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 기도·폐손상 - 기류제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진료지침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비가역적인 기류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서 만성 염증에 의한 기도와 폐실질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만성 염증에 의해 소기도질환(기도염증, 기도섬유화, 기도 내 플러그, 기도저항 증가)과 폐실질 파괴(폐포부착 소실, 탄성반동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그 결과 돌이키기 힘든(비가역적) 폐기능의 악화로 인해 기류제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COPD는 염증으로 시작해 기도·폐손상과 이로 인한 기류제한을 거쳐 호흡곤란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COPD 기전의 핵심인 기류제한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는 것, 한번 손상된 폐기능은 회복하기가 힘들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외부·숙주 위험인자
때문에 기류제한까지의 만성질환화 과정을 사전에 인지 하고 차단해 비가역적 폐기능 악화를 막는 것이 COPD 관리의 핵심이다. COPD의 관리는 질환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하는 인자들을 인지하고 대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진료지침은 COPD의 위험인자로, 조절이 가능한 외부인자와 조절이 불가능한 숙주인자를 제시하고 있다.

유해물질
외부인자는 흡연·화학물질·공기오염 등의 유해물질, 만성 기관지염, 천식 및 기도과민성, 호흡기 감염, 사회·경제적 수준이 대표적이다. 흡연은 COPD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에 속한다. 흡연은 호흡기 증상, 폐기능 감소의 정도, COPD 사망률이 비흡연자보다 심하게 나타나는 등 질환 중증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COPD는 비흡연자에서도 발생하는데 간접흡연을 제외하고도 직업성 노출물질(유기물, 무기물, 화학물질, 가스, 매연)과 실내외 공기오염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호흡기질환
지침은 또한 천식, 기도과민성, 만성 기관지염 등이 폐기능 감소와 연관성을 맺고 있다며 이들을 COPD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하는 외부인자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폐결핵이나 어렸을 때의 감염 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호흡기 감염을 위험인자에 추가했다.

위험인자 상호작용
빈곤, 즉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도 COPD의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하지만, 빈곤한 경우에 어떤 요인들이 폐질환 발생에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침은 이외에도 유전자(가족력, 선천성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고령, 성별(남성), 폐성장과 발달 등을 COPD 발생 및 진행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숙주인자로 소개했다.

최종적으로 “지금까지의 COPD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단면적 연구에 의한 것이며,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전 및 출생 전후 시기를 포함한 연구는 거의 없다”며 “위험인자간 상호 연관성에 대한 장기간 추적·관찰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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