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지난 1일부터 시니어(중고령자)를 대상으로 IT기기 사용문의를 처리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The Silver IT Care Helpline'이라 불리는 콜센터를 통해 노인은 각종 IT기기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를 문의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본인의 CPF 계좌를 온라인으로 관리하거나 여권을 신청하는 방법, 가족과 사진을 공유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KOTRA 싱가포르무역관에서 소개한 콜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전화에 응답하는 직원이 중국어 사투리에도 능한 시니어 자원봉사자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영어가 서툰 노인들과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젊은 직원들과는 달리 노인고객의 서툰 표현이나 지식수준, 이들이 IT 기기를 사용할 때 겪는 사소한 문제점을 잘 알고 설명해준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 많은 시니어가 어렵게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전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전화상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고객은 본인의 기기를 직접 비샨지역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가져올 수 있다.

이번 콜센터는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과 싱가포르 시니어 자원봉사조직(RSVP. Organisation of Senior Volunteers), C3A(Council for Third Age)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콜센터 운영 내용은 실버 인포콤데이(Silver Infocomm Day)라는 시니어 IT 교육행사 때 발표됐다. 2007년부터 매년 열리는 실버인포콤데이 행사는 시니어의 정보기술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컴퓨터 활용 트레이닝 코스와 세미나로 구성돼 있다.올해 8월까지 7만7000명 이상의 인원이 관련 프로그램을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행사에 참가한 프로그램 트레이너 중 70%가 시니어였으며, 이들은 자신이 배운 기술을 같은 세대와 공유하면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싱가포르 정보통신부 부장관은 "정부는 시니어들이 IT지식과 기술을 갖추어 더욱 독립적이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줄 것"이라 전했다.

이같은 시니어 대책이 나온 이유는 바로 고령화다. 싱가포르 노인인구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 거주자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로 2012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2030년까지 현재의 3배 수준인 90만 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현재 싱가포르인 65세 이상 절반 정도가 85세까지 살 것으로 보고 있다. 출산율도 2012년 1.29를 기록해 2011년의 1.20보다는 크게 상승했지만,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수준인 2.1%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인구성장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외국인인력 제한조치가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건설 부문을 제외하면 외국인인력 증가율은 전년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싱가포르는 여성인구의 사회참여 비율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족한 노동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손영택 싱가포르무역관은 “시니어 전용 IT콜센터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일 뿐만 아니라 시니어 인력을 활용해 공동체를 개발하고 이들이 가진 자원이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시니어 인력은 좋은 기술과 경력이 있지만, 사회적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나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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