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인센티브로 의료정보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이 12일 주최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HIMSS(미국의료정보시스템협회) Analystics John P. Hoyt 부회장은 인센티브 도입 이후 실제로 달라진 의료정보화 단계를 소개했다.

현재 미국은 2016년까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의료정보의 의미있는 사용(Meaningful Use)에 4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으며, 의사 1명당 4만4000달러까지 메디케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정보화 평가도구인 ‘HIMSS Analystics EMR Adoption Model’은 0단계에서 7단계로 나눠진다.

0단계는 시스템이 없는 상태, 1단계는 랩, 판독실, 약제실 설치, 2단계는 EMR도입, CDR(임상평가척도), 3단계는 CDSS(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간호기록, PACS 도입, 4단계는 CPOE(처방전달시스템), CDSS를 통한 임상 프로토콜 지정 5단계는 의약품 바코드와 약물 처방 시스템 구축, 6단계는 full CDSS와 full PACS, 모든 서류의 전산화 단계, 7단계는 EMR, CCD 데이터 공유와 저장, 교류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단계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이 7단계를 받았다.

분석 결과, 인센티브 도입 전인 2011년 2분기 미국 병원들의 의료정보화 수준은 대체로 3단계 머물러 있었다. 0단계 10.0%, 1단계 6.6%, 2단계 13.7%, 3단계 46.3%, 4단계 12.3%, 5단계 6.1%, 6단계 4.0%, 7단계 1.1%이었다.

인센티브제도 발표 이후 1년 정도 지난 2013년 1분기 집계는 전반적으로 단계가 상승했다. 0단계 7.8%, 1단계 4.2%, 2단계 10.1%, 3단계 36.3%, 4단계 14.4%, 5단계 16.3%, 6단계 9.1%, 7단계 1.9% 등으로 나타났다.

Hoyt 부회장은 “미국도 아직 3단계가 가장 많다. 명확한 이득이 보이는 3단계에서 4단계 상승 시 의사결정이 어렵고, 의약품 바코딩이 포함된 5단계는 기술적인 구현이 어렵다”라며 “이웃국가인 캐나다와 비교해 보면, 7단계 0%, 6단계 0.5%, 5단계 0.3% 등 미국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간호기록, 전자투약기록인 eMAR, CPOE, PACS 등에서 의료정보 시장의 기회가 많다. 호주, 뉴질랜드는 대부분 2단계에 그치고 있고,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아시아도 0단계가 대부분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UAE, 아부다비 등 한창 신축하고 있는 병원이 많은 중동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는 “6~7년 후의 의료정보기술은 자연언어처리 기술이 중요해지고 음성언어를 처리하는 딕테이션 기술도 많이 진화할 것이다. 데이터 수집, 분리하는 기술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며 “정보를 구현하는 방법에 있어서 새로운 방법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인센티브 제도가 완결되는 2017년 버블이 꺼질지가 관건이다. 여기서 그간의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그때까지 의료정보화 수준은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과거에는 예산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지만, 인센티브 도입 이후 이젠 설치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환자들의 재입원을 막고 의료오류를 막게 되는 긍정적인 취지가 있는 만큼, 시장에 강력한 드라이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진료정보 교류돼야 ROI 폭발적 상승

그렇다면 과연 의료정보에 비용을 쏟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만큼의 이득은 있을까?

Hoyt 부회장은 “HIMSS Analystics 단계가 높은 병원은 운영수익이 높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에 HIMSS에서는 ROI(투자수익률)를 구하기 위한 데이터를 전세계적으로 수집을 하고, 업계와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5400개 병원 중 100개의 병원의 ROI를 확보한 결과, 2008년과 2012년을 비교하면 의료정보화를 실현할수록 수익성이 점차 개선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1단계는 수익성이 마이너스를 그리다가 3단계 종이차트를 전산화하면서 다소 높아진다.

4, 5단계는 투자를 하기 때문에 비용면에서 다시 주춤하고 7단계가 되면 마진이 10% 이상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다. 즉, 진료정보가 공유되고 교류되는 최고 수준인 7단계에는 도달해야 투자대비 명확한 이득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료정보화의 효과는 의료 품질이 개선되고 안전성이 향상되고 간호사 만족도가 상승하고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는데 있다. 진료의 연속성을 갖게 되며 외래와 입원에서 중복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면서 환자를 위한 진료가 가능하다. 7단계에서 수익성이 높다는 데이터의 의미가 크다”고 해석했다.

그는 “뉴욕타임즈 등에 의료IT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나오지만, 효율성, 안전성,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데이터를 끊임없이 모을 것”이라며 “아시아, 서유럽권에서는 아직 의료정보화 수준이 낮은데, 미국과 같은 국가적인 인센티브가 뒤따른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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