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석학들 "B·C형간염은 간세포암 주요 위험인자"
"백신
·항바이러제 통한 예방·치료 적극 나서야"

"아시아의 만성 B·C형간염 환자수는 약 3억4000만명으로, 전세계 환자의 65%에 해당한다. 여기에 매년 간세포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중 70%가 아·태지역에 살고 있다."

"간세포암은 75% 정도가 아시아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간염 또는 간경변증을 동반하는 고위험군 환자들이다."

"한국의 간세포암 환자 가운데 B형간염 바이러스(HBV) 감염은 70%, C형간염 바이러스(HCV)는 20%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5~7일 부산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간암전문가회의(APPLE)'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간암 및 간염 실태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핵심은 간염이 간암의 대표적인 원인이라는 것.

대만국립대학의 Ding-Shinn Chen 교수는 "병인론적 측면에서 HBV와 HCV가 간세포암의 주요 위험인자"라며 "아시아 지역 간세포암 환자의 80% 가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밝혔다.

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2006년 발표된 REVEAL-HBV 연구가 대표적이다. 대만인 대상의 전향적 관찰연구 결과, HBV DNA 수치의 상승이 간경변증·알라닌 아미노트랜스퍼라아제 수치·e항원(HBeAg)과는 독립적으로 간세포암의 강력한 표지인자라는 것이 확인됐다.

▲백신접종

실태가 이렇다면, 간염에서 간암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사전에 막는 예방전략이 간암 극복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할 수 있다. 첫째는 간염 예방백신의 접종이다. 간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Chen 교수는 "간염 폭증을 경험한 대만에서 1984년 이후부터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백신접종 사업을 실시한 결과, 궁극적으로는 간세포암의 발생빈도가 감소하는 성과를 보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항바이러스 치료

두번째 전략은 간염 환자의 항바이러스 치료로, 이미 시작된 여정의 길목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항바이러스 요법을 통해 간암을 근절시킬 수는 없지만,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HBV를 조절하고, HCV를 근절시키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세포암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

일본 토라노몽의대의 Tetsuya Hosaka 교수는 최근 미국간학회 공식저널 Hepatology에 게재된 대규모 일본인 대상 연구결과를 발표, "장기적인 엔테카비르 치료를 통해 HBV 감염 환자의 간세포암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치료그룹과 치료받지 않은 그룹을 비교·관찰한 결과, 5년 시점의 간세포암 발생빈도가 3.7% 대 13.7%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앞서 Lancet에 발표된 테노포비어의 장기간 관찰연구도 간섬유화·간경변증 개선효과를 보고하며 간세포암 예방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테노포비어 5년 치료결과, 조직학적 개선·섬유화의 퇴행·간경변증의 개선 등에서 유의한 성과가 도출됐다.

연구 각각이 한계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간염이 간섬유화·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궁극적으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새로운 근거라 할 수 있다.

▲간암 재발예방

항바이러스 요법은 간세포암의 치료에도 일정 역할을 한다. 가톨릭의대의 장정원 교수는 'HBV에 의한 간세포암의 조절'에 대해 발표, "간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전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용하면 HBV 재활성화를 줄일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들이 항암 화학요법에 앞서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간기능의 퇴행을 억제해 항암치료의 지속과 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울산의대 정영화 교수팀은 미국암학회 공식저널 Cancer에 게재된 연구를 통해 "간암수술 후 페그인터페론 보조요법 환자군에서 재발위험이 6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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