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의대 홍창형 교수 등 장기추적연구...발병위험 49% 높아

빈혈이 있는 노인에게 치매 경고등이 켜졌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 교수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신경과전문의 크리스틴 야페 박사가 Health ABC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평균나이가 76세인 지역사회 노인 2552명을 대상으로 11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빈혈이 있는 노인은 빈혈이 없는 노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4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가 저명한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logy) 최신호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치매 진단은 11년 전 첫 조사 때 빈혈이 없었던 2159명은 나중에 17%만 받았지만, 빈혈이 있었던 393명은 무려 23%나 받았다.

연구팀은 빈혈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빈혈로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빈혈과 치매의 관련성에 대해 그동안 소소하게 나온 연구와는 달리, 대규모 노인집단을 장기간 연구했을 뿐 아니라 연령, 교육수준, 인종, 성별 등 16가지 치매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홍창형 교수는 "노인에서 빈혈과 치매는 흔하기 때문에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빈혈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일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논문은 향후 정부의 치매예방 프로그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또 "노인에서 흔한 빈혈은 영양결핍, 콩팥기능 저하, 위장관 출혈, 만성염증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기고 두통과 어지러움, 무기력감을 유발한다. 일단 빈혈이 생기면 적당량의 육류와 녹황색 채소를 자주 섭취하고 혈액검사, 소변검사, 내시경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보건기구에서 정한 빈혈의 기준은 노인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남자는 13g/dL, 여자는 12g/dL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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