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glucagon-like peptide)는 식사에 반응해 생성되고 분비되며, 포도당에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의 분비를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혈당 강하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음식물의 위 배출 속도를 지연시키며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킴으로써 체중 조절 효과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는 포도당에 반응하는 GLP-1의 분비가 감소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효능도 감소돼 있기 때문에 생리적 농도를 초과하는 추가적인 GLP-1의 투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에 맞춰 GLP-1 유사체도 새로운 당뇨병 치료 약물로 각광받고 있다. 가톨릭의대 조재형(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GLP-1 유사체는 혈당을 잘 떨어뜨리고, 체중을 감소시키고, 저혈당과 부작용이 없는 이상적인 약제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엑세나타이드
- 국내 환자 대상 혈당 조절 효과 입증

엑세나타이드는 국내서 첫 번째로 허가된 GLP-1 유사체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증가와 저혈당 발생의 위험이 적고 생리적인 혈당 조절 효과를 입증했다.

이전에 다른 치료제의 경험이 없는 엑세나타이드 단독투여군, 복용 중인 혈당강하제에 엑세나타이드를 추가한 병용투여군, 복용 중인 한 종류의 혈당강하제를 엑세나타이드로 대체한 엑세나타이드 단독투여군, 엑세나타이드와 다른 혈당강하제로 치료를 시작한 병용투여군 등 4개군으로 나눠 6개월간 효과를 관찰한 결과, 각군 평균 A1C 수치는 8.5±1.7% 에서 6.7±1.0%(p<0.001)로 낮아졌으며, 평균 체중은 82.3±15.8kg에서 78.6±16.3kg(p<0.001)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기저 A1C 수치가 높았던 환자일수록 감소폭이 크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Diabetes Metab J 2012;36:364-70)

*엑세나타이드 LAR
- 1회 투여로 약물농도 1주일간 유지

엑세나타이드는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지만 지속적인 GLP-1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1일 2회 투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1주 1회 투여로 환자의 내약성을 높일 수 있는 GLP-1 유사체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엑세나타이드 LAR(long-acting release)는 polylactic-co-glycolic acid(PLGA) 미립구를 이용한 서방형 제제로, 피부 표면에서부터 조금씩 용해해 확산되기 때문에 1회 투여로 1주일 간 약물 농도가 유지될 수 있다.

엑세나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 LAR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30주 후 공복 인슐린 수치는 엑세나타이드 LAR 투여군에서 0.7μIU/mL 증가하고 엑세나타이드 투여군에서 0.3μIU/mL 감소했으며, 공복 혈당 수치도 엑세나타이드 LAR 투여군에서 엑세나타이드 투여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엑세나타이드 LAR 투여군에서 엑세나타이드 투여군에 비해 30주 후 공복 글루카곤 농도와 식후 글루카곤 농도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으며 체중 변화는 양 군에서 모두 3.7kg 정도의 감소세를 보였다(Lancet 2008;372:1240-50).

엑세나타이드 LAR의 랜드마크 연구라면 DURATION을 꼽을 수 있다. 이 연구는 제2형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는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엑세나타이드 LAR를 추가 투여해 24~30주 후의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연구명 뒤에 숫자가 연구 수를 의미한다.

DURATION 1~6 연구를 종합하면 다른 혈당강하제에 엑세나타이드 LAR 추가 투여 시 A1C 수치가 1.3%~1.9% 가량 감소한다. 체중도 2.0~3.7kg의 추가적인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메트포르민 단독투여군을 대상으로 한 DURATION 2 연구에 따르면, 엑세나타이드 LAR를 추가로 투여한 경우 시타글립틴 또는 피오글리타존을 추가해 투여한 경우에 비해 A1C 수치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10;376:431-9).

DURATION 3는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제제를 병용투여 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엑세나타이드 LAR 병용투여와 인슐린 글라진 병용투여의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연구결과 엑세나타이드 LAR 병용투여군에서 인슐린 글라진 병용투여군에 비해 0.2%의 추가적인 A1C 감소 효과를 보였다(Lancet 2010;375:2234-43).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증상도 크게 줄었다. 엑세나타이드 투여군 중 약 34.7%의 환자에서 구역 증상이 나타났고 약 14.2%의 환자에서 구토 증상이 나타난 반면 엑세나타이드 LAR 투여군 중 구역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약 14.4%, 구토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약 5.7%로 엑세나타이드 투여군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리라글루타이드
- 52주 단독투여군 A1C 0.7% 감소…2년간 효과 유지

리라글루타이드도 매우 효과적인 약물로 꼽힌다. LEAD 연구에 따르면, 글리메피라이드 8mg 단독투여군에 비해 리라글루타이드 1.8mg 단독투여군에서 52주 후 A1C 수치가 0.7% 더 감소한 효과를 보였으며, 이러한 효과가 2년간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Lancet 2009;373:473-81).

또한 메트포르민과 병용투여 시 효과를 비교한 LEAD 2 연구에서는 글리메피라이드 병용투여군에 비해 리라글루타이드 병용투여군에서 0.2%의 추가적인 A1C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저혈당 빈도는 85% 가량 감소해 위약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Diabetes Care 2009;32:84-90). 체중 감소 효과는 2년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DPP-4 억제제인 빌다글립틴과 비교한 연구도 있다. 빌다글립틴 100mg을 1일 2회로 28일간 투여한 경우에 비해 리라글루타이드 6μg/kg 1일 1회를 7일간 투여한 경우에 GLP-1의 농도가 더 높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Diabetes 2004;53:1187-94).

둘라글루타이드

1주 1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다.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둘라글루타이드 단독투여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A1C 수치와 평균 혈당, 체중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Diabet Med 2012;29:1260-7).

*그 외 유사체들

릭시세나타이드

올해 초 유럽에서 승인된 약물로, 1일 1회 또는 1일 2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다. 메트포르민으로 충분히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릭시세나타이드를 1일 1회 아침 또는 저녁에 투여해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24주 후 평균 A1C 수치와 FPG 수치는 아침 투여군과 저녁 투여군에서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상반응 발생률은 구역 증상 22%, 구토 증상 13.3%로 1주 1회 투여하는 약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알비글루타이드

현재 미국에서 승인 신청 중인 약물로, 1주 1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다. 제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에서 알비글루타이드 30mg 1주 1회 투여시 A1C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그러면서도 이상반응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초기 약물이다. 2012년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1.6mg 1주 1회 투여군의 A1C 감소 효과는 리라글루타이드 1.2mg 및 1.8mg 투여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위약군에 비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3.6kg의 추가적인 체중 감소 효과와 낮은 이상반응 발생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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