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화장품, 비급여의약품 등 팔아 명맥유지

국내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감소 위기를 사업 다각화로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진단은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가 18일 발표한 '약가인하 이후 제약산업의 변화' 정책보고서에서 나왔다.

보고서는 2011년 7월1일부터 3개년 계획으로 시작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에 따른 약가인하와 지난해 4월 일괄 약가인하 조치 등이 제약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계수적으로 분석했다.

심평원 의약품 청구실적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국내 68개 상장 제약기업들의 2012년 약품비 청구액이 5조291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8%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약품비 청구실적은 1조26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12%나 줄어들었다.

국내 제약사들의 약품비 청구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데 비해 청구액 상위 16개 다국적 제약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2% 줄어드는데 그쳐 최대 6배의 격차를 보였다.

보고서는 또 국내 제약사들의 올 1분기 매출액이 약품비 청구액 감소에도 불구, 전년 동기대비 7.1% 늘어났다면서 그 원인은 사업 다각화와 수출 증대 등으로 분석했다.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 보전과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일반의약품(OTC) 사업을 강화하고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의료기기 분야에 대거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보험의약품 의존성을 탈피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확대를 통한 매출손실 보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제약산업의 총 수출액은 일본으로의 원료수출 증대 등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를 넘어 1조3675억원을 기록, 2011년의 9302억원보다 46.7%나 증가했다.

상장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2008년 39.1%에서 2011년 35.5%에 이어 지난해 34.9%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판관비 절감 추세와 신입사원 채용폭 축소 등 긴축경영으로 이들 회사의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제약기업 본연의 의약품 연구개발, 생산판매, 연구개발 재투자를 통한 선순환 구축 측면에서 볼 때 제약사들의 매출 회복 현상만을 놓고 약가인하 충격을 회복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향후 2, 3년간 산업구조 등의 변화 추이를 지속 점검해서 미래 성장동력인 제약산업의 잠재력을 상실하지않도록하는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부가 지난해 일괄약가인하이후 제약기업의 약품비 청구행태 변화 등을 지속 모니터링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초 계획대로 약가인하 1년간의 모니터링 결과 발표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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