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의대 "전정와우기관 연구센터"

"우리 연구센터는 국내에서 인체의 평형기능과 청각기능에 관여하는 연구자 및 연구집단이 정보와 지식 및 재료를 공유하는데 있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난청과 어지럼증 등 내이기관 장애가 21세기 들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전체 인구의 15%가 크고 작은 청각장애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센터의 연구과제가 암연구처럼 세인의 관심을 못받을지는 모르지만, 내이(內耳) 전정와우기관 연구분야에서 만큼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광의대 "전정와우기관 연구센터(Vestibulocochlear System Research Center, VSRC)"의 책임을 맡고 있는 박래길 교수(미생물학교실)는 국내에서의 전정기관 기능에 대한 연구업적이 일부대학이나 몇몇 연구소를 제외하고는 선진국과 비교해 미약한 수준이며 연구여건(인력, 연구비, 인프라) 또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가능성과 연구성과가 약속돼 있는 미완의 개척지에 도전, 국내 기초의과학계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박교수팀의 야심찬 포부다.

이런면에서 본다면 "VSRC"가 과학기술부 지정 11개 기초의과학센터(MRC) 중 한곳으로 선정된 것은 정부가 기초의과학계의 고른 발전을 위한 전방위적 투자를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어 의료계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VSRC"가 국가 차원에서는 최대 규모인 기초의과학육성계획 대열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박교수는 "경쟁력 확보가 용이한 연구과제를 택했다는 점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초의학 연구진이 참여, 탄탄한 연구기반과 연구업적(SCI 논문) 등 인프라를 구축했고 학교재단측이 보인 확고한 지원의지가 MRC 선정에 중요한 요인이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VSRC"의 근본적인 설립목적은 전정와우기관에 대한 효율적인 연구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집단을 형성하고 전문성을 하나로 통합해 유기적으로 활용, 이를 통한 전정와우기관 연구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에 앞서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정기관 기능조절 물질(기술)과 내이질환 치료제(법) 개발이라는 최종목표와 직결되는데 박교수팀은 이를 위해 3가지의 주요 세부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제1 세부과제는 병태생리학적 연구로 ▲전정와우기관 유모세포에서 감각신호 발생과 신경망에서 신호처리 체계 규명 ▲유모세포 손상의 병태생리학적 기전 연구 ▲전정와우기관 질환의 진단 및 치료장비의 기초기술 개발 등으로 대변된다.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제2 세부과제에서는 ▲유모세포의 성장, 분화 및 손상의 신호전달기전 연구 ▲유모세포의 성장, 분화 및 사멸을 조절하는 유전자 발굴 및 기능연구 ▲전정와우 유모세포의 손상 회복기술 및 줄기세포 연구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제3 과제는 ▲유모세포 손상 모델 확립 및 유모세포 손상방어 약물탐색 ▲유모세포 손상억제 약물 연구 및 그 표적인자 발굴 ▲효능물질의 물리·화학적 성상연구 및 표적인자와의 상호작용연구 등의 약물치료연구 분야다.

"VSRC"는 세부과제들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3차에 걸친 단계별전략을 수립, 실천한다

이같은 연구사업의 예상 기대효과는 실로 다양하다.

우선, 유모세포 손상 실험모델에서 중추신경계 회로망의 신호전달체계와 신경가소성의 형성기전 규명으로 뇌에서 기억의 생성기전에 대한 기초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정와우 감각유모세포에서 감각신호 형성 및 조절에 대한 병태·생리적 기전 규명은 "나노공학"을 접목한 인공전정 및 와우의 생체이식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기초 연구자료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전정와우 감각세포의 성장·분화 및 손상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현하는 유전자의 비교·분석을 통해 내이의 손상과 재활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내고, 각 유전자들의 발현과 전정와우 감각세포의 생존 및 사멸의 신호전달체계를 네트워크화 시켜 전정와우 감각세포 발생의 전체적 모델을 제시하면 내이질환치료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기대효과 중 하나다.

"VSRC"내의 본격적 연구와 함께 전정와우기관 연구분야의 인력양성을 위한 계획도 추진된다.

우선 관련 소속학과의 전임교수 임용시 센터 연구에 필요한 교수를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센터 연구만을 수행하는 연구교수를 연구시작 연도에 추가 채용한다.

박사과정의 자질향상을 위해서는 소정의 연구능력을 갖춘 학생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등 독립적이고 창조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Post-Doc 과정 연구원에게는 1년 이상 외국 우수 연구소 및 대학 연수기회를 부여해 국제적 연구능력을 함양시키고, 국내 유수 연구기관과 산업체에 6개월 이상 연수를 추진, 연구영역 및 학제간 연구기반의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박교수는 전했다.

이외에도 원광대와 전정와우기관 연구센터는 세부과제 책임자들 대부분이 외국에서의 연구경력이 있는 점을 십분 활용, 이들이 외국 유수대학 교수들과 진행중인 공동연구과제들을 센터 과제에 적용 및 응용하고 대학내에서의 국제학술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국제협력을 통한 센터 발전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올림픽을 포함한 세계적 스포츠 경기에서의 성적에 비교하면 국내 기초의과학계의 수준이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으로, 최근의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출판되는 해외저널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논문피인용지수나 충격지수(impact factor)는 아직 부끄러운 수준에 있다"고 밝힌 박교수는 국내 기초의과학계의 발전을 위한 첫째 조건으로 정부의 인적(기초과학자 육성), 물적(정부, 민간 연구비) 투자가 선진국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노벨의학상을 기대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기초과학의 토대를 하나하나씩 준비해야 종국에는 피라밋을 쌓을 수 있다"는 박교수의 말처럼 원광의대 "전정와우기관 연구센터"가 국내 의과학계를 빛내줄 수 있는 아름다운 한 알의 밀알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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