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홍성태 부회장

1. 의학학술지 225개 중 SCI(E)급 27개
2. 영문전환, 수준높은 논문 유치 몸부림
3. 연구자들 논문 순위 매기기 경계 움직임
4. "실력있는 에디터 먼저 양성해야"
5. "IF 2.653,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
"에디터가 무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 학술지 에디터를 맡고 있고, 업무는 대부분 아랫사람에게 시키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또 이사장이 바뀌면 학술지 에디터도 바뀌는 등의 일들이 계속된다면 국내 학술지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국내 학술지 에디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편협) 홍성태 부회장(서울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의 말이다.

2014년 3월 의편협 차기회장인 홍 부회장은 학술지 에디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는 것이 우리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학술지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방향 등에 대해 홍 부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 IF가 높은 학술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IF 30점대가 넘는 학술지의 에디터들은 교수를 직업으로 하지 않고 에디터를 풀타임으로 일하고 스탭들도 우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우리는 교수가 진료도 하고 에디터도 해야 하고 한마디로 가내 수공업 수준이라 상대가 안 된다. IF가 높은 학술지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실력 있는 에디터를 만들어야 한다.

- 현실 고려하면 에디터 육성이 쉽지 않다.
아마추어는 학술지의 에디터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정년퇴직하는 교수들을 에디터로 키우는 것이다. 실력 있는 교수들이 정년퇴직을 하면 대부분 사립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차라리 학회 차원에서 이들을 에디터로 육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장기 프로젝트로 젊은 에디터를 육성해야 좋은 학술지를 만들 수 있다.

- Peer Review 시스템은 어떤가.
Peer Review를 의편협에서는 전문가 심사라고 하는데 의사 대부분이 귀찮아한다. 비용도 받지 못하고 시간만 빼앗기는 일이라 생각한다. 유명한 교수나 일명 거물로 불리는 교수들은 심하게 말해 '빵점'이다. 아랫사람한테 모두 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는 정말 문제라 생각한다.

- 학술지의 통합 발행을 주장하는 이유는?
학회들이 세부학회를 만드는 것은 정상적인 학문의 발전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세부 학회다보니 제대로 된 논문이 부족하다.

좋은 논문은 거의 외국저널에 싣고 남아 있는 논문은 전문의 교육용이라 할 수 있는 수준 이하의 것들이다. 한마디로 '난쟁이 학술지'들이 되고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관련 학회들이 모여 통합 학술지를 만드는 것이 낫다.

- 연구자들의 국내 학술지 인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연구자들이 논문을 쓸 때 국내 논문은 인용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우리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IF가 높아지길 바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년 의편협에서는 '국내 논문 인용 인커리지 캠페인'을 예정하고 있다.

- SCI를 냉정히 봐야 한다는 얘기는 무엇인가?
연구자들이 너무 순진하게 SCI를 보고 있다. 톰슨 로이터사는 상업적으로 SCI IF를 활용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논문들은 더 많이 등재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의 구색 맞추기가 끝났기 때문이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선언도 톰슨 로이터사를 견제하기 위한 액션이라는 목소리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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