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군산병원 이성규 이사장

최근 중소·종합병원, 게다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다고 하면 우선 경영은 어떠냐는 질문을 먼저하게 된다.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수준 격차가 크다는 인식으로 일단 병에 걸리면 가까운 지역 병원을 놔두고 서울서 진료하는 일이 다반사며, 특히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 확보를 못해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이 머리를 싸매 현안을 해결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 1995년 '이성규신경외과의원'을 토대로 현재 종합병원으로 변모한 전북 군산의 동군산병원도 그중 하나. 이 병원 이성규 이사장은 "공공의료실현에 앞장서 왔고, 서해안 지역 최고 지역거점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병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인력난 해결은 아직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지방의 이른바 잘나가는 병원이지만 간호등급제가 도입된 이후 하위 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간호사를 채용하려 해도 채용할 간호사가 없는데 간호인력을 확보토록 하는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간호등급제도가 그렇고 앞으로 닥칠 '보호자없는 병원'은 태풍급이다. 이성규 이사장은 "이 제도의 취지는 의료인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의료계 현실이나 건보재정을 보면 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보호자없는 병원의 도입은 간호사 이직을 더 부추겨 지방 병원의 경영을 더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진행중인 시범사업을 잘살펴 부족한 점을 보완한 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의사는 기본적으로 진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것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각종 제도들은 지원보다는 옥죄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지적이다.

본지는 어려운 의료제도하에서 비교적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군산병원을 찾아 지역에서 사랑받는 병원이 될 수 있는 배경을 살펴봤다.

24시간 '응급 콜시스템' 구축
300병상의 동군산병원은 30여 명의 전문의를 확보하고 24시간 응급 콜 센터를 구축, 이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금도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환경 조성을 목표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동군산병원은 군산지역의 가장 큰 취약상황이었던 야간 시간대의 급성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환자들에게 심·뇌혈관촬영과 응급스탠트삽입술을 24시간 시행할 수 있는 응급시스템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이러한 환경 구축은 최근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로부터 뇌혈관내수술 인증기관 및 인증의 지정병원으로 선정됐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에서는 종합점수 99.58로 급성심근경색증 진료우수등급과 고관절치환술 진료량평가 1등급을 획득했다. 응급의학전문의 5명이 근무하고 있는 응급센터는 보건복지지부 응급의료기관평가 상위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심·뇌혈관센터는 군산, 김제, 부안, 장항, 서천 등의 지역까지 포괄하는 지역 중심지로서,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체계적인 치료로 지역민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내년엔 수술실과 심뇌혈관센터의 확장, 병원전체의 리모델링과 증축을 통해 이 지역 최대 규모로 거듭나고 의료 질 향상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병원은 전국 지방병원들의 공통적 문제로 대두된 의사수급에 있어서는 예외다. 지속적으로 세부 진료과를 선보이면서 우수 의료진을 확보, 현재 30여 명의 전문의가 환자를 돌보고 있는 것이다.

내과는 심장,소화기,호흡기,내분비등으로 분과로 운영되고 있고, 응급의학과전문의, 유방갑상선 전문의, 인공관절센터 전문, 인터벤션분야 등에서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3차병원급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은 재도약의 해
동군산병원은 내년 하반기에 검사부터 결과까지 당일에 확인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종합검진센터를 착공할 계획이다. 이 지역 최대규모이자 최신장비를 구축한 검진센터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것. 이곳에선 세분화된 모든 검사를 검진센터에서 받을 수 있어 유소견 질환자들에게는 신속한 진료연계와 함께 빠른시간안에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검사시스템 이외에도 대학병원급 시설에서만 볼 수 있는 첨단 진단장비도 구비할 예정이며, 위·대장 내시경을 담당할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소화기내시경센터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검진 후 사후관리 미비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유소견자 전담간호사제를 도입해 해피콜을 강화하고, 생애관리 수준의 검진 후 관리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한편 지방병원으로서 공공의료 역할도 적극 수행하고 있다. 이성규 이사장은 "진정한 공공의료란 민간중소병원이 지역주민과 가장 가깝게 있으면서 지역주민의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취약계층 의료공급 확대, 의료소외지역 방문 진료 확대,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에 관한 사업 보장, 국가 육성 전문진료 선도, 보건과 예방 교육 지원 확대, 지역 사회 복지사업과 연계된 의료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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