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슐린 치료 전략

- A1C 9% 이상땐 초기부터 인슐린 치료 필요
- 기저 인슐린에 초속효성 제제 1회 추가 또는 혼합 제제 1일 2회 사용

당뇨병 환자에서 경구용 혈당강하제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선택하는 것이 인슐린 치료다.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은 제2형당뇨병 치료 알고리듬에서 식습관,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메트포르민 처방이 실패했을 때 설포닐우레아, DPP-4 억제제, GLP-1 유사체 등의 약물을 사용하거나 A1C 검사와 함께 기저 인슐린 치료(basal Insulin)를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지난 2009년 발표된 이후 3년 만에 지난해 4월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EASD)가 공동으로 발표한 것이 최근 자료다. 기존의 가이드라인이 알고리듬을 중점으로 했던 것에 비해 환자 개별화에 무게중심을 둬 발표했다는 특징이 있다.

ADA와 EASD 기준으로 인슐린 치료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고위험군 환자 초기부터 시작해야
ADA와 EASD는 기저시점의 A1C 9% 이상의 고위험군인 환자는 약물 단독요법으로는 정상 혈당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초기부터 여러 가지 비인슐린 혈당강하제 혹은 인슐린제제와의 병용을 시작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식후 혈당이 300~350mg/dL 이상이나 A1C가 10~12% 이상일 때 또는 케톤뇨 등 명백한 인슐린 부족 상태를 보일 때는 인슐린 치료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물론 인슐린 처방 이후 증상이 호전되면 경구약제의 병용요법으로 대체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DA와 EASD는 A1C 8.5%, 9% 이상 일 때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환자의 A1C가 8.5% 이상을 넘어서면 경구용 약제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몇 달 동안 방치하지 말고 즉시 인슐린 사용을 처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A1C가 9% 이상이거나 환자가 원할 때는 기저 인슐린(BI)에 식전 초속효성 인슐린 1회를 추가하는 ‘Basal plus’ 요법을 사용하거나 혼합(premixed) 인슐린을 하루 2회 사용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ADA와 EASD는 인슐린 초치료를 할 때 통상적으로 기저 인슐린을 단독(+경구혈당강하제)으로 0.1~0.2U/kg으로 시작할 수 있고, 혈당이 높을 때는 0.3~0.4U/kg으로 처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목표 공복혈당 근처에 도달할 때까지 1~2U(혹은 5~10%), 주 1~2회 이상 처방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혼합형 인슐린 관심 증가
가이드라인은 혈당 조절이 불충분할 시에는 초속효성 인슐린의 횟수를 식후 혈당 상승에 따라 최대 3회까지 증가시키는 다회요법(multiple dose injection)으로 조절하라고 권하고 있다.

ADA와 EASD는 인슐린과 병용하는 경구용 혈당 강하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슐린과 경구용 혈당 강하제의 병용시 메트포르민은 체중 증가를 둔화시키는 이점이 있으므로 병용이 추천된다는 것. 설포닐우레아나 글리나이드와 같은 인슐린 분비 촉진제 등은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식전 초속효성 인슐린을 사용할 경우에는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티아졸리딘디온은 부종,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이 좋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인슐린 요구량 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는 초속효성 인슐린, 속효성 인슐린, 중간형 인슐린, 지속형 인슐린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 초속효성 인슐린에는 리스프로 인슐린(휴마로그), 아스파트 인슐린(노보래피드), 글루리진 인슐린(애피드라) 등이 있는데 효과가 15분 이내에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정맥투여 인슐린 펌프 등에 사용 가능한 속효성 인슐린은 초속효성 인슐린으로 대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간형 인슐린은 속효성이나 초속효성과 혼합해 사용할 수 있고 임신을 한 당뇨병 여성에게 사용할 수 있다. 지속형 인슐린은 다른 인슐린에 비해 저혈당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다른 인슐린과 혼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혼합형 인슐린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저 인슐린만으로 혈당이 떨어지지 않아 인슐린 양을 증량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혼합형 인슐린이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식사 전후에 즉시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혼합형 인슐린은 1일 2회 주사로 편리하지만 초속효성 인슐린 용량이 고정적이라 개별화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처음부터 혼합형 인슐린을 사용하면 야간 저혈당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복잡한 적정 용량 스케줄을 이해하기 어려운 환자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혼합형 인슐린 사용은 증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내는 인슐린 처방률 저조
당뇨병 전문가들은 인슐린을 조기에 사용해야 A1C를 안전하게 낮추고 특히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심혈관사건 예방하는 대사기억(legacy effects)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 특히 벨기에는 당뇨병 환자 중 대사증후군 환자가 많아 A1C가 8%이 넘어가면 인슐린 투여를 시작해 당뇨병 환자의 40% 정도가 인슐린 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수치의 이면에는 인슐린 요법을 빨리 시작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한 면도 있다.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인슐린 처방률은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환자와 의사 모두가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인슐린이 비교적 안전한 치료제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당뇨병 치료에서 주사제를 꺼리는 분위기는 짧은 시간 안에 없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문가 논평]

DPP-4억제제와 심혈관사건 위험도 감소






최 경 묵
고려의대 교수 /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서 론
근래 보고된 2만5000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wedish National Diabetes Registry를 비롯한 수많은 역학 및 코호트 연구들은 고혈당과 심혈관질환의 명확하고 일관적인 연관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당활혈색소(A1C) 목표를 6.0~6.5%로 진행된 최근의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들은 심혈관질환 및 모든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 대한 보호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당뇨병 유병기간이 오래된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계적인 혈당 치료로 인해 저혈당과 체중 증가가 상당 부분 발생한 문제가 있었다.

또한 UKPDS 및 DCCT 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당뇨병 발병 초기의 철저한 혈당 관리는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같은 대혈관 합병증에 이르기까지 치료 이후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발표돼 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적절한 치료가 더욱 중요하게 강조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 개발돼 국내에서도 사용 중인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들의 경우에는 저혈당과 체중 증가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여 주고 있어서 이러한 약제들을 사용하여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연구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연구들
현재에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기 위한 다양한 임상 연구들이 진행 중이며 이 연구들의 결과가 발표되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심혈관질환 효과 기전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이 인크레틴 작용에 기반을 둔 치료제들은 다양한 기전을 통해 심혈관질환에 대한 우호적인 작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래 표에서 GLP-1의 동맥경화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용 기전에 대하여 간단히 정리했다.


DPP-4 억제제와 심혈관사건을 분석한 메타분석 결과
현재까지 보고된 DPP-4 억제제와 심혈관사건에 대한 2-3상 임상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를 표로 정리했다.


치료 목표
현재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합병증 예방을 위한 치료로서 ABC (A1C, Blood pressure, Cholesterol) 조절이 중요하며 2013년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 추천한 조절 목표를 아래 표로 정리하였다. 혈당과 혈압은 환자의 특성에 따라 개별화된 목표를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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