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MWIA, 7월 31~8월 3일까지 이화여대 교정서

오는 7월 31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는 전세계 여자의사들이 모이는 학술잔치가 열린다. 8월 3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MWIA2013)다.

세계여자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아동기구(UNICEF) 등에 가입돼 있는 국제사회 의학관련 단체로 1919년 16개국 140여 명의 여자의사들로 시작, 93년이 흐른 현재 45개국 여자의사회와 46개국의 개인회원들이 가입돼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여의사의 힘으로 세계인의 건강을'을 주제로 진행된다. 기조연설은 세계의사회 차기회장인 우간다의 마가렛 뭉헤레라(Margaret Mungherera), 미국의사회 차기회장인 아드리스 호벤(Adris D. Hoven)이 맡는다.

이 두 사람이 연자로 서는 것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학술대회와 함께 열리는 세계여자의사회 총회 마지막날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하는 박경아 차기회장(연세의대 교수, 해부학교실)과 함께 세계 주요 의사단체들을 이끌어갈 여의사들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들을 여성 지도자들이 이끌어감으로써 의료계의 문제들을 보다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담겨 있다.

여자의사의 비율이 커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앞으로의 의료계를 이끌어갈 젊은 여의사들이 육아와 수련, 진료에 묶여 사회적인 활동에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적 활동은 더더욱 어려운 상황. 김봉옥 조직위원장(충남의대 교수,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은 "여의사 중에는 세계여자의사회를 아는 의사와 모르는 의사로 나뉘어진다"며 "현실은 쉽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문이 열려있는 여자의사회와 세계여자의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면 훨씬 더 큰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특히 젊은 여의사들에게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젊은 여의사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세심한 준비도 했다. 학회장에 데리고 온 아이들을 돌봐주는 Child Care 서비스도 마련했고, 만약 등록비가 부담되는 경우 의대생과 전공의에 한해서 사전에 조직위원회 사무국에 연락을 주면 적극적으로 지원도 해준다.

학술 세션은 20개의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특히 '성폭력(Sexual Violence)'은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정내 성폭력 문제인데, 각 나라별 정책적 실태가 이번 학술대회에서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조직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불거지기 시작한 가정내 폭력 문제를 예방하는데 있어서 여의사들의 역할 의지를 담은 선언이 이번 학술대회때 나오게 된다면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주제는 '장애인을 위한 의료(Medicine for People with Disabilities)'다. 장애인 문제는 2015년부터 WHO가 꼽는 건강 이슈인 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의 하나로 채택될 예정일 만큼 관심이 큰 주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 문제에 여의사들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찾는 세션이 마련돼 있다.

학술대회 기간 중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우선 23명이 출품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이 전시된다. 여의사들의 예술활동을 장려하자는 취지다. 김 조직위원장은 "진료활동 중에 쌓인 피로를 풀고 심신을 달래는 건강한 여가활동을 통해 의사의 스트레스가 환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나아가 좀 더 멋있는 의사가 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 세계여자의사회 학술대회의 전통적 행사로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매 대회 때 열리는 각국 전통의상 패션쇼에는 여자 의대생, 전공의들이 한복을 입고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어 각국의 장기자랑이 이어진다.

우수 포스터연제상, 우수 구연상 등 시상은 큰 상금은 아니더라도 수상 자체가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배려해 되도록 젊은 여의사들에게 많이 수여할 계획이다.

이미 유료 등록자가 900명을 넘어선 만큼 학술대회 때는 참가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예비 의사인 여자 의대생 130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학술대회 뿐 아니라 총회 전 과정에 참여하며 미래 의료계 리더십으로 발을 내딛는다. 또한 남자 의사들도 비회원 등록으로 얼마든지 참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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