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에 오른 항목은 그 위험이 매우 잘 알려져 있는 것에서부터 지금은 인식이 낮지만 앞으로 문제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문제까지 다양하지만 조심히 잘 관리하면 그 위험을 피할 수 있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미국 의료기기협회(AAMI) Mary K. Logan 회장 겸 CEO는 "목록에 오른 것 중 특별히 놀라운 것은 없다"면서 "제시된 위험 중 다수는 기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기기 사용에 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목록에 오른 것은 인공호흡기나 약물 자동 주입기 등 여러 의료기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알람'이다. ECRI는 알람이 좋은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나치게 자주 울릴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들어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우에까지 지나치게 알람이 울려대면 간병인이 모든 알람에 반응하지 못하거나 동시에 울리는 알람을 무시할 수 있다. 또 간병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중요한 환자 관리를 놓치거나 중요하지 않은 알람에 시달린 나머지 알람에 둔감해져 정작 중요한 알람을 놓칠 수 있다. 물론 알람이 반드시 필요한데 울리지 않거나 스태프에게 적절히 신호가 전해지지 않는 경우에도 환자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3년 6개월 동안 알람 관련 사건이 98건 발생했는데 이 중 80건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13건은 영구적인 기능 손실을 가져왔다.
이에 ECRI는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알람 수를 최소화하거나 없애 실제로 필요한 경우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알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반응 프로토콜을 통해 환자가 제 시간 안에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아 환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방사선 노출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ECRI는 고용량 전리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적절한 선택안이 있을 때 더 안전한 방법으로 진단할 것과 반복적인 스캐닝을 피할 것, 방사선 피폭의 합리적 최소화(ALARA) 원칙을 지킬 것 등을 당부했다.
최근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설치하는 병원이 늘면서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서의 직업적 방사선 노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혈관 조영검사와 같은 첨단 영상기기를 사용한 비침습적 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치료에 편리함을 주지만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ECRI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도입한 의료기관에서는 교육과 모니터링, 납치마 등 보호도구 제공과 같은 방사선 보호 프로그램을 스태프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숙련자에 의한 로봇수술 관련 합병증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다빈치 로봇은 2000년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뒤 9월 30일 기준 미국 내에서만 2042대가 설치됐고, 지난해 한해만 수술이 36만7000건 시행될 만큼 많이 보급됐다. 그러나 최근 로봇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ECRI는 로봇 수술 관련 보고가 로봇 수술 자체의 효능을 문제삼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수의 근거 기반 연구에서도 로봇 수술은 성공적인 예후를 보고하고 있다.
ECRI는 단순히 수술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 수술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특별히 로봇수술 트레이닝조건이나 자격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없지만 병원 차원에서의 논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ECRI는 △약물자동주입기 오류 △전자건강기록에 잘못된 자료 등록 △내시경과 외과기계의 부적절한 재사용 △네트워크 기기와 시스템에 대한 변화 관리 태만 △성인 환자용 기기를 소아 환자에 사용했을 때 위험 △수술이나 중재적 진단 시술 후 의도치 않게 체내에 남은 기기와 제거되지 않은 파편으로 인한 위험 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