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용 많고 과다한 병상수는 문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대체로 높은 기대수명과 치료 성적, GDP 대비 낮은 의료비를 기록한 반면, 많은 병원 이용횟수와 높은 가계부담, 부족한 의사와 간호사수, 넘치는 병상수와 의료장비 등은 상대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OECD 헬스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1.1년으로 2006년 79.1년에 비해 2.0년이 늘어났으며, OECD 회원국의 기대수명인 80.1년보다 1.0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기대수명은 79.1년으로 OECD 회원국 평균과 0.3년 차이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스위스로 82.8년을 기록했으며, 일본과 이탈리아는 82.7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멕시코와 터키는 각각 74.2년, 74.6년으로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신장이식 건수는 3.3건으로 2006년 1.9건에서 1.4건이 증가해 OECD 회원국의 평균 신장이식건수와 같았다. 회원국중 스페인, 미국, 네덜란드는 인구 10만명당 5건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룩셈부르크, 그리스, 일본은 1.5건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암 사망률은 2006년 인구 10만명당 204.1명이었으나 2011년 185.1명으로 19.0명 줄어들었다. 이는 OECD 평균 사망률인 210.5명에 비해 낮았다.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10만명당 79.7명으로 OECD 평균 69.1명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국가 간 큰 차이를 보였는데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120명이상으로 높은 반면 스위스, 프랑스, 이스라엘, 캐나다, 미국 등은 45명 이하로 낮은 수준이었다. 평상시 만성질환관리, 건강증진 운동, 재발방지를 위한 재발서비스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허혈성심장질환은 인구 10만명당 42.3명으로 가장 낮은 일본 39.0명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국가였다. 특히 모든 회원국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3.3명으로 OECD 평균 사망률 12.6명에 비해 2.6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문제가 심각했다. 가장 높은 수치로 두번째로 높은 헝가리 22.8명과도큰 격차였다. 가장 낮은 국가는 그리스 3.1명, 멕시코 4.8명, 이탈리아 5.8명 등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인구, 단독가구 증가, 경제사회적 원인 등으로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전반에 걸친 자살예방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권고했다.

1인당 외래진료 횟수 가장 많고 재원일수 길고

의료 이용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3.2회로 2005년 11.8회보다 1.4회 증가했으며, OECD 회원국 평균인 6.8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아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일본,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가 국민 1인당 평균 11회 이상 진료를 받아 높은 수준이었으며, 멕시코와 스웨덴은 3회 이하로 낮았다.

환자 1인당 평균병원 재원일수는 16.4일로 OECD 평균 8.6일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2005년에는 14.9일로 6년 사이 1.5일이 늘어난 반면, OECD는 9.1일에서 8.6일로 0.5일 줄었다.

일본은 32.0일로 가장 길었고 한국에 이어 프랑스(12.6일)가 뒤를 이었다. 터키, 멕시코, 덴마크의 재원일수는 5일 이하로 적게 나타났다. 재원일수는 의료서비스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통상적인 지표로 조기 퇴원 프로그램의 확산, 가정에서의 진료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국민의료비 지출 규모는 GDP 대비 7.4%로 2006년 6.1%에 비해 1.3%p 증가했으나 회원국 평균인 9.3%보다 낮았다.

미국은 GDP 대비 국민의료비가 17.7%로 두번째로 높은 국가인 네덜란드 11.9%와 큰 격차를 보일 만큼 가장 높았다. 에스토니아(5.9%), 멕시코(6.2%), 룩셈부르크(6.6%), 폴란드(6.9%) 등은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의 GDP대비 국민의료비 지출비율을 기록했다.

국민 1인당 국민의료비 지출은 약 2198달러(약 240만원)로 2006년 1479달러에 비해 약 1.5배 늘어났으나 OECD 회원국의 평균 1인당 국민의료비인 3322달러(약 365만원)에 비해서는 1124달러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8508달러(약 935만원)로 가장 높았고 노르웨이(5669달러), 스위스(5643달러)가 1인당 국민의료비가 높은 국가로 나타났으며 멕시코, 터키 등은 1000달러 미만으로 낮았다.

국민 의료비 중 가계 부문에서의 지출은 35.2%로 OECD 평균 19.6%에 비해 약 1.8배 높은 수준이다. 가계지출 비율이 높은 나라는 멕시코 49.0%, 칠레 36.9%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네덜란드 6.0%, 프랑스 7.5%, 영국 9.9% 등은 1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 중 의약품 및 기타소모품 지출은 20.2%를 차지해 OECD 회원국 지출 비율 16.4%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출이 높은 나라는 헝가리 33.4%, 그리스 28.5%, 슬로바키아 27.4% 등이며 낮은 나라는 덴마크 6.8%, 노르웨이 6.8%, 룩셈부르크 8.4% 등이다.

국민 의료비 지출 중 공공재원에 의한 지출은 55.3%를 차지해 2006년 54.8%에 비해 0.5%p증가했으나 OECD 회원국의 공공부문 평균 지출 72.2%보다 낮았다. 공공부문 지출이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85.6%), 덴마크(85.3%), 노르웨이(84.9%) 등이며 낮은 나라는 칠레(46.9%), 멕시코(47.3) 미국 (47.8%) 등이다.

병상수 2배 많고 의료장비 일본 다음으로 최다

우리나라 병원의 총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9.6병상으로 2006년(6.5병상)에 비해 3.1병상 증가했으며, 2011년 OECD 회원국의 평균병상수(4.8병상)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중에서 병원 병상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으로 인구 1000명당 13.4병상이다. 우리나라와 독일은 9.6, 8.3병상으로 일본 다음으로 많은 병상수를 기록했다. 멕시코는 1.7, 칠레는 2.2병상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급성기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5.9병상으로 회원국 평균 3.4병상보다 2.5병상 많다. 대부분 감소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병상수에 대한 적절한 수용계획이 필요한 상태다.

우리나라 활동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0명으로 2006년 1.7명에 비해 0.3명 증가했으나 2011년 OECD 회원국 활동의사 수 3.2명보다는 1.2명 적어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국 중에서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페인의 등은 활동의사수가 1000명당 4명을 넘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폴란드와 멕시코, 일본이 2.2명으로 우리나라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활동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4.7명으로 2006년 4.0명보다 0.7명 증가했으나, 2011년 OECD 회원국들의 평균 9.1명의 절반에 불과했다. 스위스와 덴마크가 1000명당 15명을 넘어 가장 높은 반면, 멕시코는 2.7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CT 스캐너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35.9대로 OECD 평균 23.7대보다 많았다. 지난 2006년 33.7대로 5년간 2.2대 증가했다. 일본은 인구 100만명당 101.3대의 CT를 보유하고 다음으로 많은 호주 44.4대보다 2배이상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멕시코, 헝가리, 영국, 이스라엘은 100만명당 10대 이하 CT를 보유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MRI 보유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21.3대로 OECD 평균 13.3대보다 8.0대 많다. 우리나라는 2006년 13.6대를 보유해 7.7대가 증가한 반면, OECD는 3.7대 증가했다. OECD 회원국 중에는 일본 46.9대, 미국 34.5대가 가장 많은 MRI를 보유했으며, 멕시코, 이스라엘, 헝가리 등은 100만명당 3대 이하의 MRI를 보유해 최대 22배 이상 차이났다. 장비 확산이 의료비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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