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종합학술대회서 김일순 의발특위원장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획일적 제도와 규제의 그물로 통제돼 있으며, 의료의 전문성과 의료인의 자율성이 무시되는 등 올바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지만 이는 의료계가 적절히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는 반성론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일순 의료제도발전 특별위원장(연세의대 명예교수)은 21일 대한병원협회 제18차 종합학술대회에서 "한국의료 비전제시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 특강을 통해 정부는 90% 가까운 의료자원이 민간소유였음에도 제도와 가격의 통제로 누구나 균등하게 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는 통제정책이 나올 때마다 사후에 불만과 항의를 했을뿐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연구와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약분업이 법제화되어 5년의 기간이 있었으나 통제의료에 익숙했던 의료계는준비와 대비를 하지 못한 채 사회적 지위를 낮추고 국민의 지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고통스러운 최후의 집단파업을 택했고 어느 경우엔 의료계에 불리한 정책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들의 눈에는 의료계가 신뢰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변화에 의료인의 적응이 늦었고 일부 비윤리적인 의료인이 부정적 인식을 심었으며, 실력을 갖추지 못한 의료인 양산 등으로 분석하고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가장 먼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 기념식에는 김성호 복지부장관, 로렌스 라이 아시아병원연맹(AHF) 회장을 비롯, 장진운 대만병원협회장 등 아시아 지역 병원계인사가 참관하여 병원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한나라당·민주당·국민통합21의 정책위의장이 참석, "대선공약 관련 각당 의료정책"에 관한 심포지엄도 진행했다.

학술대회에선 또 "히딩크리더십의 교훈과 병원경영에의 접목(조동성 서울대경영대학원장)"등 2편의 특강과 "선진의료를 위한 한국의료의 좌표"를 주제로 의료정상화를 위한건강보험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이규식 연세대보건환경대학원장) 등의 주제발표와 관리분야·간호분야·진료지원분야의 분과토의가 열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