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1개 상급종합병원 분석해보니...
길병원 307억·고대구로 147억·건국대 128억 등 순이익 기록


빅5병원을 제외하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을까? 또 지난해 가장 살림을 잘한 병원은 어디일까?

메디칼업저버는 빅5병원 분석에 이어 재단 예결산자료를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1곳의 2012년 의료수익, 병상당 의료수익,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순이익 등을 분석했다. 한양대는 서울과 구리를 포함하고 있고, 서울 외에 천안, 부천, 구미 등 산하병원을 전부 공동 집계하고 있는 순천향의료원은 포함하지 않았다.

물론 100% 신뢰할 수 있다고 볼 순 없지만 추정 수익 비교는 해볼 수 있다. 입원, 외래, 기타수익(검진) 등으로 구성된 의료수익만 놓고 봤을 때 아주대병원이 3816억원 가량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3382억원의 길병원, 경희의료원 2768억, 건국대병원 2322억 등을 기록했다.

병상당 의료수익은 아주대병원이 3억 5073만원, 경희의료원이 3억 2569원으로 수익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병원들은 대체로 2억 초중반선에 걸쳐 있었다.

빅5병원처럼 2000~3000억대까지는 아니지만 이들 병원들도 대부분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려대는 의료원 차원으로 733억원을 적립하고 있으며, 길병원 616억, 이대목동병원 380억, 경희의료원(강동경희대와 합산) 182억, 인하대 121억, 중앙대 62억 등 자체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건국대와 한양대는 재단 차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주대와 상계백병원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이 0원이었다.

순이익 계산은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 전입액'에 주안점을 뒀다. 이미 빅5 병원에서 이를 비용처리하면서 100% 법인세 면제 혜택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병원들이 발표한 순이익 수치에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 전입액을 더해 추정 실제 순이익을 구했다.

길병원은 160억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이 발생했고, 경희의료원 84억, 이대목동병원 45억, 건국대병원 44억, 고대구로병원 30억 등이다. 주로 수익을 많이 올린 만큼 비과세 혜택을 위해 비용으로 계상시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추정된 실제 순이익은 길병원 407억, 고대구로병원 147억, 건국대병원 128억, 경희의료원 55억, 이대목동병원 39억 등으로 계산됐다. 상계백병원은 마치 짜맞춘 것처럼 수입과 지출이 정확하게 일치했고, 고대안암병원은 -2억원의 순손실, 중앙대병원도 -9억을 기록했다. 적자인 병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도 없었다.

아주대병원은 이들 중 의료수익이 가장 많았지만, 실제 순이익은 5억 정도에 불과했다. 비용 중에서 감가상각비가 많이 차지한 것으로 보아 웰빙센터 신축비와 장비구입비 많이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고대안암병원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고대구로병원에서 147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길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등은 집계 당시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병상수를 늘리고 있는 과정에 있는 만큼, 올해는 병상수에 따라 또다른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병원은 무려 2000병상까지 확대하면서 '병상수 빅5'라고 내세울 정도다.

한 병원 보직자는 "상급종합병원들도 뾰족한 수익을 낼 방법이 없는 가운데, 입원 환자를 채우기 위해 병상수를 늘리는 전략을 아직까지 이어가고 있다"며 "빅5가 규모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병상이 더 늘어날 수도 있으며 지방의 환자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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