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최지호 교수팀 대한피부과학회서 발표

전국적 규모의 국내 건선환자 역학연구가 30년만에 나왔다. 국내 건선 역학연구는 지난 1982년 서울의대 윤재일 교수팀이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끝으로 나오지 않았다.

울산의대 최지호 교수팀(아산병원 피부과)은 최근 성료된 대한피부과학화 연례학술대회에서 전국 규모의 건선역학연구를 처음 공개했다. 이 연구는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전국 25개 센터에서 모집된 20세 이상의 12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건선 환자 남여 성비율은 59.4%, 40.6%로, 남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나이는 47.1세였다. 연령별로는 60대 12.1%, 50대 24.9%, 40대 22.3%, 30대 20.1%, 20대 12.6%로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30~40대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초발연령은 30세 미만 33.8%, 30세 이상 66.2%였다. 세부적으로 20대가 22.4%로 가장 많았고, 30대 19.8%, 40대 18.7%, 50대 14.7%, 10대 11.4%, 60대 7.1% 순이었다.

환자들의 건선상태를 알아보는 PASI 점수(10점미만 경증, 10~20 중등증, 20점 이상 중증)는 평균 7.5점으로 대체로 경증환자가 많았다. 10점 이하인 경우는 75.6%였으며, 10~20점은 18.4%, 20점 이상도 6%나 차지했다. 건선 증상이 몸의 몇 %에 생겼는지를 평가하는 BSA는 평균 13.1%였다. 3%이하는 21.2%, 3~10%는 41.4%, 10%이상은 37.4%였다. 즉 10명중 4명은 대체로 큰 비율의 건선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피부과질환의 삶의 질 평가인 DLQI는 평균 12.0점 이었다. DLQI는 점수로 증상의 경중을 가늠해 삶의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0~1점(무증상), 2~5점(경증), 6~10점(중등도), 11~20점(중증), 21~31점(극심)으로 판정한다. 이번 연구에서 54.1%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11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절반가량이 건선으로 인해 삶의질 저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삶의질 척도인 SF-36 PCS(Physical Component Summary, PCS)과 MCS(mental component. summary)의 평균점수(100점 만점)는 각각 48.8점과 42.6점이었다.

건선성 관절염을 평가하는 PASE 점수는 평균 33.7점으로 주기적 평가를 통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건선재단 가이드라인은 36점 이하인 경우 주지적으로 평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37~43점인경우 방문시점에 PASE 재평가하거나 류마티스 전문가에 보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44점 이상은 전문가 평가를 통한 치료가 요망되는 기준이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환자의 24%에서 PASE 점수가 44점 또는 그 이상으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한 상태였다.

전반적인 치료만족도도 조사됐다. 58.6%는 건선치료에 만족하고 있는 반면에 25.3%는 그저그렇다는 입장을 보였고, 나머지 16.1%는 불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번 연구에서 또하나의 주목할 점은 건선환자의 고혈압, 지질 등을 평가했다는 점이다. 건선은 면역질환으로 심할 경우 심혈관 사건이 높아져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결과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환자는 12.9%였다. 이완기혈압이 90mmHg이상인 환자는 15.2%로 건선환자의 10명중 1~2명꼴로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장 최근에 조사된 자료로서 우리나라 건선환자를 세밀하게 분류해 어떤 상태의 건선을 앓고 있으며,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지, 또한 다른 대사질환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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