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5병원, 적자라는데 실제도 그럴까?
최대 1200억원 수입·800억원 의료수익 증가
연세의료원 7.5% 가톨릭중앙의료원 6.9% 성장


"지난해 서울대병원이 4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빅5병원도 열악한 의료현실에 예외없다. 이에 개별 자구책 마련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매년 1조원이 훌쩍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빅5병원도 적자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 의원들은 빅5병원으로의 의료쏠림 현상이 심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과연 빅5병원의 실적은 어떨까? 서울아산병원만 유일하게 70억 흑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 -11억, 연세의료원 -66억, 가톨릭중앙의료원 -116억원 , 서울대병원 -287억원 등으로 보고됐다. 그렇다면 이들 병원이 정말 어려운걸까?

메디칼업저버는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를 토대로 아산사회복지재단, 연세의료원, 삼성생명공익재단, 서울대병원,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등 5곳의 2011년과 2012년 재무제표 손익계산서를 집중 점검했다. 학교법인에 귀속되는 연세의료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월 결산, 나머지는 12월 결산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서울아산병원을 필두로 강릉, 정읍, 보령, 홍천, 보성, 금강, 영덕 7개병원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는 공익사업으로 학교를 수익사업으로 세브란스와 강남, 용인병원을 통합해 공시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는 연세우유 사업이 포함돼 있어 연세재단 내 의료원 결산회계 자료 위주로 참고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에서 병원은 삼성서울병원 한 곳이고 삼성어린이집, 노블카운티 등의 사회복지기관을 포함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분당서울대병원과 합산 추계를 하고 있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서울성모병원 외 의정부성모, 여의도성모, 부천성모, 성바오로, 성빈센트, 인천성모, 대전성모 등 총 8곳을 포함한다.

이들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1조원이 훌쩍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2011년 대비 수입이 늘어났다.[기사 하단 상세 표 추가 참조] 전년대비 수입 증가액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293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연세의료원 1175억원, 아산재단은 893억원, 서울대와 분당서울대병원은 825억원의 수입이 증가했다. 다만, 삼성재단은 152억원 수입이 감소했다. 수입 증가율만 놓고 보면, 연세의료원이 7.5%로 가장 높고 가톨릭 6.9%, 서울대 6.5%, 아산 5.6% 삼성은 -1%을 기록했다.

의료수익만 집계하면 병원의 외래와 진료 수익 증감을 추계할 수 있다. 의료수익 총량에서는 가톨릭의료원이 800억원이 넘는 규모로 8개병원 전반적으로 의료수익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아산 계열은 전년대비 728억원의 의료수익이 증가했고, 서울대 757억, 연세의료원은 438억 가량 의료수익이 늘었다. 연세의료원은 전체 수입 대비 의료수익 증가액이 많지 않은 것으로 미뤄봤을 때, 의료외 수익과 비용 측면에서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들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26억원의 의료수익 증가액에 그쳤다. 환자수를 줄이고 의료 질을 높이자는 취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방 산하병원들과 섞여 있어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병상당 의료수익은 연세의료원(3121병상) 4억2846만6973원, 삼성재단(2072병상) 4억1626만5114원, 아산재단(2806, 합산 4200병상) 3억5062만4582원, 서울대(1862, 분당 1356, 합산 3218병상) 3억4673만1368원 등으로 계산됐다.

8개 병원 중 서울성모와 여의도성모만 3차이고 나머지 6곳은 2차병원인 가톨릭의료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2억6954만3000원의 병상당 의료수익을 기록했다.

독특한 수익 구조는 기부금이다. 삼성 434억, 연세 350억, 가톨릭 204억, 서울대 153억, 아산 59억원 등의 기부금 수익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대학병원에선 아직 비과세 혜택을 주는 법적 기부금품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학교법인은 발전기금후원회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거나 대학을 통한 기부도 추가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 법인은 수익 증가만큼 매출원가, 판관비 역시 증가했다. 병원마다 회계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어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전체 매출원가에 판관비를 넣는 곳도 있고, 영업외 비용을 넣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의료수익에서 비용을 빼면 모든 병원들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된다.

적자폭은 건강검진 등의 기타수익에서 상당수 메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타수익 비중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많은 1156억원을 차지했다. 삼성그룹 임직원의 건강검진을 담당하는 만큼, 건강검진이 실제로 상당히 이득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대체로 큰 변동없지만 가톨릭의료원이 150억원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대병원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공시인 '알리오'를 추가로 확인한 결과, 전체 수입 중 서울대병원이 8047억3248만원, 영업이익 -480억원, 당기순이익 -126억8100만원, 분당서울대병원 3876억3800만원 수입, 영업이익 -126억8100만원, 당기순이익 -160억52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 대비 경영 실적은 서울대병원이 더 저조했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이 34억이나 저조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암뇌신경병원 등의 건축비와 장비 구입비가 일부 합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서울대, 분당서울대병원의 순수 정부지원금은 전년 199억원에 비해 2.5배 가량 줄어든 71억원 가량으로 확인됐다.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 아산 서울대 추가 적립
‘자체 운영’ 연세의료원 재단 전입 2578억원


또하나 눈여겨 볼 수 있는 수치는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이다. 학교법인과 사회복지법인은 5년간의 사업을 예비하기 위한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을 가지고 있다. 이들 법인에는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으로 100% 전환하면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는 독특한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을 보면, 아산재단이 4411억원으로 가장 많고 연세의료원도 3679억원, 삼성재단 334억원, 서울대병원 2463억원 등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0원으로 공시 상으로는 뚜렷한 전출금은 보이지 않았다.

고유목적 사업금 중 전년대비 증감액의 경우 아산복지재단은 579억원을 추가로 적립했고, 서울대병원도 337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정확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이들 병원은 그만큼의 수익 여유분이 있으며, 이를 고유목적 사업금으로 적립해 비용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서울병원은 11억원 감소 외엔 수치상으로 큰 변동이 없었고, 연세의료원은 무려 444억원의 기존 적립된 고유목적 사업금을 썼다. 또한 연세의료원에서 크게 눈에 띄는 수치는 재단전입금이다. 지난해 2645억원에 이어 올해도 2578억원을 재단에 지급했다.

이에 대해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다른 학교법인과는 달리 연세의료원은 학교에서 인건비가 지급되지 않고, 의료원 자체의 100% 독립채산이면서 인건비까지 지출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건비와 소요된 암병원 등의 건축자금을 재단에 송금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건비 비중은 연세의료원의 경우 4664억8106만7015원(전체 비용의 27.7%, 7800명)으로 서울대병원은 4665억2500만원(34.5%, 7125명)에 비해 다소 적은 수치였다.

이처럼 여러가지 수치를 놓고 미뤄봤을 때, 빅5병원이 당장 적자라고 단정짓기보다 추가로 적립한 고유목적 사업 준비금과 건축비, 인건비 등 큰 투자비용을 반영했을 때 적자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5병원 중 한 보직자는 "현 체제에서 빅5병원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선택진료비가 사라지면 연간 500억원 이상의 의료수익 손실이 날 수 있으며, 영상수가 인하, 중복 검진 규제 등으로 건강검진 수익마저 줄어들면 더이상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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