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제 폐지가 본격적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화재가되기 시작한 것은 2011~2012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졸업 후 인턴이라는 수련과정이 사라져 환영하는 이도, 3·4학년때 실습의 부담이 가중될 것 같아 우려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자대 병원이 아닌 타병원으로의 진출이 이전보다는 더 어려워질것 같아 우려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만 떠돌다가 2012년에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서는 점차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12년 처음 시행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인턴제 폐지의 직격탄을 맞게 될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없이 절차가 진행된다는 것에 대해 우려가 높았다.

전국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기존에 실시하던 교육과정이 수정될 때에는 학생들의 충분한 피드백과 평가, 결과물 등을 바탕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하물며 졸업 후에 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다뤄야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일해야 하는 의료인의 수련과정을, 당사자들 및 예비 의료인인 학생들의 의견 없이 기존의 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꾸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학생들이 동의했다.

만일 인턴제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 여파를 감당할 대체 방안들을 고려할 때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결정한다는 것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 결과, 기존에는 학생의 의견을 반영할수 없었던 보건복지부의 인턴제 폐지 TFT에 의대협의 대표가 참여,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연결다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그 성과로 몇 차례의 TFT 회의에 의대협의 대표가 참여해 레지던트 수련기간 단축보장, 학생 실습강화에 대한 안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3년 4월, 2015년에 인턴제를 폐지하겠다는 '인턴제 폐지 입법 예고'를 예고했다. (이는 인턴제 폐지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이를 예고하는 것을 법제화 한 것이다.) 이 시기까지의 TFT내용을 보면, 아직까지 폐지 후에 벌어질 문제들에 대한 준비가 완비되지 않았었다.

대표적인 사항으로는 인턴 인력을 어디서 대체할 것인지, 인턴수련을 하고 레지던트를 지원하는 학생과 본과 졸업 후에 바로 뉴레지던트(NR)를 지원하는 학생들간의 병원 내에서의 과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한 방안 등이 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를 할 때까지 '인턴제 폐지를 먼저 법제화 하고, 그 후에 예상되는 문제들을 1년~1년 반동안 연구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즉,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만약에 섣불리 입법 예고를 한 후에, 주어진 기간동안 병원-학생-의사-환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이나 제도가 완비되지 않으면, 이들 구성원 모두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목소리들이 들려, 의대협은 인턴제 폐지 시기를 학생과 의료인, 병원, 그리고 환자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만한 시기를 알아보고자, 시행시기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를 2013년 상반기에 한 번 더 실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학생들의 공식적인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는 약속 아래 인턴제 폐지는 하되, 기존의 2015년 폐지를 시행할 것인지, 아니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구한 후에 2015년 이후에 폐지를 할 것인지, 전국 41개 대학을 대상으로 각 학교 학장단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실 인턴제 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련기간이 불필요하게 길고, 병원내에서 소속된 곳이 없고,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해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방안으로 인턴제 폐지를 주장한 것이다. 이는 안정적인 진료권을 보장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민 모두를 위한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앞이 불투명한, 위험한 외나무다리에서 전진시킬 필요가 있을까? 우리 학생들은 한 분야에 대한 전문인이 되기까지, 안정적인 틀 안에서 교육 받고 수련 받는 것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있다.

부디 모두가 안심할 수 있게끔 보장되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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