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셀박스' FDA 승인이 한 몫…안전성 문제·높은 가격은 한계

1. 경쟁력 있는 백신, 효자상품으로 주목
2. 2009년부터 적자폭 증가 ... 고가백신 수입이 한몫
3. 세포배양 백신이 대세... 너도 나도 투자
4. 국내 백신 과잉 생산, 퀄리티 떨어진다
5.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 김우주 단장

전문가들은 백신 시장의 다음 주자는 세포배양백신이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배양용 세포주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생물반응기에 투입해 부유배양, 정제과정을 거쳐 만든 것이 바로 세포배양백신이다.

지금 사용하는 백신은 유정란을 확보하는 시간이 너무 길고 또 유정란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을 때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의 여러 가지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세포배양백신은 이런 점에서 자유롭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세포배양백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으면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주춤한 상태였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노바티스가 세포배양 기술로 만든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인 '플루셀박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플루셀박스가 시장에 나오는 데 까지는 미국 정부의 도움이 컸다고 알려졌다. 실제 미국 정부는 플루셀박스에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장인 고려의대 김우주 교수는 "미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신형 인플루엔자(H1N1)가 유행했을 때 이를 통제하는데 실패했다는 자체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백신 생산시간을 반드시 줄여야 하고 세포배양백신이 답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답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 해 12월 플루셀박스를 허가한 것이 그 신호탄이고 앞으로 WHO, 미국 FDA, 유럽 등이 세포배양 백신으로 방향을 틀고 있기 때문에 대세는 세포배양백신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김 교수의 말처럼 국내외 제약사들 모두 세포배양백신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 다케다도 박스터의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중장기 백신 생산을 발표했는데, 올해 3월 일본 보건당국에 H5N1 백신의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때 힘을 발휘했던 녹십자는 '신종인플루엔자 범 부처 사업단'이 추진하는 사업 지원과제로 선정된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해 오는 현재 비임상단계에 있고 2014년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생산할 예정에 있다.

SK케미칼도 자체 연구개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의 1상 임상시험을 지난 해 9월 고대구로병원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해 가을에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LG 생명과학, 일양약품 등이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해 세포배양백신 생산에 나서고 있다.

세포배양백신이 대세라고 해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포배양백신을 생산하려면 우선 안정된 생산을 유지하고 또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력이 담보돼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또 유정란을 이용한 백신을 생산할 때보다 세포배양탱크 등의 시설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상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백신 가격도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안전성 문제다. 발암성 리스크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한정 세포배양백신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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