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이 희귀 질환 치료제를 잇따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제약사들은 해당제품을 겨냥하기 위한 질환 홍보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마케팅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출시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제약사들이 준비하는 희귀약 들은 에드세트리스, 길레니아, 젤보라프, 벤리스타, 자카비 등 대략 5종이다. 솔리리스(야간발작혈색소뇨증), 보트리엔트(전이성 연조직육종) 등 일부 품목은 약가협상을 마치고 급여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호지킨림프종 및 전신역형성대세포림프종(sALCL) 치료제인 에드세트리스주(성분명 브렌툭시맙베도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법인 설립이후 첫 희귀 혈액암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다.

이 약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ASCT)을 실패하거나 이식할 수 없는 환자에서의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이전 복합 화학요법에 실패한 경우, 최소 한가지 이상의 이전 복합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신역형성대세포림프종(sALCL)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효과도 대폭 개선됐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하거나 치료에 불응한 호지킨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보면 전체 환자의 75%에서 전반적인 객관적 반응(완전 또는 부분 관해)이 나타난다. 특히 34%의 환자에서는 완전 관해를 보인다.

기대가 큰 듯 홍보활동도 시동을 걸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비호지킨림프종에 대한 질환 소개와 함께 에드세트리스의 효과를 소개하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길레니아(성분명 핀골리모드)를 출시한다. 이 약은 일본미츠비시 타나베 제약사로부터 라이센스 받아 개발한 약물로, 중추신경계에서 면역체계 공격을 줄이는 새로운 계열인 스핑고신 1-인산 수용체 조절자(S1PR modulator) 이다. 특히 최초의 경구용 약제로 허가전부터 주목을 받은 약물이다.

발·이장성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TRANSFORMS 연구에 따르면, 길레니아는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 베타1a IM에 비해 연간재발률을 52% 낮춘다. 또 대규모 3상임상인 FREEDOMS 연구에서는 길레니아가 연간재발률을 위약대비 54% 낮춘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이같은 우수한 효과를 토대로 현재 급여절차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이회사는 골수섬유증 치료제 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도 준비중이다. 골수섬유증은 다능조혈기원세포의 클론성 질환의 하나로, 섬유화 된 골수가 혈구생성에 오류를 일으켜 비장비대 등의 기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제3상 연구인 COMFORT-II의 3년 연구에 따르면, 자카비는 사망위험율을 최적의 지지요법군 보다 52% 낮춘다. 비장비대증 치료 효과 또한 뛰어나 자카비군의 절반가량에서 크기가 35% 이상 줄여준다.

노바티스 역시 희귀성 질환 약물이 두개나 출시되자 질환을 알리는 등 홍보활동에 돌입했다. 내부적으로는 고형암 부서와 혈액암 부서로 나누는 등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 강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로슈는 전이성 흑색종 치료제 젤보라프(성분명 베무라페닙)를 준비중이다. 이 약은 BRAF V600E 유전자 변이-양성 전이성 흑색종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최초이자 유일한 맞춤 의약품이다. 로슈가 지금까지 수행한 신약 개발 프로젝트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된 약으로도 유명하다. IND(임상시험계획서) 제출로부터 미국 FDA 승인에 이르기까지 5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됐다.

3상 다국가 임상 시험 BRIM3 연구에 따르면, 젤보라프로 치료하면 기존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는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을 56% 감소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은 전신 홍반 루푸스 치료제인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을 출격 대기중이다. 지난 1958년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치료제이다. 기존의 최적요법보다 약 30% 이상 더 효과가 높으면서도 부작용은 감소시킨 약물이다.

3상 다국가 임상 시험 BRIM3 연구에 따르면, 젤보라프로 치료하면 기존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는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을 56% 낮출 수 있다. 회사 측은 약가협상을 서서히 준비중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에 맞물려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제약사들도 해당 약제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고가 약제이기 때문에 약값협상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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