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개념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진료

양주중앙의원은 경기 북부의 작은 동네의원이지만, 당뇨병·고혈압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로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환자 감소와 경영난을 호소하는 다른 의원들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인지, '자기몸사랑'을 신념으로 자신과 환자를 돌보고 있는 김상우 원장을 만났다.

신뢰 회복 첫 걸음은 '잘 치료하는 것'

4년 전 수원에서 양주로 이동해 처음 개원했을 당시, 김 원장은 지역주민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동네의원은 환자와 얼마나 친숙하고, 자주 보느냐에 성패가 달린다"면서 "이는 잘 치료한 환자들이 많이 입소문을 내야 하는데, 처음엔 환자가 그리 많이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통합진료와 더불어 '당뇨병·고혈압 관리를 잘 한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짧은 시간에 꽤 이름있는(?) 의원이 됐다.

당뇨병, 고혈압, 류마티스관절염 등 내과 계열 질환을 진료하지만 '통증'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가정의학과(예방의학)를 전공한 후 IMS를 따로 배워 치료에 접목하고 있는 그는 '통합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대부분 내원하는 환자는 당뇨병을 앓고 있으나, 이들은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원시 당뇨병 관리 뿐만 아니라 통합적인 건강관리를 해준다면 더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통합진료가 환자들에게 환영을 받지는 못했다.

처음 개원 후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IMS를 권했지만, 이를 모르는 환자들이 '비급여로 돈을 벌려는 의사'라고 생각해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몇몇 환자에 대해 꾸준히 설득 시행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회복도 더욱 빨라지고 관리도 수월해지자 통합관리에 대해 거부감을 가졌던 환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다만 IMS가 급여로 인정받지 못해 환자도 부담, 의사도 손해인 구조인 점을 아쉬워했다.

김 원장은 "비급여이므로 의사가 자율적으로 더 받을 수 있지만, 환자에게 많은 부담을 줄까봐 손해를 감수하면서 진료를 보고 있다"며, 이처럼 환자에게 다가가자 신뢰가 더욱 단단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당뇨병'이 잘 관리되면서 의원이 자리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주력하는 상품이 잘 나가야 기업이 성공하듯이, 주된 진료과목인 당뇨병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잘 관리해야 환자 발길이 계속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소신.

그는 '주치의' 개념을 강조하면서, 한 번 본 환자는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견지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 경험 없이 개원하는 의사들이 환자와의 신뢰 구축에 어려움을 겪다가 1년도 안 돼 폐업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지적하면서, "적어도 개원 후 3~4년은 지켜봐야 안다.

환자·지역주민들과 소통하다보면 당장에는 적자가 나더라도 성장세로 돌아서는 날이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내과 관련 세미나를 통해 이론적으로 경험했던 국내 최초 개발 DPP-4 억제제 제미글로를 진료현장에서 사용하면서부터 많은 도움을 봤다고 말했다. 인슐린주사 등으로 조절이 되지 않아 포기한 환자 4명에게 처방했는데 이후 생각했던 것보다 임상에서 많은 효과를 봤다는 것.

그는 "획기적으로 개선된 환자들 덕분에 '당뇨 관리를 잘 하는 의원'으로 소문이 퍼졌다"고 흐뭇해했다. 이같은 성공적인 진료 사례로 곧 환자의 신뢰 구축은 물론, 지역주민과의 소통으로 이어졌다고 뿌듯해했다.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 못지않은 건강교실을 운영하는 것도 신뢰 구축과 의원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작은 동네의원이지만 치매교실, 당뇨병교실 등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혈액검사, 골다공증 검사 등도 무료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조기에 병을 발견할 수 있어 좋고, 의원 역시 환자 관리와 운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시간 쪼개 '자기몸사랑'으로 등산 즐겨

김 원장은 "호응은 생각보다 적지만, 만성질환의 관리의 첫 번째는 '자신의 상태 점검'에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책적 변화는 물론 의사들, 환자들 사이에서의 인식 개선을 통해 일차의료가 부각돼야 한다"면서 "주치의 개념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큰 병이 생기지 않도록 국가적으로 관리해주는 체계가 잡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장은 토요일은 물론 공휴일에도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진료시간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낼 수 없지만, 환자들 역시 바쁜 시간을 쪼개 내원하는 것이므로 쉽게 문을 닫기가 힘들다고.

김 원장은 일요일에는 짬짬이 등산을 하고 있다. 그는 "환자 관리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케어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먼저 건강해야 한다"면서 "50세가 넘었지만 등산 덕분에 빡빡한 진료 일정도 버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미생활은 환자와 더 친해지는 계기도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골프, 등산, 조깅, 수영 등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꾸준히, 자주 하라"고 조언한다.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운동은 어떤 약이나 치료보다도 인생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취미를 가진 환자들과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와 건강, 진료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조기발견 중요…검진 관심

내실 있는 동네의원을 운영하면서 건강까지 지키는 그의 꿈은 무엇일까? 김 원장은 앞으로 봉사활동과 건강검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짬을 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굳이 지역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찾아가는 진료, 처음 경험하는 통증치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 사각지대에서 의술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예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요즘 건강검진시설에 대한 투자를 고민중이다. "사전에 병을 잡아내 '빨리, 바르게'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마지막 꿈"이라는 것.

김 원장은 "환자 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자기몸사랑'을 실천해 건강이 허락될 때까지 일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