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C 강하 효과 우수하고 환자 혈당량 따라 인슐린 맞춤 조절

당뇨병 석학 James Garvin 미국 에모리의대 교수

동양인 당뇨병 패턴 서구화로
약물 선택 변화 필요
초기부터 병용요법 권고 추세
고정용량 복합제 순응도 크게 높여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올해 초 '당뇨병 종합관리 알고리듬 (Endocrine Practice 2013;19:327-336)' 제목의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발표했다.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통해 메트포르민 > GLP-1 유사체 > DPP-4 억제제 >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순으로 1차 단독약제를 권고한 것이 특징이다.

또 기저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7.5% 이상이거나 단독치료에도 3개월 이내에 A1C 6.5% 이하가 달성되지 않는 경우 2제요법을 권고,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약제로 GLP-1 유사체 > DPP-4 억제제 > 티아졸리딘디온계 순으로 선호도에 차등을 뒀다.

고혈당 약물치료 2차선택과 관련해 설포닐우레아나 티아졸리딘디온계 쪽으로 쏠려 있던 무게중심이 인크레틴 계열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는 인크레틴 요법, 경구 혈당강하제 중에는 DPP-4 억제제가 메트포르민에 이은 주요 선택으로 위상 면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이 처럼 혈당강하제 전략의 국면이 전환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뇨병 분야의 석학인 미국 에모리의대의 James Garvin 교수는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에 더해 고유의 약제특성으로 저혈당증 및 체중증가 위험을 피할 수 있다"며 DPP-4 억제제의 차별화 기전과 효능을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의 시너지 효과를 지속적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 복합제 요법을 통해 순응도의 개선까지 이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AACE 당뇨병 가이드라인의 메세지는 무엇인가?
주목되는 변화는 약물치료 알고리듬이다. 메트포르민 1차선택에 이어 2차약물로 인크레틴 기반 요법이 앞서 권고되고 있다. 예전에는 설포닐우레아와 티아자이드 계열이 우선시 됐으나,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의 강화된 위상과 역할이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식화됐다.

- 인크레틴 요법이 전면에 나서게 된 이유는?
효과와 안전성에 기반한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당화혈색소(A1C) 강하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혈당조절 측면에서 여타 제제에 필적한다. 여기에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을 보호·개선하는 고유의 효능이 있다. 따라서 체내 혈당량의 높고 낮음에 따른 인슐린 분비의 조절이 가능해진다. 이를 'Glucose Dependent Insulin Response'라 하는데, 설포닐우레아계는 혈당이 낮은 상태에서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맞춤조절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 DPP-4 억제제 치료시에 저혈당증 위험이 없어지는 중요한 요인이다. 환자들은 저혈당증과 체중증가 위험에 큰 부담을 느끼는데, 인크레틴 요법을 통해 이들 두 가지 요인을 모두 피할 수 있다.

- 설포닐우레아와의 병용에 비해 어떤 혜택이 있나?
DPP-4 억제제의 차별화된 효능으로 인해 앞서 언급했던 이점들을 모두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아직 근거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인크레틴 기반 요법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와 안전성 기반 위에 심혈관사건 위험도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의 순응도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 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이 있다. 인종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가?
서양의 환자들은 상당수가 인슐린 분비능은 정상인데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반면 아시아인은 베타세포 기능의 결함으로 인한 인슐린 분비능 저하가 우세하다. 이들 환자에서는 인크레틴 활성화를 촉진하는 DPP-4 억제제를 통해 보다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도 비만의 증가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당뇨병이 늘고 있어 여러 요인을 고려한 약물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과 인슐린 분비부족이 혼재돼 있다면 인슐린 반응 개선제와 분비 촉진제의 병용전략이 필요하다.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또는 티아자이드계와 DPP-4 억제제의 조합이 좋을 것이다.

- 당뇨병 환자에서 초기의 병용요법에 대한 견해는?
AACE 가이드라인에서도 병용요법을 초기에 앞당겨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약물조합의 선택이다. 가이드라인은 메트포르민을 1차선택으로 놓고 여기에 추가적 혜택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인크레틴 요법
을 우선적인 2차선택으로 내세우고 있다.

- 고정용량 복합제 요법이 선호되는 이유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환자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DPP-4 억제제를 추가해야 하는 경우, 메트포르민과 삭사글립틴을 하나의 정제로 혼합한 콤비글라이즈 XR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복용하면 된다. 여러 장점이 있는데, 우선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다. 24시간 지속되는 DPP-4 억제제 삭사글립틴과 서방형 메트포르민의 조합으로 여러번 복용해야 하는 기존 제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순응도가 10% 증가할 때 마다 A1C는 0.1%씩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순응도가 100%라면 A1C가 1%나 감소하는 셈이다.

- 콤비글라이즈 XR과 같은 복합제 요법은 어떤 환자들에게 가장 적합한가?
초기 당뇨병에서 콤비글라이즈 XR 치료가 적합한 환자는 별 다른 증상 없이 기저 A1C가 9%로 높은 경우다. 이러한 환자들이 콤비글라이즈 XR을 복용하면 A1C가 9%에서 6.5%로 떨어져 2.5%의 감소효과를 볼 수 있다. 단독 약물로는 이 같은 효과가 불가능하다. 또한 초기에 메트포르민으로 조절되지 않아 A1C가 7.5~8.5%에 머무는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이들에게 다른 약물을 추가복용토록 하는 것 보다는 원래 복용하던 메트포르민을 완전히 빼고 콤비글라이즈 XR을 처방하는 것이다. 본인의 경우에 메트포르민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서 콤비글라이즈 XR를 처방한 경험이 있다. 환자는 단지 약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효과가 너무 좋다며 우리를 위대한 의사라고 불렀다. 사실 하나의 정제에 두 가지 약물이 들어 있는 것인데.

- DPP-4 억제제의 심혈관사건 감소효과에 대한 전망은?
현재 일련의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결과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혜택 쪽으로 나오기를 희망하지만, 의사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혈관사건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심혈관 보호효과를 통해 추가적인 혜택을 도출한다면 환상적이겠지만, 이는 보너스 정도에 해당할 것이다. 의사들이 원하는 가장 중요한 결과는 심혈관 위험을 높이는 위해성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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