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치료에 3제요법…약물조합이 관건

“인슐린 저항성과 베타세포 기능장애 등 고혈당 원인의 핵심이 되는 대사결함을 표적으로 하는 항당뇨병 요법이 병태생리학적 원인을 고려치 않고 단순히 혈당강하만을 겨냥하는 것과 비교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Muhammad A Abdul-Ghani 교수는 ‘신규 제2형당뇨병 환자의 초기 3제요법과 단계적 추가요법’에 관한 임상연구를 발표, 당뇨병 치료 시 병태생리 기전에 대한 이해와 이에 근거한 맞춤형 표적약물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구에서는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신규 당뇨병 환자에게 처음부터 3개 혈당강하제를 병합해 투여한 결과, 단계적으로 약물을 추가하는 기존 전략과 비교해 혈당강하 효과가 보다 우수했고 혜택은 장기간 유지됐다.

3개 약물을 동시에 투여한 만큼, 이러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부작용 위험의 변수.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저혈당과 체중증가의 위험까지 3제요법군에서 보다 유의하게 감소했다. 환자의 반응에 따라 1·2·3차로 추가약물이 투여되는 전통적 전략과 비교해 초기 및 장기간 혈당조절 효과는 물론 안전성까지 우수하게 판명된 것이다.

연구는 기저시점에서 평균 나이 45세, 당화혈색소(A1C) 8.6%, 체질량지수(BMI) 36, 당뇨병 이환기간 5.6년으로 젊은 연령대의 고위험군 제2형당뇨병 신규 환자(147명)들이 대상이었다. 연구팀은 처음부터 3제요법을 선택했다. 메트포르민 1차선택으로 충분히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설포닐우레아를 2차로, 그래도 시원치 않을 경우 3차로 인슐린을 추가하는 과거 대표적으로 권고됐던 단계별 전략을 하나로 통합해 초기부터 강력한 혈당강하 전략을 구사하고자 함이었다. 고위험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혜택 대비 잠재적 부작용 위험을 고려하면 무리한 시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기서 약물선택을 달리 하는 절묘한 한 수를 두었다. 메트포르민(포도당 생성·흡수↓, 인슐린 기능↑)은 그대로 두고,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인슐린 민감도↑)과 GLP-1 유사체 엑세나타이드(인슐린 분비 ↑, 글루카곤 분비↓)의 조합을 선택했다.

메트포르민이 인슐린 분비능 부족과 인슐린 저항성에 관계 없이 두루 사용된다면, 피오글리타존은 인슐린 저항성을, 엑세나타이드는 베타세포 기능을 주요 표적으로 한다. 이로써 상호보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들 약제 모두 저혈당 위험이 없으며, 메트포르민과 GLP-1 유사체가 티아졸리딘디온계의 체중증가 위험을 상쇄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2년 후 중간분석 시점에서, 3제요법군의 A1C는 기저시점 8.6%에서 6개월 시점에 6.1%로 유의하게 줄었으며 24개월까지 일관된 수치를 유지됐다. 비교대상이었던 전통적 단계별 추가전략군은 6개월 시점에서 6.1%로 감소했다가 24개월에는 6.6%로 다소 증가했으나, 역시 유의한 효과였다. 3제요법군의 A1C 감소효과는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우수했다. 2년 시점에서 A1C 7% 미만 목표치를 달성한 경우도 92% 대 72%로 3제요법군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우수했다.

한편, 강력한 A1C 감소에도 불구하고 3제요법군의 저혈당 발생빈도는 전통적 치료군에 비해 13.6배나 낮은 결과를 보였다. 체중 또한 3제요법군에서 1.2kg 감소한 반면 대조군은 3.6kg 증가해 안전성 면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초기 3제요법이 기존 단계별 치료와 비교해 효과와 안전성, 편의성, 비용 등 모든 측면에서 유리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의미를 밝히는 한편, 소규모 샘플에 궁극적인 임상결과를 보지 못한 점 등 한계를 들어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의 차이를 볼 수 있는 대규모 환자 대상의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돈 기자


■ 주1회 GLP-1 유사체 신약 대두

주1회 투여전략의 GLP-1 유사체 신약인 알비글루타이드는 Late Breaking 초록세션에서 ‘대량’의 연구데이터를 발표하며 관심을 끌었다. 연구에서는 위약군을 포함해 각 치료전략과의 혈당조절 효과, 체중감소, 저혈당증 발생률 등을 비교했다. 전반적으로 연구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 6월 초 불거진 GLP-1 유사체를 포함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의 췌장 관련 안전성 문제가 승인 및 시장진입까지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알비글루타이드
알비글루타이드(albiglutide)는 30mg 표준용량으로, 고혈당증이 확인된 환자에서는 50mg으로 증량했다. HARMONY 2 연구는 알비글루타이드 30mg과 50mg의 위약군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3상임상이다. 대상 환자군은 생활습관개선을 시행하고도 당화혈색소(A1C)가 7~10%인 이들로, 평균 A1C 수치는 8.1%, 연령은 53세, BMI는 34kg/㎡, 유병기간은 4년이었다. 52주째 알비글루타이드 50mg군의 A1C는 위약군보다 추가적으로 1.04%, 30mg군은 0.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도 각각 43mg/dL, 34mg/dL 감소했다<그림 1>.

