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들 "글로벌 임상 연구 많아 영향 없다"

국내 대표적인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인 발사르탄이 때아닌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동양인 대상의 랜드마크 연구로 평가받고 있는 KYOTO HEART 연구 철회 배경이 당초 알려진 단순한 수치 오류를 넘어서 의도적 조작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Science지가 입수한 교토현립 의과대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연구팀은 KYOTO HEART 연구에서 나타난 발사르탄의 뇌졸중, 협심증 등 심혈관 위험 사례를 실제보다 적게 나타나도록 조작했으며, 또한 대조군의 심혈관 위험 사례는 늘려 발사르탄의 심혈관 예방효과가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이 결과는 일본 Circulation과 유럽심장학회 저널에 그대로 실렸고 지난해 수치 오류설이 불거지면서 올해초 모두 철회됐다.

원래대로라면 발사르탄은 비ARB군대비 협심증을 49%를 줄여주며, 또한 뇌졸중은 45%를 낮춘다. 하지만 이번 사실로 해당 효과가 조작된 수치로 판명나면서 더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일부 병원에서 처방중단을 결정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서는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KYOTO HEART 연구가 많은 연구 중 하나이고, 더불어 특정 국가의 연구라는 이유에서다. 또 예방효과가 과장됐을 뿐 강압효과와 안전성면에서는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디오반은 VALUE, NAGOYA HEART, VALIANT/Val, Val-HeFT, JIKEI, GISSI-AF 등 다양한 글로벌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이기 때문에 하나의 연구가 잘못됐다고 해서 국내처방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에서도 논문이 철회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방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 개원의 내과 원장은 "발사르탄을 처방하는 첫번째 목적은 강압효과에 있는데 그점에서 약효는 여전히 입증돼 있다"며 "더군다나 이번 사건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아니라서 영향은 없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정부분 경쟁력 소실로 인한 제품 브랜드의 가치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KYOTO HEART 연구가 수많은 메타분석 연구로 재인용된 만큼 해당 연구는 모두 철회되거나 인용할 수 없게 됐고, 이로 인한 영향도 일부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같은 부정적 견해를 얼마나 잘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사건을 맞은 한국노바티스 측은 "기존에 나온 긍정적인 연구 결과들을 다시 한번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안도의 한숨이다. 한 국내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암로디핀 발사르탄 복합제 제네릭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안이 발생돼 당황했다"면서 "다행히 파장이 크지 않아 제품을 준비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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