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아닌 조절, 부분조절, 조절안됨으로 분류


천식치료의 목표는 천식의 증상을 조절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천식의 치료는 곧 천식의 조절을 의미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의 2011년 한국 성인천식 진료지침 개정판은 천식의 약물치료시 평가 - 치료 - 모니터링의 순환구조에 기반할 것으로 권고하는데, 여기에는 천식조절의 평가 - 조절을 위한 치료 - 조절유지를 위한 모니터링과 같이 모든 단계에서 조절이 목적으로 자리한다.

조절상태 따른 단계적 적용·조정
진료지침은 천식의 약물치료와 관련해 “개별 환자마다 현재의a 조절상태(current level of control)에 따라 1에서 5까지의 치료단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천식치료의 순환구조 속에서 조절상태를 평가해 치료단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부연한다. 치료전략 선택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이 조절상태에 따른 환자의 단계별 분류다.

종합하면 천식의 조절상태에 근거해 치료단계를 결정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침의 천식치료 알고리듬은 ‘조절상태’와 ‘치료단계’라는 두 가지 큰 지표를 연계하는 흐름을 따른다. 조절상태에 따라 결정된 현재의 치료단계에서 조절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절상태를 달성할 때까지 치료단계를 올리고, 최소한 3개월 정도 조절상태가 유지되면 치료단계를 내리는 식이다. 천식이 부분적으로 조절되는 경우에는 기존 약제의 증량이나 추가 약제투여 등 보다 효과적인 선택의 가능성, 이들 선택의 안전성과 비용효과, 조절상태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등에 근거해 치료단계의 격상이 고려돼야 한다.

조절, 부분 조절, 조절 안됨
진료지침은 환자의 증상조절 상태에 따른 천식의 분류를 제시하고 있다. 천식의 심한 정도와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도를 모두 종합해 조절 정도를 분류한 것으로, 주간증상·활동제한·야간증상 및 수면방해·증상완화제 사용·폐기능(FEV₁, PEF) 수치의 5가지 항목의 결과에 따라 조절(Controlled), 부분 조절(Partly Controlled), 조절 안됨(Uncontrolled)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천당과 지옥 오가는 천식환자
천식 환자 상태의 분류는 치료를 결정하고 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이 기준을 경증 간헐성, 경증 지속성, 중등증 지속성, 중증 지속성의 중증도로 잡아 분류했다. 하지만 천식의 유병특성으로 인해 이렇게 고정되고 틀에 박힌 중증도 분류가 임상현장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중증도 분류 자체가 복잡하고 환자상태를 제대로 반영(설명)하지 못하다 보니 진료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천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변화(變化)가 무쌍(無雙)한 다이나믹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하루 중에도 호르몬이나 자율신경계의 변화에 따라 조(朝)·주(晝)·야(夜)의 증상의 정도가 달라진다. 또 먼지, 황사, 매연, 찬바람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외부환경 요인에 따라 증상의 변화가 나타난다. 이렇다 보니 천식 환자들 대부분은 하루 중에도 경증과 중증을 오가고, 몇 달 동안 정상소견을 유지하다 갑자기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천식은 감기가 걸리면 급격한 증상악화를 나타낸다.

환자중심의 맞춤치료
하루에도 경증과 중증,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천식환자들에게 고정된 중증도 분류를 통해 치료전략을 결정하고 조정한다는 것이 꾸준하고 올바른 치료, 더 나아가 천식의 조절과 유지라는 치료목표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의대의 조상헌 교수(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천식의 치료는 경증이든 중증이든 증상 없이 잘 조절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증상의 조절 정도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의 천식 분류체계는 환자중심의 맞춤치료 패러다임의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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