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환경·교육프로그램 개선 세계 공동 주제

지난 5월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 만난 미국의사협회 부회장으로부터 세계 전공의 포럼 추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와서 많이 설레였다.

그리고 한달후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미국 전공의-전임의 협의회(AMA-RFS)의 사무총장으로부터 역사적 전공의 포럼 개최에 관한 전자우편을 받았다.

우선은 전공의 및 전임의 협의회가 있는 나라 중 이에 관심이 있는 나라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었다.

지난 의료파업 당시 대전협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사를 추진하였으나 반쪽으로 끝난 적이 있어 나로서는 우리의 경험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었으며 그 당시 우리나라에 온뉴질랜드 전공의 협의회를 소개해 주었다.

드디어 포럼 한달전인 지난 9월초 제1회 세계 전공의 포럼 스케줄 및 프로그램을 보내왔으며 대전협에서는 나와 서정성 회장님이 같이 참석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10월 2일 세계의사회 총회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역사적인 제1회 세계 전공의 포럼의 막이 올랐다.

전날 아틀란타에서 시험이 있는 관계로 미국에 미리 도착하여 시차는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였으나 서정성 선생님이 광주공항의 안개로 하루 늦게 도착하여 개회식은 혼자참석하였다.

개회식에 참석하기전 세계의사회에 참석하신 의협의 문태준 명예회장님, 신상진 회장님, 법제이사님께 잠시 인사를 드리고 회의실로 향하였다.

드디어 전자우편으로만 인사를 나누었던 전회장인 Michael Suk과 사무총장인 Michael Flesher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사무총장인 Michael Flesher는 이전에 전화통화로는 젊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만나고 보니 대머리 아저씨였고, 전회장인 Michael Suk은 한국인 2세로 현재 영국인 부인과 함께 뉴욕에서 정형외과를 전공하고 있는 전임의 1년차이며 아버지 역시 정형외과 전공으로 시카고에 살고 있다고 하였다.

이번 포럼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총지휘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Michael Suk이며 이번 포럼을 기획하게 된 동기가 바로 작년 대전협의 대표를 미국 전공의-전임의 총회에 참석시킨 것에 영감을 얻었다고 개회사에서 언급하였다.

이번 포럼에는 핀란드 젊은의사 협의회와 Permanent Working Group of European Junior Doctors Association 회장, 아일랜드 젊은 의사 협의회 회장, 캐나다 전공의 협의회 회장, 중국의사협회 사무총장, 일본의사협회 상임이사, 미국 전공의-전임의 협의회 회장, 부회장 등 총 27개국 대표가 참석하였다.

다음날인 목요일은 오전에 전미국의사협회장이며 현 세계의사회 이사회 의장인 Dr.Randy Smoak의 조찬 강연이 있었으며 점심식사시간에는 전공의와 의료 윤리에 대한초청연자의 강연이 있었다.

이번 세계의사회 총회의 주제가 생화학 테러리즘이어서 많은 취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후에는 세계전공의포럼의 발전 방향 및 명칭 등에 대해 각국별로 의견을 교환하였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이 각국마다 독특한 의료환경 및 제도를 가지고 있어 전공의, 전임의, 젊은 의사(Junior Doctors) 등 용어의 통일이었다.

Resident는 주로 미국식 교육환경을 가진 나라, Junior Doctor는 유럽식 교육환경을 가진 나라에서 쓰는 용어라서 두 용어 모두 사용하기로 하였다.

즉 봉직의와 개원를 제외한 training 과정에 종속되어 있는 의사를 포함시키기로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포함된다고 하겠다.

그 다음은 협의회의 명칭이었다. 약 4시간 정도의 논의 끝에 영어로 "보호하다"는 의미를 가진 "Guard"와 비슷한 발음을 지난 "GARD(Global Alliance of Residents and junior Doctors)"로 결정되었다.

이번 포럼에서 확인한 한가지 사실은 전공의들의 모임에서 이야기하는 주제가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주요 이야기 거리는 역시 전공의 수련 환경 및 처우, 교육프로그램 개선 등 이었다. 4일간 진행된 수많은 회의를 통해 참으로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로 많은 회의가 진행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시하면, 이번 회의를 제외하고도 세계의사회 일로 국제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많이 있었으나 항상 느끼는 것이 한국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러갔다와서 좋겠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계의사회의는 보통 아침 8시경부터 시작하여 저녁 식사까지 끝나면 거의 밤 10~11시이며 개인시간이 조금도 없다.

워싱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도 못하고 회의가 끝나자 바로 논스톱도 아닌 3번 경유하는 비행기로 21시간의 비행끝에 밤10시 넘어 도착하여 전공의 신분인 나로서는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병원에 출근하는 강행군이었다.

아마 이러한 스케줄이라면 어느 누구도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1년에 한번인 휴가를 이렇게 보낸 나에게 놀러갔다와서 좋겠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매우 섭섭하다.

이번 포럼을 계속적인 협의회로 진행시키기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우선적으로1차목표로 삼은 것이 의료제도와 국가면허제도에 관련된 각국의 수련과정과 근무조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의 형성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진행시키기 위해 각국의 대표가 참가하는 7인의 임시위원회가 형성되었고 임시위원회는 다시 4개의 분과(정보통신국, 기획국, 홍보국, 법제국)로 나누었으며 Dr. Michael Suk이 임시 위원장으로 이끌어갈 예정이다.

잠정적으로 합의된 사항은 내년 9월 다음 세계의사회가 열리는 헬싱키에서 2차포럼을 갖기로 했으며 가능한한 우선적으로는 경비없이 활동하기로 하였고 사무국 활동은 미국의사협회에서 보조해 주는 것으로 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이 되는 내년 1월경부터 더 많은 나라들의 가입을 유도할예정이다.

이 포럼의 최종 목표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현재 세계의사회와는 독립된 단체로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전세계적인 협의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세계 전공의에 대한 대표성 확보 및 보건의료의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단체가 되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