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C 상승을 타깃으로 한 신약 RVX-208이 1차 효과 종료점 도달에 실패했다. 1차 효과 종료점은 죽종 크기의 감소였다. 레스버로직스(Resverlogix)사의 RVX-208은 HDL-C 전구체 단백질인 아포리포프로틴 A1(apoA1)의 생산을 촉진시켜주는 기전이다.

이번 연구의 실패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히 신약의 좌절이 아니라 HDL-C 상승을 통해 죽상동맥경화증을 관리할 수 있다는, 소위 ‘HDL-C 상승 가설’이 힘을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시했다.

연구를 발표한 호주 왕립애델라이데병원 Stephen Nicholls 박사는 “HDL 투여가 죽상동맥경화증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고, 동일한 효과를 경구용 약제에서 기대했지만 초기임상과 다르게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ASSURE 연구를 평했다.

연구에서는 HDL-C 수치가 낮고 타깃 병변에 50% 미만의 협착증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 32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RVX-208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했고, 26주의 치료기간 후 죽상동맥경화증 정도를 혈관내초음파(IVUS)로 비교했다. RVX-208은 1일 2회 100mg을 투여했고, 모든 환자들에게는 아토르바스타틴 10~40mg이나 로수바스타틴 5~20mg을 투여했다.

26주째 비교결과 양군 모두 HDL-C 증가와 LDL-C 감소가 관찰됐다. HDL-C는 RVX-208군에서 10.9%, 위약군에서 7.7% 증가했다. LDL-C는 각각 16%, 17.6% 감소했다. 콜레스테롤과 마찬가지로 죽종크기 비율도 각각 4%, 3% 감소로 큰 차이는 없었다. 단 심혈관사건 발생율은 RVX-208군 7.4%, 위약군 13.8%로 차이를 보였다.

유해반응으로 인한 약물중단율은 RVX-208군에서 3.7%, 위약군 2.5%로 약간 높았고, 간 효소가 3배 이상 증가한 사례는 RVX-208군에서만 나타났다. 단 약물을 중단했을 때 간 효소 증가현상은 사라졌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Deepak Bhatt 박사는 ASSURE 연구가 약물을 통한 HDL-C 상승 가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 높은 가설이지만, 이미 스타틴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HDL-C를 높여서 추가적인 혜택을 보여준 연구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HDL-C는 치료마커보다 위험요소로 봐야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Nicholls 박사는 “HDL-C 가설은 아직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고, HDL-C가 LDL-C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HDL 투여처럼 직접적인 효과를 올리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아직 모르는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ASSURE 연구 대상군 중 HDL-C와 apoA1이 증가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닌 억제제인 알리스키렌은 올해 초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ASTRONAUT 연구가 심부전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한데 이어 올해 ESC에서 발표된 AQUARIUS 연구에서도 죽상동맥경화증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했다.

AQUARIUS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또는 전기 고혈압(수축기혈압 125~139mmHg) 환자를 대상으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에 대한 알리스키렌의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를 발표한 호주 왕립애델라이데병원 Stephen J. Nicholls 박사는 “전임상연구에서는 레닌 억제제가 죽종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이번 연구에서 혈관내초음파(IVUS)로 평가한 결과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상환자는 613명으로 관상동맥질환, 전기 고혈압, 2개의 심혈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었고, 타깃혈관 협착률이 20~50%였다. 이중맹검 무작위로 환자들을 알리스키렌군(1일 1회 150mg)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72주간 관찰했다.
연구종료 시점에서 458명(74.7%)이 남았고 이들을 IVUS로 평가한 결과 죽종용적율(Percent Atheroma Volume, PAV)이 알리스키렌군에서 0.33%, 위약군에서 0.24% 감소해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죽종용적(Total Atheroma Volume, TAV)도 각각 4mm, 2.1mm 감소를 보였다.

연구팀은 PAV 감소는 알리스키렌군 56.9%, 위약군 48.9%에서 나타났고, TAV 감소는 각각 64.%, 57.5%에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단 혈압에서는 개선을 보였다. 위약군의 수축기 혈압이 0.8mmHg, 이완기 혈압이 0.4mmHg 감소한데 비해 알리스키렌군의 혈압은 각각 2.9mmHg, 2mmHg 감소했다.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률도 위약군의 절반 정도였고(알리스키렌군 8.5%, 위약군 16.2%), 비치명적 심근경색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알리스키렌군 0.3%, 위약군 2.6%).

Nicholls 박사는 “혈압 개선 효과는 소규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로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당부하며 “추후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미국고혈압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ALPINE 연구에서는 ACE 억제제나 ARB 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알리스키렌을 추가로 투여한 후 MRI로 평가한 결과 죽상동맥경화증 완화에 효과를 보인 바 있다. 단 ALPINE 연구는 지난해 ALTITUDE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또는 신질환 고위험군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알리스키렌이 혜택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소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쳤다.


