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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血栓)을 놓고 벌어지는 혈전(血戰)이 가장 뜨거운 곳 중 하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의 항혈소판요법 부분이다. 아스피린에 이어 클로피도그렐 요법이 표준으로 자리하고 있던 이 분야에 P2Y12 수용체 억제제 계열의 신규 항혈소판제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선택을 제공하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로 대변되는 이 약제들은 신·구(新·舊)는 물론 신·신(新·新) 간에도 약효 경쟁을 펼치면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스텐트로 대변되는 PCI 기술의 발전이 ACS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의 적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향후 임상현장의 선택이 주목된다.

연구 상으로는 신·구 대결에서 새로운 항혈소판제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티카그렐러는 PLATO 연구를 통해, 프라수그렐은 TRITON-TIMI 38 연구에서 클로피도그렐 대비 유의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를 보고했다. 가이드라인 상에서도 신규 약제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형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미국 가이드라인은 ACS 환자의 항혈소판요법에 프라수그렐과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모두를 새롭게 권고했다. 유럽은 클로피도그렐에 앞서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을 권고하는 등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와 가이드라인 상의 동향이 실제 임상현장의 변화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다. 가이드라인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의사들의 몫이고, 현장에서는 환자 개별의 임상특성이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출혈위험이나 비용 등 다변적인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항혈소판요법 분야이고, 한국 환자의 실정에 맞춘 국내 가이드라인이 어떤 내용을 담아낼지도 변수다. 신약들은 또한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적응증 범위가 좁고, 처방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임상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안고 있다. 경기장 밖의 판세 분석은 끝났다. 실제 경기장 안에서의 승부가 어떻게 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아스피린 + P2Y12 수용체 억제제 우선 권고
- 이중항혈소판요법 기간은 12개월까지

지난 2011년 발표된 유럽심장학회(ESC)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가이드라인은 항혈전치료와 관련해 대폭 수정된 권고안을 선보였다. 2007년에 이은 개정판으로, 새롭게 등장한 P2Y12 수용체 억제제들의 역할을 반영한 결과다.

European Heart Journal 2011;32:2999-3054에 게재된 ‘비ST분절 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항혈소판제 권고안은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로 대변되는 신규 P2Y12 수용체 억제제들을 아스피린에 더해지는 혈소판요법의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클로피도그렐은 이들 신규 항혈소판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고되는 변화를 겪었다.

경구 항혈소판제 권고안
- 금기사항이 없는 한 초기 부하용량 150~300mg, 유지용량 75~100mg의 1일 1회 아스피린 요법이 치료전략에 관계 없이 모든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사용돼야 한다(Class I, Level A).
- 과도한 출혈위험과 같은 금기사항이 없는 한 P2Y12 수용체 억제제가 가능한 신속하게 아스피린에 더해 사용돼야 하며 12개월 이상 유지돼야 한다(Class I, Level A).
- 위장관 출혈이나 소화성 궤양 병력자의 경우, 이중항혈소판요법과 함께 프로톤펌프억제제(오메프라졸 제외 바람직)의 사용이 권고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65세 이상, 항응고제나 스테로이드의 사용 등 여타 다중 위험인자를 보유한 환자에게도 적절하다(Class I, Level A).
- 임상적으로 명확한 적응증이 없는 한 12개월 이내의 P2Y12 수용체 억제제 중단은 장려되지 않는다(Class I, Level C).

전반적인 경구용 항혈소판제 권고안은 큰 틀에서 일관된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NSTE-ACS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항혈소판제로는 아스피린이 변함 없이 유지됐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항혈소판제에 대한 권고에서는 ‘P2Y12억제제를 신속하게 병행할 것’을 장려했다.

최근 신규약제들이 등장하면서 클로피도그렐에서 P2Y12 수용체 억제제라는 총칭으로 대체된 것이다. 2007년판의 항혈소판제 권고안과 비교해 첫번째 변화다. 이중항혈소판요법의 기간은 12개월로 유지됐고, 특정한 적응증이 없는 한 이 기간 내에 P2Y12 수용체 억제제의 병용중단은 고려치 말도록 했다. 더불어 미국과 같이, 위장관 출혈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경우에는 프로톤펌프 억제제를 항혈소판제와 병용할 것을 주문했다.

