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 개소

서울아산병원이 22일 글로벌 로봇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오픈한다. 이는 국내에서 2번째, 아시아에서 4번째, 세계에서 23번째 센터로, 서울아산병원은 기존 진료와 연구에 이어 교육까지 로봇수술
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모두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교육은 1일 8시간 돼지를 대상으로 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통일된 커리큘럼을 시행하고 있다. 기본 커리큘럼의 비용은 3000달러로, 추가비용을 내면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진이 시행하는 세부분야 수술도 참관할 수 있다.

이번 센터 지정은 다빈치 수술 로봇 제조업체인 미국의 인튜이티브 서지컬사가 직접 평가한 뒤 이뤄진 것이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사는 서울아산병원의 풍부한 고난도 로봇수술 경험과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임상 및 연구역량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의 로봇수술센터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만큼 교육환경적인 측면과 중동, 동남아 의사들의 요구도가 높다는 점도 이번 트레이닝 센터 선정에 한 몫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07년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시작으로 신경 및 혈관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고난도 로봇수술의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다양한 외과 분야에서 로봇수술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연간 6만2000건 이상의 풍부한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비뇨기과, 흉부외과, 대장항문외과, 내분비외과 등 다양한 외과 분야에서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수술 기법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811건의 로봇수술을 시행해 왔고, 전립선암, 신장암 수술 등 비뇨기과 수술이 240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승모판막 성형술, 관상동맥 우회술, 심방중격 결손증, 식도암 수술 등을 포함한 흉부외과 수술이 522건으로 두 번째로 많다.
특히 흉부외과 로봇수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 건수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수술성공률 100%, 수술 후 한 달 이내 조기사망률 0%라는 기록을 내고 있다.

그 외 대장항문외과에서는 지금까지 직장암 로봇수술 340여건, 간이식및간담도외과에서는 간절제술 18건, 소아외과 수술 8건, 부인암 등 산부인과 수술 7건, 간담도췌외과에서 부분 췌장절제술 11건, 갑상선암 등 유방내분비외과 수술도 501건 시행했다.

홍준혁 서울아산병원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 소장(비뇨기과)은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이 쌓아온 국내 최고의 수술 경험과 실력이 로봇수술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어 고난도 로봇수술에서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로봇수술의 안전성도 인정받고 있다"며, "이 같은 노하우들을 국내뿐 아니라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 의료진들에게도 전수해 진정한 의료 한류를 이루겠다"고 개소 소감을 밝혔다.

또한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로봇수술센터 소장(간담도췌외과)은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해 부터 우수한 산업용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정형외과 및 영상의학 분야의 국산 의료용 로봇 개발에도 나서며 로봇수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청수 연구원장은 서울아산병원이 임상연구와 수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전제하며, 많은 환자들이 로봇수술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원하는 환자수에 비해 실제 시행되는 수는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수술 여부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청수 교수는 "전립선암, 신장암 부분절제, 심방중격 결손증 등의 수술은 개흉수술과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고, 현재 산부인과 관련 수술에서는 복강경보다 더 침습율이 적은 싱글포트(singleport)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며, 로봇수술의 적용을 근거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평가결과 효과가 좋다면 싱글포트를 기본 시스템으로 설정하려는 준비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직장암, 대장암 최다 로봇수술을 시행한 외과 김진천 교수는 "아직 의료계에서도 로봇수술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고 로봇수술이 보완해야할 점은 많은 것도 사실이다"며 과제를 언급했다. 로봇수술의 가장 큰 허들은 높은 비용이다. 환자의 부담을 크게 만든다는 점이다. 또 큰 규모로 인해 수술 시 이동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소침습수술과 개인맞춤치료라는 트랜드에서 환자에게 최적화된 최소 수술부위를 선택할 수 있다는 혜택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송철 교수는 장기간 안전성 연구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로봇수술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개흉·개복 수술과 무작위 대조군 임상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며 로봇수술 전체에 대한 근거도 마련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비쳤다.

한편 김진천 교수는 "아직 로봇수술 교육에 대한 인증제는 계획에 없지만, 미국에서 로봇수술 사고로 인한 소송사례도 있는만큼 결과적으로 인증제가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로봇수술 트레이닝 센터의 장기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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