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 임상진료지침’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여러 가지 병태생리가 관여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라는 점을 전제했다. 즉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 병태생리를 추정해 이를 교정할 수 있게 약물들을 조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1B). 이에 권고사항에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제산제, 위장관운동촉진제,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 등 약물과 함께 항우울제, 점막보호제, 위저부이완제, 내장과감각억제제 등 일부 환자에서 혜택이 있는 약물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프로톤펌프억제제·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제산제·위장관운동촉진제
치료전략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약물은 PPI다(1A).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궤양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며 항궤양 치료에 준하는 PPI가 적합하다고 설명했고, 이는 메타분석, 무작위 대조군 임상에서도 입증됐다. 부작용은 두통, 설사, 오심, 복통 등이고, 저염산증, 고가스트린혈증, 유암종 등이고,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도 연구에서 PPI와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1B). 특히 상복부 통증, 식후 팽만감 등에서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또 위식도역류질환(GERD)이 동반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와 십이지장 내 산노출이 증가된 이들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 중 시메티딘(cimetidine)은 항안드로겐 효과가 있어 여성형 유방,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고 타약물과의 상호작용, 착란, 간기능 저하, 혈구감소증도 발생할 수 있다.

제산제는 PPI 대비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의한 혜택이 있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2C). 연구에서 위약보다 전반적인 증상 회복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지만, 간헐적 증상완화에 효과적이어서 경증 환자에서는 1차 치료전략으로 권고됐다. 부작용은 전해질 불균형이고, 알루미늄 포함 약제는 변비와 인산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위장관운동촉진제도 메타분석 연구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 회복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1B). 단 대부분 임상연구는 부작용으로 시판되고 있지 않은 시사프리드(cisapride)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모사프리드(mosapride), 이토프리드(itopride)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진료지침에서는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증량하거나 두 종류의 위장관운동촉진제를 병용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예로 메토클로프라마이드(metoclopramide), 돔페리돈(domperidone) 증량과 시사프리드+돔페리돈 병용요법을 제시했다.

항우울제·점막보호제·위저부이완제·내장과감각억제제·정신치료
진료지침에서는 정신사회적 요소들이 기능성 소화불량증 발생에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형 장애와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고, 여러 메타분석 연구들에서는 항우울제가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2B). 하지만 위배출능이나 위저부적응 등과의 연관성은 적게 나타났다.

점막보호제도 연구에서 일부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2C). 레바파마이드(rebapamide)가 무작위 이중 맹검 임상을 통해 위약 대비 효과를 입증했고, 국내 연구에서 시메티딘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는 등 근거들이 있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위저부 이완제는 식후 위저부 이완 장애를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2B).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40%가 식후 위저부 이완장애를 보이고 수마트립탄(sumatriptan), 부스피론(buspirone), 시사프리드, 테가세로드(tegaserod) 등 위저부 이완제가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내장과감각억제제도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위팽만감 치료에 유의한 혜택을 줄 수 있다(2B). 연구에서는 그라니세트론, 페도토진(fedotozine), 콜레시스토키닌 길항제 등의 약물이 민감도를 호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지침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위의 팽창 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낮은 자극에도 불쾌감이 유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증 증상을 보이고,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는 정신 치료가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준다는 점도 권고사항에서 언급했다(2B).

한편 기능성 소화불량증 진단 방법으로는 위내시경 검사가 우선적으로 제시됐다(1C). 서양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나 PPI 투여 후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경우에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를 권하고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아시아는 서구에 비해 위암이 흔하고 발병연령이 낮은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내시경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권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양성인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일부에서 제균치료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지만, 근거가 제한적이고 일관성이 없으며 유병률을 고려할 때 의료비용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국내에서 내시경 전 혈청 헬리코박터 검사의 유용성을 평가한 결과 40세 이상의 환자에서 기질적 질환 진단 민감도가 높지 않아 진단적 가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내시경 검사에 대한 권고사항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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