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기술과 의료 IT시스템이 중동 보건의료시장의 핵심인 사우디에 본격 진출한다.

보건복지부(장관 진영)는 22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한국 측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 보건부 간에 보건의료 3개 협력분야의 구체적인 협력사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보건부가 지난 4월 사우디 보건부장관(압둘라 알 라비아, Abdullah Al Rabeeah) 방한시 진영 복지부 장관과 보건의료 6개 분야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이후, 5개월간 상호 실무협상을 통해 우선 3개 분야의 세부적 범위와 방법을 정해 시행하기로 확정한 것이다.

보건의료 6개 분야는 ①의료인 교육ㆍ연수 프로그램 ②의료 정보기술 ③의료기관간 Twinning Project ④보건의료 R&D ⑤Visiting Physician Program 및 전문가 상호방문 ⑥병원 설계, 건립 등이다.

이번에 양국 장관은 한국측이 사우디 국가 보건의료 정보화 프로젝트 이행을 사실상 맡아 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장관은 양자 면담 직후, "양국 실무진 간에 합의하고 정해진 의료 IT 시행협약(Executive Agreement)을 합의의사록 서명 후 2개월 이내에(사우디 보건부의 법률 검토가 마무리되는 즉시) 체결하기로 합의하는" 내용이 반영된 '합의의사록'에 서명했다.

시행협약(Executive Agreement)은 통상의 양해각서(MOU)와 달리 체결기관 간에 이행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발생시키는 문서로 용어 자체는 사우디 보건부가 외국과 체결하는 문서 명칭이다.

그동안 양국의 실무진 간에 합의가 된 내용(시행협약안)을 합의의사록의 붙임 문서(Annex 1)에 기록했다.

주요 실무 합의내용(Annex 1)에 따르면 사우디에 있는 △모든 보건소의 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과 △ 1개 권역 내에 있는 공공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한국 측이 맡게된다.

국가 단위 보건의료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미 발주가 된 프로젝트를 제외한 모든 프로젝트를 한국 측이 우선 참여해 진행키로 했다. 여기엔 HIE(진료정보 교류), Blood Bank(혈액관리시스템), Telemedicine(원격 진료), POC(현장진료) 프로젝트 등도 포함된다.

양국 간 협력 프로젝트의 이행관리 등을 담당할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사우디 내에 설립ㆍ운영키로 하고 합작법인은 양국 공동 투자로 설립키로 했다.

한국의 보건의료정책ㆍ제도 및 보건의료 정보시스템의 구축ㆍ운용 노하우 공유 및 관련 경험도 전수하게 된다.

협약 기간은 5년 + 5년으로 했다. 이는 5년 후 양측 협의하에 5년 갱신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사업자는 사우디 보건부에서 올 10월 중 한국 방문ㆍ실사를 거쳐 보건소 및 공공병원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자로 한국 내 1개 업체를 선정키로 실무 합의했다.

복지부는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그 시스템에 맞춰 진료프로세스, 운영노하우 등 병원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것으로서 한국의 병원 문화의 이전(twinning)을 의미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우디 의사가 미국,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한국에서 유료 연수를 받는 시행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국내 5개 의료기관이 내년 3월부터 10년간 사우디 의사 1인당 1개월 기준 US 3000달러를 지불받고, 펠로우쉽 과정ㆍ단기 연수과정 등을 제공하게 된다. 5개 기관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이다.

양국 보건부는 향후 사우디 내 한국 의료홍보회 및 연수설명회를 공동개최하여 연평균 100명의 사우디 의사가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로써 '미네소타 프로젝트(Minnesota Project)'로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았던 우리나라가 반세기 만에 '의료 멘토국가'로 부상하게 되는 계기로 평가받게 됐다.

이번 합의는 최초의 국가간 의료기술 수출사업으로서 그간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한 개도국 기술이전사업에서 나아가 새로운 산업의 영역을 개척한 의미가 있다.

또한 한-사우디 의료기관간 쌍둥이 프로젝트(Twinning Project)가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병원의 경영, 의료시스템ㆍ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한국 의료기관과 사우디 병원을 매칭, 사우디 내로 한국 의료기관의 의료기술, 지식시스템, 문화 등을 그대로 전수하는 협력사업이다.

삼성서울병원과 킹파드왕립병원(KFMC**)이 뇌 조직은행(Brain Tissue Bank) 구축사업 협약을 체결한 것. KFMC(King Fahad Medical City)는 수도 리야드에 소재해 있으며, 현대건설이 1993년 건립한 병원이다.

뇌조직은행은 환자들의 수술로 얻게 되는 뇌 조직을 보관하는(얼려놓은) 것으로, 뇌종양의 치료 및 치매 등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게 된다.

향후, 2015년까지 삼성서울병원은 KFMC에 뇌조직은행 시설과 장비를 구축하고 KFMC 의료진 교육, 컨설팅 및 기술이전을 하게 된다.

이를 조속히 시행하기 위해 양국 보건부 장관은 사우디의 10월 하지(hajj)기간 직후에 바로 뇌신경분야 인력에 대한 교육연수를 즉시 시행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별 의료기술을 이전하는 연수프로그램과는 달리, 양국 의료기관의 특수센터 간의 기술ㆍ지식ㆍH/WㆍS/W 등을 복합적으로 복제ㆍ이전하는 의미가 있다.

진 영 장관은 알 라비아 장관과의 양자 면담을 통해 총 6개 분야 중 3개 분야 협력에 대한 진행상황과 중간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협력의 공고화 및 확대에 대한 양국의 이행의지를 확인해 이를 양국 장관 간 제2차 합의의사록으로 서명하고 공동 발표했다.

진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료의 가치를 사우디와 나누어 가짐으로써 의료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양국 보건부 간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파트너십의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합의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보건의료산업을 향후 5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사우디 외에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UAE와의 협력이 진행 중에 있으며, 이번 사우디와의 협력 성과를 계기로 의료를 통한 제2의 중동 붐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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