스타틴이 LDL-C가 높지 않은 관상동맥질환자(CAD)에서도 혜택을 보였다. 일본 성마리아나의대 Emi Nakano 박사팀은 ICAS 연구를 발표, LDL-C가 높은 않은 환자들에게 고용량 스타틴을 투여한 결과 심혈관사건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Nakano 박사는 “TNT, PROVE IT-TIMI 연구에서는 LDL-C가 높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스타틴을 통한 공격적인 콜레스테롤 강하전략이 임상적 예후를 향상시켜준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LDL-C가 낮은 관상동맥질환자에서도 혜택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ICAS 연구는 일본 이바라키 지역 12개 병원에서 1개월 안에 PCI 시술을 받은 22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사업 연구다. 초기 혈청 LDL-C 수치에 따라 초저수치군(70mg/dL 미만), 저수치군(71~100mg/dL), 고수치군(101mg/dL 초과)으로 분류했다. 스타틴 투여 여부, 투여형태, 용량은 치료하는 의사의 재량권에 맡겼다.

연구팀은 최고 3년까지 추적관찰해 주요심혈관사건(MACE) 발생률을 평가했다. MACE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으로 정의했고, 연구기간 동안 404건 발생했다.

스타틴은 초저수치군의 68%, 저수치군 67%, 고수치군 67%에게 처방됐고, 모든 그룹에서 MACE 발생률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을 보정한 콕스 회귀 분석결과 스타틴이 LDL-C 수치에 상관없이 MACE 위험도 감소에 영향을 준 결정적 요소로 나타났다.

Nakano 박사는 “일부 의사들은 LDL-C가 낮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험 대비 혜택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스타틴 투여를 망설이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결과를 확인하고, 최적의 스타틴 종류와 용량을 입증하기 위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고, 동일한 환자군에서 죽종 예방 및 감소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만 연구팀이 스타틴의 치매 예방효과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제까지 치매 예방에 스타틴이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 연구들이 일관성이 없는 가운데 이번 대규모 연구가 스타틴과 치매 간 연관성에 대한 무게중심을 옮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대만 국립의대의료원 Tin-Tse Lin 교수팀은 대만 국가건강보험에 등록된 100만여명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이들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복용과 치매 발생률 간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1997~1998년 65세 이상 환자 중 치매 병력이 없는 5만766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중 스타틴 복용자는 1만5200명이었고, 4.5년 추적관찰 결과 스타틴 복용군 중 5516명이 비혈관성 치매로 진단됐다. 또 스타틴 용량이 높았을 경우 치매 위험도가 낮았고, 이는 연령, 성별, 심혈관위험도로 구분한 하위그룹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Lin 교수는 치매 위험도를 보정한 결과 평균량의 스타틴이나 고용량을 복용했을 경우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정리하며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치매 발생 위험도가 3배 가까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약물별로 구분했을 때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등 효과가 강한 약물이 치매 예방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로바스타틴은 치매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했다<표>.

Lin 교수는 “일부 대규모 연구들에서 스타틴을 복용한 고령환자들의 치매 위험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고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스타틴과 치매 간 연관성에 대한 안전성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스타틴의 치매 예방 효과를 보여준 최초의 대규모 연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병원 Seth S. Martin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용량에 따른 반응을 확인했다는 점과 인과관계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대만 국립의대의료원 Min-Tsun Liao 교수팀은 심방세동 환자 522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스타틴 비복용군에 비해 스타틴 복용군의 치매 발병률이 낮았다. 이는 6년 간 관찰한 결과로, 스타틴 복용군의 치매 발병률은 2.1%, 스타틴 비복용군의 발병률은 3.5%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또 콕스 회귀분석(Cox-regression analysis) 결과 스타틴 복용군의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iao 교수는 “연구에서 스타틴 외 치매 위험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성별, CHADS2 점수로 나타났다. 남성, CHADS2 점수가 낮을 경우 위험도가 낮았다”고 부연했다. 이외 심근경색 병력, 말초동맥질환, 관상동맥질환, 만성신질환, 판막성 심질환은 치매 발생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장기간 스타틴 복용과 백내장 위험도 감소 간 연관성을 보인 연구도 발표됐다. 미국 로버트우드존슨의대 John B. Kostis 교수는 메타분석 연구를 발표, “스타틴이 백내장 위험도를 20% 감소시켰고, 40대부터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50%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메타분석 연구는 총 239만9200명을 대상으로 했고, 백내장이 발생한 환자는 2만5618명이었다. 평균 치료기간은 54개월, 평균 연령은 61세였다. 분석결과 스타틴 복용으로 인한 백내장 발생률은 20%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위험도는 1.4% 감소했다. 또 약물 복용기점이 이를수록 혜택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40대부터 약물을 투여한 이들은 위험도가 50% 감소했지만, 70대에 투여한 이들은 10%만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타틴의 투여기간과도 정비례 관계를 보였다. 6개월 동안 투여한 이들은 위험도가 10% 감소했지만, 14년동안 치료한 이들에서는 55%가 감소했다. 단 성별로 인한 차이는 없었다.

Kostis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스타틴 복용이 71명 중 1명의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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