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태평양 간암 전문가 회의(APPLE)서 강조



간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만성 B·C형간염이다. 병인론적 측면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HBV)와 C형간염 바이러스(HCV)가 간세포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 간세포암 환자의 80% 가량이 HBV와 HCV에 감염돼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간염과 간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2006년 발표된 REVEAL-HBV 연구가 대표적이다. 대만인 대상의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 HBV DNA 수치의 상승이 간경변증·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e항원(HBeAg)과는 독립적으로 간세포암의 강력한 표지인자라는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간염에서 간암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사전에 막는 예방전략이 간암 극복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할 수 있다. 첫째는 간염 예방백신의 접종이다. 간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간염 폭증을 경험한 대만에서는 1984년 이후부터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백신접종 사업을 실시한 결과, 궁극적으로는 간세포암의 발생빈도가 감소하는 성과가 보고된 바 있다.

두번째 전략은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 치료로, 이미 시작된 여정의 길목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항바이러스 요법을 통해 간암을 근절시킬 수는 없지만,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HBV를 조절하고, HCV를 근절시키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세포암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항바이러스 요법은 간세포암의 치료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 간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전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용하면 HBV 재활성화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들은 항암 화학요법에 앞서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간기능의 퇴행을 억제해 항암치료의 지속과 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7월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간암 전문가 회의(APPLE)’의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간암의 실태와 관리전략에 대해 집중조명한다.


지난 7월 5~7일 부산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간암전문가회의(APPLE)’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간암 및 간염 실태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핵심은 간암의 발생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간염이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대만국립대학의 Ding-Shinn Chen 교수는 “병인론적 측면에서 HBV와 HCV가 간세포암의 주요 위험인자”라며 “아시아 지역 간세포암 환자의 80% 가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밝혔다. REVEAL-HBV 연구에서는 대만인 대상의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 HBV DNA 수치의 상승이 간경변증·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e항원(HBeAg)과는 독립적으로 간세포암의 강력한 표지인자라는 것이 확인됐다.

HBV DNA 수치가 300 copies/mL 미만인 경우 간세포암 빈도는 연간 10만명 당 108건, 100만 copies/mL 이상에서는 연간 10만명 당 1152명으로 혈액내 HBV DNA 수치의 높고 낮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HBV DNA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암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용량-반응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의 연관성은 기저시점에서 성별, 연령, 흡연, 음주, HBeAg 여부, 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 간경화증 등의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했다(P<0.001). 특히 HBV DNA와 간세포암의 연관성은 기저시점에서 간경변증이 없고 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가 정상인 HBeAg 음성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또한 관찰기간 동안 혈청 HBV DNA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환자에서 간세포암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혈청 HBV DNA 수치의 상승(1만 copies/mL 이상)이 간경변증, 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 HBeAg와는 독립적으로 간세포암의 강력한 표지인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간암의 또 다른 문제는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기병기에서 진단된다는 것이다. 치료에 가장 중요한 조기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간세포암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연세의대의 한광협 교수는 이에 대해 “아·태 지역에서 검진에 대한 인식부족, 진단기술의 제한적 적용 등으로 인해 간암을 조기에 잡아내지 못함에 따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Institute of Liver and Biliary Science의 Sunil Taneja 교수는 “간세포암 환자의 대다수가 만성 간염과 간경변증을 동반한 고위험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간세포암 검진의 명확한 표적그룹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B형간염 바이러스(HBV)와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이 간세포암의 주요한 위험인자인 만큼, 이들을 적절히 통제하면 간암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 지질이상, 고혈당 등의 위험인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위해서는 간염 - 간섬유화·간경변증 - 간암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은 백신접종과 항바이러스치료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백신접종
간염 예방백신의 접종은 간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전략이다. 간염 폭증을 경험한 대만에서는 1984년 이후부터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백신접종 사업을 실시한 결과, 궁극적으로는 간세포암의 발생빈도가 감소하는 성과를 보고한 바 있다. 대만국립대학의 Ding-Shin Chen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6~9세 연령대의 소아에서 간세포암 빈도는 인구 10만명 당 0.49명에서 0.16명으로 감소했다. 10~14세 연령대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0.56명에서 0.21명으로, 15~19세 연령대는 인구 10만명 당 0.61명에서 0.20명으로 유의한 감소가 관찰됐다(P<0.001).

항바이러스 치료
두번째 전략은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 치료로, 이미 시작된 여정의 길목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항바이러스 요법을 통해 간암을 근절시킬 수는 없지만,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데는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HBV를 조절하고, HCV를 근절시키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세포암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

일본 토라노몽의대의 Tetsuya Hosaka 교수는 최근 미국간학회 공식저널 Hepatology에 게재된 대규모 일본인 대상 연구결과를 발표, “장기적인 엔테카비르 치료를 통해 HBV 감염 환자의 간세포암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치료그룹과 치료받지 않은 그룹을 비교·관찰한 결과, 2·3·4·5년 시점에서 간세포암의 발생빈도가 0.7%·1.2%·2.5%·3.7% 대 4.0%·7.2%·10.0%·13.7%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앞서 Lancet에 발표된 테노포비어의 장기간 관찰연구도 간섬유화·간경변증 개선효과를 보고하며 간세포암 예방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테노포비어 5년 치료결과, 조직학적 개선·섬유화의 퇴행·간경변증의 개선 등에서 유의한 성과가 도출됐다. 연구 각각이 한계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간염이 간섬유화·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새로운 근거라 할 수 있다.

간암 재발예방
항바이러스 요법은 간세포암의 치료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 가톨릭의대 장정원 교수는 ‘HBV에 의한 간세포암의 조절’에 대해 발표, “간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전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용하면 HBV 재활성화를 줄일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들이 항암 화학요법에 앞서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간기능의 퇴행을 억제해 항암치료의 지속과 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울산의대 정영화 교수팀은 미국암학회 공식저널 Cancer에 게재된 연구를 통해 “간암수술 후 페그인터페론 보조요법 환자군에서 재발위험이 6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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