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이 잘 펴지지 않고 까치발을 하는 경직성 양측 뇌성마비 환자의 보행 자세 개선을 위한 수술은 한번에 여러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정진엽, 박문석 교수(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팀은 이같은 경우 지금까지는 수년에 걸쳐 여러 번 수술하는 '다단계 수술'이 시행돼 왔지만 일정 연령이 된 후 한 번에 여러 가지 수술을 동시 시행하는 '일단계 다수준 수술'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성숙한 뇌가 원인인 뇌성마비는 소아에게 영구적인 운동장애를 남길 수 있는 비진행성 질환으로 2010년 기준 소아 1000명 당 3.2명꼴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2004년 집계된 유병률인 1000명 당 2.2명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뇌성마비의 약 70~80%를 차지하는 경직성 뇌성마비는 뇌 병변으로 비롯한 근육의 단축 및 불균형, 뼈의 변형, 탈구 등을 동반하는데, 이로 인해 경직성 뇌성마비 환자들은 무릎이 굽어 있고 까치발을 하는 등 심각한 보행 장애를 겪게 된다. 이런 보행 장애는 신체의 균형 발달과 성장기 성격 형성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보행 능력 향상을 위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여러 보존적 치료로는 증상을 개선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정 교수팀은 경직성 양측 마비로 원위 슬괵근 연장술을 포함, 일단계 다수준 수술을 받은 환아들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보행 시 처음으로 땅에 발이 닫는 시기(초기 접지기)에 평균 슬관절 굴곡이 의미 있게 감소했으며, 보행 기능을 나타내는 보행 기능 점수(GDI)는 수술 전 69점에서 수술 후 1년 째 78점으로 향상되고, 수술 후 10년 째는 82점으로 나타나 보행 기능 또한 꾸준히 개선됨을 확인했다.

과거 경직성 뇌성마비 환자들을 위한 수술 방법은 수년에 걸쳐 매해 1, 2차례씩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다단계 수술'이 일반적이었다. 첫 해 까치발을 해결하기 위해 아킬레스 건 연장술을 시작으로 구부리고 걷는 현상이 발생하면 슬괵근 연장술을 해야 했고, 이후 환자가 기립하면서 고관절 굴곡근 구축으로 인해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상태가 되면 경우에 따라 고관절 굴곡근 연장술을 다시 받아야했다. 환자는 최소 2~3단계의 수술을 거치는 동안 '생일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유년 시간의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정 교수는 "보행 기능이 수술후 10년 경과 시점에서 80점을 넘은 것은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정형외과적 수술 중에서도 드물게 기능면에서 우수한 개선 정도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일단계 다수준 수술은 환자의 보행이 성숙되는 5~7세 사이에 단 한 번의 수술로 보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경직성 뇌성마비 환자 치료에 대한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Gait & Posture 2012에 게재됐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은 뇌성마비 환아를 효과적으로 치료하여 삶의 질 향상을 돕는 '경직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뇌성마비 환아의 경우 단일 진료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임상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며 그 합병증이 일반인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특성화된 뇌성마비 진료를 위해 뇌성마비 관련 전문 분과가 있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3개과 전문 의료진들로 구성된 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들의 진료시간, 비용, 이동거리를 획기적으로 감축시키고, 전문 의료진의 협진으로 더욱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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