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신은 혈장 지질, 지질단백질과 관련해 다중 혜택을 제공하는 약제로 알려져 있다. HDL 콜레스테롤(HDL-C)은 물론 LDL 콜레스테롤(LDL-C), 중성지방(TG), LP(a)의 조절효과도 보고돼 왔다. 유럽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은 “나이아신을 통해 HDL-C를 15~30%까지 증가시키고, LDL-C는 15~18%, TG는 20~4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 따르면, 나이아신은 다른 약제와 달리 Apo B 지단백의 합성과 분비를 줄여, LP(a) 수치를 고용량 요법에서 30%까지 감소시킨다. 유럽 가이드라인 역시 “LP(a)를 30%까지 낮추는 유일한 약제이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HDL-C 개선에 주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LP(a)는 최근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혈관사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지질인자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나이아신은 복합형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다. 유럽 가이드라인은 나이아신을 고콜레스테롤혈증(Class IIa), 고중성지방혈증(class IIa), 저HDL콜레스테롤혈증(Class IIa)의 치료 모두에 권고하고 있다. 나이아신은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지질약물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HDL-C 상승기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분적으로 HDL 분해대사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주로 간에서의 apo A1 합성을 늘려 HDL-C를 개선하는 기전이다.

AIM-HIGH
나이아신은 여러 연구에서 HDL-C 조절효과를 보고하고 있지만, 이러한 지질치료 효과가 궁극적인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어렵다. 유럽 가이드라인이 저HDL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약물치료에 나이아신을 Class IIa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타틴과 나이아신의 병용요법을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검증한 연구로는 AIM-HIGH가 대표적이다. 연구의 최종결과는 지난 2011년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심바스타틴 40~80mg과 에제티미브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서방형 나이아신 제제(1500~2000mg)와 위약을 투여하고 심혈관사건 빈도를 관찰했지만, 16.4% 대 16.2%로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어 진행 3년만에 중단됐다.

세부적으로는 관상동맥질환 원인의 사망이 1.5% 대 1.2%,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4.7%와 5.4%,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인한 입원률 4.0% 대 3.7%, 증상 발현성 관상동맥 또는 뇌혈관 재관류술 5.1%와 4.7%로 나이아신과 위약군이 비슷했다. 2차 종료점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고위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허혈성 뇌졸중의 복합빈도로 설정했다. 이 역시 각각의 발생률이 9.3% 대 10.0%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의 복합빈도 또한 8.1% 대 9.2%로 비슷한 양상이었다.

반면 지질 조절은 LDL-C 평균값의 경우 나이아신 병용군이 74mg/dL에서 62mg/dL(12% ↓)로, TG는 164mg/dL에서 122mg/dL(29% ↓)로 감소시켰다.

HDL-C는 35mg/dL에서 42mg/dL(25% ↑)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나이아신과 스타틴의 병용을 통해 HDL-C와 TG를 유의하게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사건과 관련한 추가적인 임상혜택을 얻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HPS2-THRIVE
HDL-C 상승 기전의 서방형 나이아신과 홍조 위험을 줄이기 위한 라로피프란트의 복합제(트리답티브)를 대상으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검증한 HPS2-THRIVE 연구는 올해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LDL-C 저하요법에 더해진 두 약제의 병용요법은 추가적인 심혈관 혜택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심각한 유해반응은 증가했다.

연구는 당뇨병·심뇌혈관질환·말초동맥질환 등 혈관질환 병력자 총 2만5673명을 대상으로 나이아신의 혜택을 검증한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으로 발표 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앞선 연구가 나이아신의 심혈관 아웃컴 개선을 입증하는데 실패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AIM-HIGH 연구의 샘플 규모와 일부 한계를 들어 HPS2-THRIVE 결과가 나와봐야 최종 결론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해 왔다.

서방형 나이아신 + 라로피프란트(2g + 40mg)의 병용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검증했다는 점에서도 관심대상이었다. 나이아신의 발목을 잡고 있던 홍조 위험을 줄일 목적으로 지원군을 투입해 순응도 개선까지 꾀하는 이중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중간결과에서 1차 종료점 목표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유해반응에 따른 치료중단이 늘면서 급기야는 해당 제제의 판매가 중단돼, 연구의 최종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나이아신 + 라로피프란트 유해반응
두 약물의 복합제가 판매중지된 데에는 부작용 위험 증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복합제 그룹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은 당뇨병 합병증(11.1% 대 7.5%, P<0.0001), 신규 당뇨병(9.1% 대 7.3%, P<0.0001), 감염(8.0% 대 6.6%, P<0.0001), 위장관(4.8% 대 3.8%, P<0.0001), 근골격계(3.7% 대 3.0%, P=0.0008), 출혈(2.5% 대 1.9%, P=0.0002), 피부(0.7% 대 0.4%, P=0.0026) 등에서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치료 중단율도 25.4% 대 16.6%로 병용군이 높게 보고됐다.

심혈관사건 개선효과
4년 관찰결과, 1차 종료점이었던 주요 혈관사건(관상동맥 원인 사망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재형성술)의 복합빈도는 복합제군 14.5% 대 위약군 15.0%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29). 관상동맥 재형성술에서만 나아아신 + 라로피프란트군의 위험도가 10% 유의하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의 기저시점에서 LDL-C 평균치가 63mg/dL 미만으로 이미 잘 조절돼 있는 상태에서 나이아신의 HDL-C 개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LDL-C 수치가 높았던 환자들에서 HDL-C 개선효과가 궁극적인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 나이아신 + 라로피프란트는 LDL-C를 평균 10mg/dL 낮추고, HDL-C는 6mg/dL 증가시켰다.
일부 전문가들은 HPS2-THRIVE 연구의 심각한 약물 이상반응이 라로피프란트 때문인지 혹은 나이아신 때문인지에 따라 향후 나이아신을 포함한 다른 제제에 대한 차별적인 고려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