체중은 위약군 0.7kg, 알비글루타이드 50mg군 0.9kg, 알비글루타이드 30mg군 0.4kg 각각 감소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저혈당증도 위약군 2건, 50mg군 0건, 30mg군 1건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중증 유해반응 보고는 없었다.

HARMONY 3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으로의 효과·안전성 입증을 목표로, 위약, 시타글립틴, 설포닐우레아와 비교했다. 고혈당증인 환자들에게는 알비글루타이드 50mg, 설포닐우레아 4mg으로 증량해 투여했다.

104주째 A1C와 공복혈당의 감소폭을 평가한 결과 비교약물보다 알비글루타이드군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A1C는 위약군에서 0.91%, 시타글립틴군에서 0.35%, 설포닐우레아군에서 0.27% 감소했고, 공복혈당은 각각 27.7mg/dL, 15.5mg/dL, 10.1mg/dL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체중은 알비글루타이드군이 위약군과 시타글립틴군보다 각각 0.2kg, 0.4kg 정도만 낮게 나타나 차이가 없었지만, 설포닐우레아군과의 비교에서는 2.4kg 더 감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혈당증 발생률도 알비글루타이드군 3%, 위약군 4%, 시타글립틴군 2%, 설포닐우레아군 18%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인슐린 글라진과 비교한 HARMONY 4 연구에서도 높은 A1C 강하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를 복용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했고, 타깃 A1C는 7% 이하, 공복혈당은 100mg/dL 이하였다.

52주째 평가에서 A1C는 인슐린 글라진군 0.79%, 알비글루타이드군 0.63% 감소, 공복혈당은 각각 37.1mg/dL, 15.7mg/dL 감소해 인슐린 글라진군이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중변화에서는 인슐린 글라진군이 1.56kg 증가한 반면 알비글루타이드군은 1.05kg 감소했다. 저혈당증에서도 각각 27%, 18%로 알비글루타이드군에서 더 적게 나타났다. 중증 저혈당증 발생률은 0.4%로 동일했다<표 1>.

3제요법으로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메트포르민+글리메피라이드 병용으로도 A1C가 7~10%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 HARMONY 5 연구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 피오글리타존, 위약 추가 전략을 비교한 결과 피오글리타존 대비 A1C 감소율은 간신히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A1C 감소효과 비교에서 피오글리타존이 알비글루타이드보다 0.25% 더 낮춘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팀은 “비열등성 입증 범위가 0.27%였던 만큼 종료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중 변화에서는 알비글루타이드군 0.4kg 감소, 피오글리타존군 4.4kg 증가라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고, 저혈당증 발생률도 각각 13.7%, 25.3%로 피오글리타존군에서 높게 나타났다<표 2>.
임세형 기자


■ SGLT-2 억제제, 감염에 발목

지난해 새로운 계열의 신약으로 관심을 모은 SGLT-2 억제제는 올해 장기간 임상데이터와 4개의 허가임상을 분석한 연구들에서 요로·생식기 감염이라는 부작용을 노출시켰다.

다파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은 현재 발표된 SGLT-2 억제제 중 가장 긴 4년 임상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과 글리피자이드 추가 투여전략을 비교했다. A1C는 다파글리플로진군이 0.1% 감소, 글리피자이드군 0.2% 증가한 것으로나타났다. 체중 역시 다파글리플로진군은 3.95kg 줄었고, 글리피자이드군은 1.12kg 늘었다.

특히 저혈당증 발생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 다파글리플로진군 5.4%에 비해 글리피자이드군은 51.5%였다.
대부분의 환자는 1년내 저혈당증이 처음 발생했고, 이로 인한 약물 중단율은 각각 13.3%와 11.3%로 다파글리플로진군에서 조금 높은 경향을 보였다.

부각된 부작용은 감염증으로 요로감염증(UTI)은 다파글리플로진군이 13.5%, 글리피자이드군이 9.3%였으며, 생식기 감염(Genital infections)은 각각 14.3%, 2.9%로 약 4배 이상 높았다. 감염증 역시 저혈당증과 마찬가지로 치료 첫 해 발생했다.

