된 변연부 B세포 림프종일 경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1차 치료전략으로 권고했다.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에서의 제균치료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발병기전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강조됐고 치료 후 혈소판 감소증의 부분 또는 완전 관해가 보고된 연구들도 있다. 하지만 철결핍성 빈혈의 경우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만 호전을 보여 성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약물치료
- 1차 제균치료는 삼제요법으로 PPI 표준 용량, 아목시실린(amoxicillin) 1g, 클라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500mg을 1일 2회로 7일에서 14일간 투여한다(1A)
- 클라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내성이 의심되는 경우 1차 제균치료로 비스무트(bismuth)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을 권고한다. PPI 표준 용량 1일 2회, 메트로니다졸 500mg 1일 3회, 비스무트 120mg 하루 4회,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500mg 1일 4회로 7일에서 14일간 투여한다(1A)
- 1차 제균치료인 삼제요법에 실패한 경우 2차 제균 치료로 비스무트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을 시행한다(1A)
- 1차 제균치료로 비스무트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에 실패한 경우 2차 제균치료는 1차 치료에 사용하지 않은 항생제 2개 이상을 포함해 구성한다(1C)

국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1차 제균치료 전략은 삼제요법이다. 1998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단 과거부터 사용돼 온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은 내성으로 인해 2차 전략인 사제요법에 포함된다. 치료기간은 기존 7일에서 14일까지 폭을 넓혔지만, 14일 치료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에 대한 대책도 제시했다.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은 제균율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1차 요법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비스무트 기반 사제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비스무트 기반 사제요법은 1차 치료전략 실패 시 시행할 수 있는 2차 치료전략으로, 국내 연구에서 부작용 증가 없이 80%의 제균성공률을 보였다.

이에 국내 지역별 제균율을 평가해 기존 삼제요법 제균율이 저하된 지역에서는 사제요법을 1차 요법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방법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의 비침습적 검사방법으로 요소호기검사, 대변항원검사와 혈청 검사 등이 있으며, 요소호기검사와 대변항원검사의 경우 검사 직전 2주간 항생제 혹은 PPI를 중단해야 한다(1B)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의 침습적 검사방법으로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 또는 조직검사를 추천한다(1B)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의 침습적 검사를 위해서는 전정부 및 체부에서 각각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한 곳에서만 시행하는 경우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이 없거나 적은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것을 권장한다(1B)
- 제균 확인 검사는 제균치료 종료 4주(PPI는 2주) 경과 후에 시행한다. 비침습적 검사로는 요소호기검사 또는 대변항원검사를 추천하고, 침습적 검사로는 전정부와 체부에서 조직검사 혹은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를 추천한다(1B)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진단 방법은 크게 비침습적인 방법과 침습적인 방법으로 나눠진다. 비침습적인 방법은 내시경을 사용하지 않아 환자의 불편을 감소시킬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침습적인 방법은 내시경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와 함께 점막 염증, 위축, 장상피 화생 등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항생제나 PPI 사용 후 검사를 시행할 경우 대부분 검사방법들의 위음성 정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검사 전 최소 2주 동안 약물복용을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2주 간의 약물중단이 지켜질 경우 비침습적 방법으로는 요소호기검사와 대변항원검사를, 침습적 방법으로는 전정부와 체부의 조직검사와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를 사용하도록 했다. 비침습적인 방법인 혈청검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빠르며 쉽게 시행할 수 있지만, 제균치료의 성공여부를 판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직검사 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위점막에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위음성 확률을 낮추기 위해 전정부에서 2표본 이상, 체부에서 2표본 이상 조직 채취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시간 및 비용의 증가, 생검 부위의 출혈, 건강보험 허용 문제 등을 고려해 가능한 한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이 없거나 적은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도록 했다.


발표를 가진 건국대학교 소화기내과 이선영 교수는 “일본 헬리코박터학회의 진료지침은 위내시경 검사 시 내시경적 위염 점수 기록을 의무화해 위암과 연관된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결절성 위염, 비대성 위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지침에서는 위암 예방을 목적으로 한 위내시경 검사상의 위염 진단기준을 별도로 발표했다. 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성 위염이 장형과 미만형 위암의 위험도를 모두 높인다는 점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위축성 위염(A), 화생성 위염(M), 결절성 위염(H), 비대성 위염 4가지 소견만을 중점적으로 점수화하는 것이다. 침습적·비침습적 검사방법 권고사항도 전반적으로 유사하지만, 비침습적 검사방법 중 혈청항체검사를 가장 정확한 검사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균치료에서도 차이점이 보인다. 1차 전략은 아목시실린 750mg+클라리스로마이신 200mg+프로톤펌프억제제(PPI) 삼제요법(1일 2회)으로 7일 간 보험적용이 가능하다. 2차 치료전략은 아목시실린 750mg+메트로니다졸 250mg+PPI로 1일 2회 7일까지 보험적용이 된다. 실패 시 3차 치료전략을 적용하되 보험적용은 되지 않는다.

3차 치료전략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 1)아목시실린 500mg+시프로플록사신 100mg+PPI 1~2주 2)메트로니다졸 250mg+시프로플록사신 100mg+PPI 1~2주 3)아목시실린 500mg+PPI(+ecarbet natrium 1g) 2~4주 중 선택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교수는 “1차 치료전략 기간을 7일로 한정한 점, 1차 치료에서 클라리스로마이신 내성 의심 시 메트로니다졸을 포함한 사제요법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는 점, 2차 제균치료로 비스무트를 기본으로 한 사제 요법을 권고하지 않고 아목시실린 750mg+메트로니다졸 250mg+PPI 삼제요법을 제시한 점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균치료에 성공한 경우에도 기감염자가 비감염자보다 위암 위험도가 높다는 점, 제균치료 판정을 비침습적 검사로 시행하고, 제균치료 후 위암 검진 방법인 펩시노겐 검사를 중단할 것을 권고한 점도 눈여겨봐야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대상자에 대한 권고사항은 내시경으로 진단된 헬리코박터 감염성 위염을 제외하고 양국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양국의 진료지침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소화성 궤양 환자, 조기 위암 환자 중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후, 변연부 B세포 림프종(MALT type),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환자, 일부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 화생 환자, 위암 가족력이 있는 이들에 대한 제균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일본 진료지침에서는 모자간 감염 예방을 중점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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