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LDL 콜레스테롤(LDL-C), 높은 중성지방(TG), 낮은 HDL 콜레스테롤(HDL-C)은 이상지질혈증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인자들이다. 이들을 두고 ‘공포의 3중주’라 부른다. 이들이 동시에 발현되는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은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으로 불리며, 이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역학연구 결과들을 보면, 상당수의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병태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4%, 고중성지방혈증은 17%, 저HDL콜레스테롤혈은 26%로 TG나 HDL-C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그렇다고 LDL-C를 간과할 수도 없는 처지다. 높은 LDL-C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가장 핵심적인 인자이자, 최근 들어 한국인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육류 중심의 식이로 인해 LDL-C 수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한국의 전통적인 식이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 TG가 늘고, 이것이 HDL-C를 낮추고 small dense LDL을 높이는 악순환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LDL-C의 수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공포의 3중주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높은 LDL-C, 높은 TG, 낮은 HDL-C 어느 것 하나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지질이상을 구성하는 주요 인자들을 포괄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초기에 스타틴 집중요법을 적용하고, 스타틴의 파트너 약물을 통해 잔여 위험도(residual risk)를 커버하는 종합적인 치료전략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및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의 대표적인 유병특성은 전통적으로 중성지방(TG)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HDL-C)은 낮은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병태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또는 콜레스테롤강하제 복용) 유병률은 2011년 현재 13.8%를 기록 중이다<그림 1>. 고중성지방혈증(TG 200mg/dL 이상)은 16.5%, 저HDL콜레스테롤혈증(HDL-C 40㎎/dL 미만)은 26.2%로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을 웃돌고 있다<그림 2>.

고콜레스테롤혈증·고LDL콜레스테롤혈증·고중성지방혈증·저HDL콜레스테롤혈증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를 이상지질혈증으로 규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가 최근 12년 정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조건을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60% 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TG, 저HDL-C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은 상당수가 TG는 높고 HDL-C는 낮은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안정된 상태의 정체기에 있지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TG와 HDL-C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
고TG 및 저HDL-C의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은 관상동맥질환의 예방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경우에는 더욱 위험하다. 이 같은 병태가 small dense LDL과 LDL 입자 수의 증가 및 이에 따른 Apo B의 증가, 그리고 HDL-C와 Apo A-1의 감소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TG 및 저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의 상관관계가 LDL-C 70mg/dL 미만인 상황에서도 계속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사증후군 위험
높은 TG나 낮은 HDL-C 수치에 고혈압, 인슐린저항성, 복부미만 등이 추가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실제로 임 수 교수팀이 Diabetes Care 2011;34:1323-132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대사증후군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복합형 이상지질혈증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임 교수팀이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1998년 24.9%에서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증가율 높아진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 ↑
고TG와 저HDL-C의 특성은 아시아인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된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Rachel R. Huxley 교수팀이 이상지질혈증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아시아인의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빈도가 33.1%로 비아시아인(27.0%)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역시 22.4% 대 14.5%로 아시아인에서 빈도가 높았다.

특히, HDL-C 수치와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반비례 관계를 나타냈다. 저HDL콜레스테롤혈증과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관상동맥질환이 각각 67%, 63% 증가해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Huxley 교수는 “고립성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아시아 인구에서 다발하는 지질이상의 새로운 표현형”이라고 밝혔다.

고탄수화물 식이 원인 추정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 높은 TG와 낮은 HDL-C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의 김효수 교수는 전통적인 고탄수화물 식사습관을 원인의 하나로 꼽았다.

우리나라와 아시아 지역 농경사회에서 전통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았는데, 이러한 식이 자체가 복부미만 체형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복부비만의 경우 TG 수치를 증가시키고 TG가 상승하면 연이어 HDL-C는 낮아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과도한 육류섭취로 인한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의 증가 등이 TG 증가와 HDL-C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여기에 과거 흡연인구가 많았던 것이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생활습관 개선해야
죽상동맥경화증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만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 만큼,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환자들이 비만 등 자신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개선하면 이상지질혈증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생활요법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거나 이를 지속하기 힘든 경우에는 스타틴과 함께 TG와 HDL-C를 조절할 수 있는 약물들을 병용하는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유병특성을 고려할 경우, 지질조절요법은 보다 종합적이고 정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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