엠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은 4개의 허가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pooled data)를 발표했다. 분석에 포함된 환자는 총 2477명으로 A1C, 체중 이외에도 수축기혈압(SBP)와 이완기혈압(DBP) 그리고 지질변화 등 다양한 심혈관 요소를 관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연구결과, 24주 후 A1C는 엠파글리플로진 10mg군, 25mg군 각각 베이스라인 대비 -0.70%, -0.76% 감소해 위약군(-0.08%)과 통계적인 차이를 보였다. 공복혈당 또한 베이스라인 대비 -20.5mg/dL와 -23.2mg/dL 감소했다. 위약군은 오히려 7.4mg/dL가 증가했다. 체중은 -2.05kg과 -2.25kg이 추가로 감소됐으며 위약군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생식기 감염은 엠파글리플로진군에서 각각 4.2%, 3.6%로 위약군 0.7%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면 요로감염은 9.3%, 7.5%로 위약군 8.2%와 큰 차이가 없었다.

SBP는 엠파글리플로진 10mg군, 25mg군 각각 -3.9mmHg, -4.3mmHg을 감소시켰고, DBP는 -1.8mmHg, -2.0mmHg를 낮춰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지질 평가에서는 HDL-C가 엠파글리플로진 10mg군, 25mg군 모두 0.07mmol/L 증가했으며, LDL-C는 엠파글리플로진 25mg군만 0.10mmol/L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번 분석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은 요산 수치 감소인데 위약군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던 반면 엠파글리플로진 10mg군, 25mg군 모두 -28.95μmol/L와 -29.55μmol/L가 감소했다.
박상준 기자


■ DPP-4 억제제·인슐린 글라진, 암 위험도 없다

약물의 안전성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다. 특히 암 위험도 연관성에 대해서는 최근 이슈가 된 DPP-4 억제제, 인슐린 글라진, 메트포르민 등 전반적인 약물들을 평가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DPP-4 억제제, 췌장암 위험도 높이지 않는다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이 설포닐우레아와 티아졸리딘디온 대비 췌장암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케롤라이나대학 Mugdha Gokhale 교수는 Late Breaking 초록 세션에서 “최근 시타글립틴이 췌장암 위험도를 높인다는 보고가 있었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유해반응보고시스템에서도 인크레틴 기반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들에서 췌장암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2006~2010년 메디케어 자료에서 DPP-4 억제제 복용군과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 복용군의 췌장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대상자는 65세 이상으로 같은 약물을 180일 안에 재처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에서 DPP-4 억제제 복용군은 1만9294명으로 평균 연령은 74세였다. 평균 9개월 추적관찰한 결과 DPP-4 억제제 복용군 중 29명에서 췌장암이 나타났다.

설포닐우레아 복용군과 비교했을 때 위험도는 50% 낮았고, 티아졸리딘디온군보다 10% 증가했다. 6개월 내 진단 후 누적 발생률은 시타글립틴군 79.4%, 타아졸리딘디온군 74%, 설포닐우레아군 74.6%로 유사했다.

Gokhale 교수는 “제한된 환자수, 실제 현장에서의 처방기간 차이, 이전 근거와의 비임관성 등의 제한점이 있지만,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 대비 DPP-4 억제제는 췌장암 발생 위험도는 높아지지 않았고, 투여기간 중 암 진단이 DPP-4 억제제의 순응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슐린 글라진 암 관련 안전성 재확인
인슐린 글라진은 ORIGIN 암 하위분석 연구를 통해 암 위험도와 연관성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ORIGIN 연구는 심혈관 위험도가 높은 당뇨병 전기 또는 당뇨병 환자 1만2537명을 대상으로 6.2년 간 관찰한 연구다. 연구에서는 인슐린 글라진과 표준 치료전략,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과 위약군을 비교했다. 이번 하위분석에서는 인슐린 글라진과 표준 치료전략 간 암 관련 종료점에 초점을 맞춰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평가했다.

분석결과 7.6%인 953명에게서 암이 발생했다. 암이 발생한 이들은 고령, 심혈관사건 병력, 높은 흡연 및 음주 빈도, 당뇨병, 스타틴 또는 아스피린 복용 등의 특징을 보였다. 별도의 보정을 하지 않았을 때 암 사망률은 인슐린 글라진 군에서 100명 당 0.51명, 표준치료군에서는 0.54명이었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결장암, 흑색종 등 암 하위분류에서도 차이는 없었다.

이와 함께 연구에서는 혈당 관리 상태, 혈당강하 치료전략, 암 발생 간 연관성도 평가했다. 분석결과 A1C 수치,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치료전략, 체질량지수 등은 암 발생 위험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구팀은 “일부 회귀분석 연구에서 인슐린 글라진이 암 위험도를 높이고, 메트포르민이 암 위험도를 낮춰준다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인슐린 글라진과 암 위험도 간 연관성은 없었고, 메트포르민과 A1C 강하 역시 암 위험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임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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