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신경과 루츠 프뢰리히 박사 인터뷰

최근 한국노바티스가 치매치료제 '엑셀론 패취 15'를 출시했다. 패취제로는 최고 용량이 나온 것이다. 독일에서는 중증 치매환자 치료시 초기부터 고용량을 쓰고 있는데 이로 인한 혜택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량 치료시 잇점과 고려해야할 점을 독일 하이델베르그 대학 신경과 루츠 프뢰리히 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Q. 먼저 독일의 치매 치료 시스템에 대해 소개해 달라?
-독일은 인구 8000만에 100여 개의 메모리 클리닉이 있으며 대게 대학 부속기관이나 대형 병원에 소속된 경우가 많다. 가벼운 인지 장애, 전두엽이나 측두엽성 인지 장애를 치료하기도 하지만 대학 부속 기관이다 보니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등은 오랜 기간 점차 퇴화되는 병으로 4~6년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메모리 클리닉에서는 인력 및 시간 부족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1/3 정도만 장기 치료가 가능하다. 때문에 치매 환자의 장기적인 치료는 GP 등의 주치의들이 맡는다. 치매 환자와 가족이 메모리 클리닉을 방문하면 담당 의사와 상담 이후 심리상담사에게 카운슬링을 받는다. 3개월 정도 뒤에 다시 방문하면, 치료에 대한 내약성의 반응을 평가하고, 추가 상담이 이뤄진다. 그 기간 동안에는 환자는 의료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Social Worker)와의 상담을 통해 간병에 대한 지원도 받는다. 이처럼, 독일의 치매 치료는 메디컬케어 시스템과 소셜서포트 시스템으로 나눠져 있다. 단, 두 가지 시스템은 이원화 되어 있어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Q. 한국 정부도 치매의 최근 초기 진단을 위해 정책적으로 시행 중이다. 독일은 어떤가?
-독일 정부는 5년 전에 치매 연구를 전담하기 위해 치매 연구 센터를 개설했다.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신경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6000만 유로 가량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그 이전에는 'Dementia Competency Network' 라는 프로젝트명으로 학계나 병원의 지원이 있었다. 환자 돌봄에 있어서는 간병보험제도(Nursing Insurance System)가 있어 치매 환자들이 본인의 인지 장애 정도나 일상생활수행능력에 따라서 자격 요건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법이 마련됐다. 독일은 각 주 마다 자체적인 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의 치매센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정신과 치료나 약물 치료, 보호자 교육 등 치매 케어와 관련된 것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또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관련해서 NGO 등 다양한 기관이 있어서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지원을 하고 있다. 유럽의 다른 나라도 방향성이나 중요도는 다르지만 치매에 대처하는 포괄적인 치료 플랜이 마련되어 있다. 각 국가의 공통점은 치매 관련된 정책이 정치적인 이슈가 된다는 점이다. 유럽 내에서 알츠하이머 컨소시엄이 있어 10~12년 정도 운영돼 왔다.

Q 치매치료가 경구용에서 패취제로 바뀌고 나서 독일 환자의 치료 효과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궁금하다.
-엑셀론(리바스티그민)이 도입 되면서 콜린계 치료가 더 확대되고 발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패취의 장점은 약물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내약성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또한, 중증 치매 환자는 약을 먹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먹지 않고 붙여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더불어 고용량 패취의 등장은 장기적인 치료의 관점에서 볼 때 동일한 내약성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렇듯 독일의 경우 치매 치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Q. 치매 치료에 있어서 초기부터 고용량을 쓰는 것은 문제가 없나?
-콜린계 시스템 자체가 신경전달시스템이기 때문에 갑자기 고용량이 주입됐을 때, 반작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콜린계 시스템은 개인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똑같이 고용량을 써도 어떤 환자는 부작용이 쉽게 발견되지만, 어떤 환자는 그렇지 않다. 고용량 출시의 의미는 환자들의 편차를 고려해서 이들의 치료에 대해서 다양한 치료 옵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Q. 고용량의 효과를 증명한 OPTIMA 연구에 자세히 소개해 달라.
-OPTIMA는 엑셀론 패취 10cm2와 15cm2의 유효성과 내약성을 비교한 임상연구이다. 패취15에서 일상생활수행능력을 평가하는 ADCS-IADL에서 24주, 32주, 48주까지 유의하게 효과를 보였다. 이는, 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저하를 효과적으로 막아준다는 의미로, 장기적으로 환자 및 보호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인지 개선에 대한 평가기준인 ADAS-cog는 24주에서 유의하게 개선된 효과를 보였지만, 48주에는 일정 수치의 개선만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임상 대상 환자의 평균 MMSE 점수가 14.2점인 중등도였으며, 주로 경도와 중등도 사이에서 쓰이는 ADAS-cog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Q.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없나?
-패취제의 부작용은 경구제에 비해 상당히 적다. 경구제는 10명 중 2명 정도의 환자에서 오심과 구토가 나타나지만 패취제의 경우 빈도가 줄어 20명 중 2명 꼴이다. 단, 패취제는 피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데 모든 패취제가 가진 공통된 문제이다. 처방하는 의사에게 주고 싶은 조언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패취를 붙인 부분에 생긴 붉은 반점이 피부 겉 표면에 국한된 것이라면 걱정할 게 없다. 따가움, 소양증 등의 특별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면 부작용은 아니다.

Q. 앞으로 고용량 치료는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IDEAL 연구와 OPTIMA 연구에서 증명된 것처럼 패취제는 좋은 내약성을 가지고 있어 환자의 증상에 맞는 최대효과용량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리바스티그민은 부티리콜린에스테라아제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것이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를 막는 것 보다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추축하고 있다. 이것에 대한 연구는 추후에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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