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종양면역의과학연구센터´

"기초의과학센터의 중요한 역할은 생명과학의 기초적 연구에서 얻어진 지식을 기초학에 접목·응용하고 이를 임상의학에 적용하는 Translation Medicine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종양 면역학은 복합학문으로 종양세포가 숙주의 면역체계를 어떻게 회피하여 큰 종괴를 만들고 생명을 앗아가는 지에 대한 기전을 연구하고 해석하여 궁극적으로 종양치료를 목표로 합니다.

센터에서는 종양생물학·종양병리학·분자생물학·분자면역학·세포성면역학·체액성면역학·이식면역학·백신학·임상종양학 등의 지식이 망라된 기술의 통합과 노력을 통해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과기부가 지정한 기초의과학연구센터중 한 곳인 종양면역의과학연구센터(Tumor Immunity Medical Research Center)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철우 서울의대 병리학교실 교수는 "종양학 분야는 발암기전 및 암의 다단계 악성화과정 등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지식이 꾸준히 발전되어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분야는 수술·항암약물요법·방사선치료법 등 기존 치료법에서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암치료백신 개발같은 세계적인 경향에 하루빨리 동참해야 의학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지금까지 이 분야는 분자생물학이 종양학 연구에 응용되기 시작하면서 암세포 자체에 대한 연구는 활성화되어 암 유전자를 비롯하여 암세포의 신호전달체계 등에 대한 많은 지식을 얻게됐지만 인체의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종양-숙주의 면역체계 간의 상관관계 등)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었다.

이는 결국 미국을 위시한 의학선진국들은 암치료 백신들을 속속 개발, 빠르게는 2004년쯤 환자에게 실제로 사용될 계획으로 유방암 및 대장암 치료백신 임상실험에 들어간상태지만 국내서는 지난 1월 특허청으로부터 암치료백신에 관한 특허가 외국 제약사로부터 27건이 출원되었고 최근 더욱 증가추세에 있는 반면 우리 연구진은 한 건도 없는상태다.

따라서 이 센터는 최종 암환자에게까지 적용을 고려한 면역치료요법의 암백신 개발을 목표로, 공동연구를 위한 매개체가 되길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이를 위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연구 즉, 최적의 종양특이항원을 선택하고 실험모델을 제작하여 in vitro 및 in vivo system에서 면역반응 모니터링, 면역관용(immune tolerance)의 파괴 방법 모색, 최적의 adjuvant 개발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센터는 김철우 교수를 소장으로 이왕재(해부학)·박정규(미생물학)·황영일(해부학)교수와 서울의대 기초교실 및 암연구소의 대학원생·연구원 24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새로운 항-아포프토시스 분자, bfl-1의 두가지 아형에 대한 기능 연구", "T/Tn 암백신 제제의 개발", "자연살해능력 세포와 림포카인할성 살해세포에서 CM₁ 물질의 특성 규명", "성공적인 장기이식을 위한 면역학적 조절 기전 규명 연구(췌도 이식 모델을 중심으로)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암의 치료에 면역학적 방법이 고려되기 시작한 것은 약 100여년 전이며, 30년전 단클론항체의 개발에 따라 항체에 독소를 붙여 미사일요법으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살해하는 방법을 암치료에 응용했고, 1980년대에 인터루킨-2를 이용한 소극적 면역 치료요법(passive immunotherapy)이 선을 보였지만 이를 뒷받침할 학문적 연구가 선행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인체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 사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었다.

최근 면역학·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종양면역분야의 연구가 급속히 진전되어 종양에 대한 숙주의 면역상태, 종양특이항원에 대한 세포성 면역반응의 유도 그리고 종양항원의 발현과정 등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어 있고 현재 미국에서는 이러한 지식의 응용으로 암치료백신(active immuno-therapy) 개념의 신치료법이 약 30여종 임상실험 중에 있어 기타 치료 방법들과 병용할 경우 최소한 암환자의 전이 억제와 수명연장을 가능케하고 완치율 또한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암치료백신은 ▲환자로부터 적출한 암세포 자체 혹은 말초혈액으로부터 분리, 배양시킨 dendritic cell(DC)에 종양특이항원 혹은 암세포를 접촉시킨 후 환자 자신에게 백신으로 주입(ex vivo)을 하는 세포 백신 방법 ▲종양특이항원으로 밝혀진 단백 중 면역 반응을 잘 유발하는 항원을 선택하여 plasmid vector 등을 이용하여 대단위로 생산하거나 종양세포주를 대단위로 배양하여 종양세포주의 세포막으로부터 polyvalent 항원들을 추출하여 백신하는 단백 항원 백신 ▲종양특이 유전자를 viral vector 등에 넣어 직접 주입하는 DNA 백신이나 특이 MHC class I 유형만을 타겟으로하는 펩타이드 백신 등 3가지 유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들 세포백신은 환자 개개인의 조직적합성이 서로 같아 암치료 특성에 가장 맞는 맞춤치료가 될 수 있는 반면, 환자마다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백신을 각각 제조하여야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고가의 백신 제조비가 소요될 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은 세포 내 분자들이 함께 투입되어 추후 자가면역질환의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 있는 장·단점이 공존한다.

김 소장은 암환자에서 면역관용 현상은 종양이 숙주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TGF-beta, IL-10 등이 강력하게 면역세포를 억제하고 이로 인해 T-림프구, NK-세포, DC, 대식구 등의 활성이 억제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면역관용 유발 기전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져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과 보다 강력하게 세포성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adjuvant를 개발하는 것이 암 치료 백신의 임상 적용을 앞당길 수 있는 첩경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암치료백신개발은 여러 학문 분야들의 접목 없이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가 불가능하다며 "팀"의 구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분야 전문가들로 하여금 최고수준의 기술습득과 상호 유기적 연구를 진행하게 한후 국내 호발하는 암에 집중케 할 필요가 있다며, 소수의 고가 장비도 필요하지만 실험 재료 및 소모품비 소요 비용이 기타 연구에 비하여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기초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인·물적 지원이 장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이같은 연구개발외에도 타연구 프로젝트와도 연계,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서 한국인의 위·간암에서 특정 변이 유전자를 발굴하고 있는데 확인된 이 유전자들을 암치료백신의 타겟 항원으로 적용한다면 항암면역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가 종양면역학 분야 연구자들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한다는 김소장의 작은 바램이 우리나라 기초의학의 발전이라는 커다란 열매로 되돌아 오기를 기대한다.


▲종양(변형)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세포는 세포살 T-세포이다. 하지만 종양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종양세포로부터 떨어져나온 종양특이 항원을 받아들이고 표면에 발현하는 수지상세포와 활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조력 T-세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종양면역학의 궁극적 목표는 이들 세포들의 상호 활발한 접촉을 유도하여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살해하는 강력한 T-세포를 양산하는 것이다. 하지만 암 환자에서는 종양세포가 분비하는 다양한 물질들에 의해 면역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저하되어 있어 수지상세포와 T-세포들의 활성에 장애가 초래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정상인과 유사한 T-세포 활성 면역 체계를 유도하기위해 면역활성보조물질과 각종 사이토카인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Tumor cell: 종양세포, ▲CTL: 세포살 T-세포, DC: 수지상세포, ▲HTL: 조력 T-세포, ▲MHC 1: 주조직적합항원 1, ▲MHC 2: 주조직적합항원 2, ▲TCR: T-세포 수용체, ▲Peptides: 종양특이펩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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