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기본 소양은 '잘 들어주는 것', 그런 의대동기들이 잘 됐다”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의사는 연구실적은 좋을지 몰라도 결코 의사로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3일 젊은의사포럼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안철수 의원(무소속)은 이같이 밝히면서, 의대생들에게 좋은 의사가 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안 의원은 “의대생들 역시 다른 집단처럼 각양각색의 성격이 모여 있다”면서 “이중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의사로서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진정성 있게 관심을 갖고 살피는 의대생들, 즉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좋게 하는 젊은 의사들이 50세 전후에 100대 명의에 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의대생 때 의료봉사에서도 어르신들께 인사도 잘하고 금방 친해졌던 동기들은 지금 상당히 좋은 의사가 됐고, 그때 공부만 열심히 하고 환자를 대할 때 열심히 하지 않았던 친구들은 연구성적은 다소 좋으나 성공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해보면 그렇지 않을 일들이 많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해야 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무감이나 주변 이목만을 의식해서 의사 일을 하는 사람은 좋은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며 “지금 자심이 진정으로 의사로서 쓸모가 있을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젊었을 때 많은 실패와 장애물들을 겪어 봐야 나중에 시련이 닥쳐도 쉽게 일어설 수 있습니다.”



안 의원은 의대생들에게 '선택의 중요성' 뿐 아니라 '선택의 방법'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지금까지 직업이 5개였다”면서 “의사에서 컴퓨터 바이러스백신 개발자로 바꾸는 순간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대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보장된 미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지금 가진 위치를 놓치 않으려고 한다. 또한 주변의 인식에도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미래의 보장이나 금전적인 것보다, 자기가 정말 열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의원 역시 촉망받는 의사로서 살 수 있었으나, 시간을 쪼개서 했던 컴퓨터 바이러스백신 개발이 더 재미있었고, 수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는 보람 때문에 주변의 만류에도 '개발자'의 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특히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과거의 영광과 실패를 잊을 것 △주위의 평판에 휩쓸리지 말 것 △미래를 떠올리지 않을 것 등 3가지 기준으로 결정해야 진정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일과 나 자신 딱 두가지의 본질만 두고 미래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면서 “만약 지금 가는 길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이 아니라면 시간이 갈수록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의대생들에게 '인생은 맷집을 기르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늘 유념하면서, 젊었을때의 작은 실패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나 또한 여러분처럼 도전 중”이라며 “함께 최선을 다하고, 사회와 나누자”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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