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참여 의료진 30명, 전체 TFT 인원 100여명, 개발팀 200여명이 매주 회의를 통해 전체 스탭 요구사항 1359건을 반영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인건비 빼고 무려 400억이 넘는 투자를 했다. 정부 지원, 이지케어텍 등까지 합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인력과 액수다. 그간 엄청난 노력의 결실이 차세대 HIS의 결실을 맺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황희 의료정보센터장이 분당서울대병원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에 대해 강조한 부분은 어마어마한 인력 참여다. 병원 전사적으로 참여하면서 각계 각층의 이용자 편의(UX, User Experince)에 가장 중점을 뒀다.

이번 HIS 프로젝트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 말까지 4개병원 IT컨설팅을 맡으면서 처음 시작했다. 원내 사용자가 대체로 EMR 등의 프로그램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고쳐쓸 수 없었다는 데서 착안했다.

이를 위해 MD앤더슨 서비스 등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 일반적인 서비스가 80% 이상으로, 공통적인 수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우선순위를 정했다. 의료정보를 통한 질관리로 유명한 메이요클리닉은 전담인력만 100명이 고용돼 있다.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질관리 인력 4명을 별도로 두고 나머지는 각 진료과의 전담 인력이 참여하기로 정했다.

진행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용어의 표준화였다. 분당 외에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이 용어를 통일하고 표준화를 해야 HIS 구축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3년간 진단명, 수술명 등에 대해 국제 표준에 맞춰 새로운 용어를 정립했고, 이를 분당병원에 먼저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용어체계를 등록하면서 앞으로 다른 병원에 확산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환자 정보 확인과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에 가장 중점을 두고 1년 반이상 주력했다. 모든 전공 분야 의료진을 참여시켜 테스트하고 또 테스트했다.

메인스크린, 로그인 스크린도 크게 신경썼다. 융합기술대학원, 디자인업체, 디자이너들이 다같이 작업해 만든 화면들이다. 메인 화면은 5~10개 후보를 원내 리뷰에 올려서 3~5개로 추리고, 그중 최종 선택했다. 실제 화면은 5500개로 압축됐지만, 무려 4만개 이상 작업 화면에서 선택한 결과다.

즐겨찾기 아이콘 디자인도 원내 투표를 통해 마음에 들 때까지 후보군을 추려 정했다. 간호정보 전산에서도 80회 이상의 미팅으로 간호 화면의 모든 것까지 관여했다. 검사실, 약제실, 간접진료시스템 등도 마찬가지다.

황 센터장은 “기존 데이터가 맞지 않거나 오류가 생길 것을 대비하기 위해 모든 부서, 모든 담당 직원이 책임지고 끝까지 시뮬레이션을 했다. 사용자단에서는 무려 8개월 이상 사용하면서 오류를 개선하고 사용자 편의를 위해 최대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이 완성되는 순간 총 23건의 작은 리허설을 제외하고 600명이 실제 사용에 대한 테스트를 했다. 그날 그날 차트를 일일이 다시 집어넣어 최대 1000건까지 환자 정보를 새로 채우고, 보험, 청구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정식 오픈했다.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3, 4번씩 교육도 진행했다.

황 센터장은 “이번 프로젝트로 배운 교훈은 병원이 참여하지 않은 시스템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콘텐츠에 대해 모든 멤버들이 다 접근할 수 있도록,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고 사용이 불편하면 다른 방법으로 고치는 등 오류를 최소화했다. 각 부서별로 담당자와 부서장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병원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것이 가장 컸던 것이 비결이며,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을 함께 나누며 모든 스탭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모형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지만 향후 5년간 136.8%의 ROI를 기대한다. 4개병원 전체 도입에 이어 환자 개인건강기록(Personal Health Record) 활용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