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욱 대한영상의학회 방사선안전관리이사

"환자가 촬영한 CT의 피폭선량을 알려 주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영상의학회 등 관련 학회와 정부가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식약처가 적은 예산으로 진행할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으로 이 문제를 진행해야 진척이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방사선 피폭선량 관리에 천착해 온 대한영상의학회 성동욱 방사선안전관리이사(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의 말이다.

성 이사는 이 문제가 오랫동안 제자리걸음 하는 이유로 의사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 의료진의 인지 부족을 지적하는 이유는?
 의사가 진단을 내릴 때 CT를 찍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또 찍기로 결정했다면 환자에게 최소한의 피폭선량을 주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의사가 고민이 적다. 또 눈높이가 너무 좋은 화질에 맞춰져 있다. 피폭량이 높으면 영상의 화질이 좋은 대신 환자의 피폭량은 증가한다. 물론 화질이 좋으면 작은 병변도 찾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좋은 화질에 익숙해져 있어 피폭량을 줄이려 하지 않는다.

 - 개인병원에서 찍은 걸 대학병원에서 다시 찍는 것도 문제 아닌가?
의원급이 갖고 있는 것은 대부분 3세대 CT다. 이에 비해 대학병원들은 3~4세대 CT를 갖고 있어 퀄리티의 차이가 난다. 대학병원 교수들은 매일 좋은 화질의 영상을 보다 갑자기 의원급이 CT 영상을 보면 판독이 어렵다. 그래서 다시 찍는다.

물론 여기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병원의 정책도 한몫 한다. 의사들이 스스로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데 사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
 
- 구체적으로 환자의 피폭선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빠른 시간 내에 찍어야 하고, 작은 병변도 봐야 하는 심장을 찍을 때는 64채널 CT를 선택하는 게 좋다. 건강검진을 할 때 복부나 흉부는 대체로 작은 병변이 없어 퀄리티 좋은 CT를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 피폭량을 120KVP에서 60~80KVP를 줄인 저선량 CT를 되도록 사용해야 하고, 장비의 고정필터 외에도 부가필터를 써야 한다. 또 꼭 필요한 부위만 촬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만 해도 30~50%까지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

 - 선진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09년부터 '스마트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카드에 칩에 들어 있어 환자가 지역과 병원에 관계없이 어떤 검사를 했는지, 누적 피폭량은 얼마인지 측정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홍콩 등에서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완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IAEA 가입된 나라에게 이 프로그램을 쓰도록 권고할 듯하다. 우리나라도 '국민의료방사선피폭수첩'을 개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Choosing Wisely(http://www.choosingwisely.org/)라는 홈페이지가 개설돼 각 의료분야에 불필요한 검사들을 줄여보자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의료방사선 관련 학회가 주축이 돼 '의료방사선안전문화연합회'가 결성됐다. 방사선 관련 홍보, 교육, 캠페인 사업을 목적으로, 식약처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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