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

A1C, 혈당만 보지 말고
Blood Pressure, 혈압과
Cholesterol, 지질까지 조사


“당뇨병 치료에는 ABC 룰을 적용해야 한다. 고혈당이 소견이 관찰되면 A1C(당화혈색소)만 보지 말고 Blood Pressure(혈압)와 Cholesterol(지질)까지 조사해 다른 질환을 동반했는지, 대사증후군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나 분비능 쪽도 확인해 환자의 임상특성을 파악해 놓고, 이를 공략하는데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현재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의 유병특성이 혼재된 상태인 만큼, 환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의 선택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병태생리 측면에서 인슐린 분비부족과 인슐린 저항성이, 비비만형과 비만형이 모두 비슷하게 섞여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만이 강조되는 전략을 획일적으로 일괄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환자의 특성이 다양해진 것 만큼이나, 약물의 특성과 기전 또한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맞춤치료의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과거 메트포르민이나 설포닐우레아 등으로 제한적이었던 약물에 티아졸리딘디온, 인크레틴 요법 등이 추가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인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병태생리, 유병특성 등이 고려돼야 하는 이유는?

당뇨병의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은 흔히 비만이 선행되고 지속되는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비만형 당뇨병이 90%를 차지한다.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치료전략을 한국인에게 일괄적으로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특성은 어떤가?

상대적으로 체형이 덜 비만한 사람이 많았다. 과거부터 인슐린 분비능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고 비비만형이라는 개념이 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전환기에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평균 BMI가 90년대에는 22~23kg/㎡이었지만 지금은 25kg/㎡가 넘어간다. 체형이 변한 것이다. 2 포인트 정도의 차이지만 파급력은 굉장히 크다.

- 비만형과 비비만형 당뇨병의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만형 당뇨병은 흔히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 위험인자가 선행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동반될 위험이 상당히 높다. 이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반면 비비만형은 대사증후군이 적어 단순하게 당뇨의 문제만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유형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 보다는 분비능의 결함이 지배적이다.

- 이에 따른 치료전략은 어떻게 적용돼야 하나?

약물치료를 이야기한다면, 체형이 비만하고 고혈압이나 지질이상이 동반돼 있는 환자들에게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쪽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메트포르민에 이어 티아졸리딘디온계를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비비만형인데다 대사증후군 구성인자가 적은 환자라면 인슐린 분비능을 개선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설포닐우레아나 인크레틴 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맞춤치료로 가야 한다는 것인가?

현재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특성은 상반되는 양상들이 혼재돼 있다. 따라서 치료를 개별화할 수밖에 없다. 유형 자체가 하나의 특정한 양상을 보인다면 쉽게 한 쪽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겠지만, 작금의 당뇨병 유병 상황을 볼 때 획일적인 치료의 일괄적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병태생리 측면에서 인슐린 분비부족과 인슐린 저항성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쪽이 더 지배적이냐를 평가해 공략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다양한 환자특성 만큼이나 다양한 특성과 기전의 약물들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맞춤치료가 가능하다.

- 약제선택이 상당히 복잡해지는 것 아닌가?

메트포르민을 1차선택으로 삼는데는 무리가 없다. 유병특성이나 병태생리에 관계 없이 약방의 감초처럼 두루 두루 통용된다. 원칙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주요 기전이지만, 분비능 부족이나 저항성 등에 관계 없이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 2차선택 전략은 어떻게 구사해야 하나?

적은 인슐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역점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슐린 저항성이 지배적인 경우를 보자. 저항성은 말 그대로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다.

저항성으로 인해 인슐린의 효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설포닐우레아 등을 써서 인슐린을 늘린다 해도 혈당개선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또 고려해야 할 사안은 인슐린이 당대사에만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방합성을 증가시켜 비만을 유도하고, 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지배적인 환자에서는 인슐린 분비능을 개선해봐야 소기의 혈당조절 효과를 얻기 힘들고, 늘어난 인슐린에 의한 동맥경화나 비만의 개연성도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저항성이 지배적이면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물에 역점을 둬야 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의 스펙트럼에 관계 없이 저항성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슐린을 최대한 적게 쓰기 때문이다. 저혈당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적은 인슐린으로 효과를 최대화시키는 전략이 주요하다.

- 1차 의료기관에서의 당뇨병 치료에 조언을 한다면?

ABC 룰을 적용하기를 바란다. 고혈당이 관찰되면 A1C(당화혈색소)만 보지 말고 Blood Pressure(혈압)와 Cholesterol(지질)까지 모두 봐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가 다른 질환을 동반했는지, 대사증후군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냐 분비능 쪽이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슐린 농도나 C-펩타이드 측정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환자의 임상특성을 파악해 놓고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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