신규 P2Y12억제제 권고안
- 사전에 클로피도그렐 치료를 받았던 경우를 포함해 초기 치료전략에 관계 없이, 중등도에서 고위험군의 허혈성 사건 환자 모두에게 티카그렐러(180mg 부하용량, 1일 2회 90mg)의 사용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치명적 출혈의 고위험 또는 여타 금기사항이 없는 한 관상동맥 해부학적 소견이 확인됐고 PCI(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를 받게 될 P2Y12 수용체 억제제 무경험 환자(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프라수그렐(60mg 부하용량, 1일 1회 10mg)의 사용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PLATO 연구를 앞세운 신규 P2Y12 수용체 억제제 티카그렐러는 중등도에서 고위험의 허혈성 사건 환자들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혈전 전략으로 권고됐다. 클로피도그렐 치료 여부에 관계 없이 선택할 수 있으며, 티카그렐러 사용을 시작할 경우에는 클로피도그렐을 중지하도록 설명이 추가됐다. 티카그렐러는 또한 관상동맥우회로술(CABG) 후에 안전성이 확보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신규 항혈소판제 프라수그렐은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사용한 경험이 없는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권고됐다. TRITON-TIMI 38 연구가 반영된 결과다.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 모두 클로피도그렐에 앞서 권고된 것이 가이드라인의 두번째 변화다.

한편, 프라수그렐은 지난해 발표된 ESC의 관상동맥중재술 가이드라인 중 NSTE-ACS 환자의 항혈소판제 권고안에서 클로피도그렐을 대체할 수 있는 약제로 Class IIa 등급과 함께 권고됐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Class I의 최고등급을 받았다. 특히, 프라수그렐은 당뇨병을 동반한 ACS 환자에서 이점이 뛰어난 것으로 설명됐다.

클로피도그렐 권고안
- 클로피도그렐(300mg 부하용량, 1일 1회 75mg)은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로 치료 받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침습적 전략이 예정된 환자에서 티카그렐러나 프라수그렐이 선택사항이 아닐 경우, 부하용량 600mg(또는 초기 부하용량 300mg에 PCI 시에 추가 300mg 용량)의 클로피도그렐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대표했던 클로피도그렐은 티카그렐러나 프라수그렐 등 신규 약제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됐다.

한편, 혈소판 잔여 활성도에 근거해 클로피도그렐의 유지용량을 늘리는 것은 일상적인 전략으로 권고되지는 않았으며, 선택적인 경우에 한해 고려해볼 수 있다는 권고가 덧붙여졌다. 더불어 클로피도그렐 사용시 유전자 검사도 선택적 경우에만 고려사항으로 권고됐다. 클로피도그렐은 또 CABG 후 안전성이 확보됐을 경우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항혈소판제로 티카그렐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아스피린 신속히 투여하고, 무기한 사용”
불내약성 경우 클로피도그렐·티카그렐러·프라수그렐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2012년판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가이드라인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항혈소판제를 포함해 변화된 항혈전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아스피린에 금기사항이 있거나 불내약성을 보여 사용이 힘든 환자들에게 클로피도그렐에 이어 새로운 경구용 항혈소판제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를 권고했다는 것. 이전까지 ACS 환자에서 아스피린의 대안으로 클로피도그렐만이 권고돼 왔으나, P2Y12 수용체 억제제 전반으로 선택이 확대된 것이다.

Circulation 2012;126:875-910에 발표된 ‘2012 불안정형 협심증 / 비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UA / NSTEMI) 관리’ 제목의 가이드라인은 2007년 권고안의 개정판이자 지난 2011년 발표됐던 업데이트판에 대한 대체 권고안을 담고 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권고안이 대체된 것은 항혈소판제 전략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2012년판 개정 권고안의 핵심은 클로피도그렐이 주를 이루던 P2Y12 수용체 억제제 전략에 신규 약제인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권고안은 아스피린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클로피도그렐에 이어 티카그렐러와 프라수그렐을 최고등급으로 포함시켰다.

2011 ACC·AHA UA / NSTEMI 가이드라인
- UA / NSTEMI 환자에게는 병원 도착 이후 신속하게 아스피린이 투여돼야 하며, 이후 불내약성이 없는 경우 무기한 사용이 계속돼야 한다(Class I, Level A).
- 과민성 또는 주요 위장관 관련 불내약성으로 인해 아스피린의 사용이 어려운 UA / NSTEMI 환자들에게는 부하용량과 유지용량의 클로피도그렐을 투여해야 한다(ClassI, Level B).

2012 ACC·AHA UA / NSTEMI 가이드라인
- UA / NSTEMI 환자에게는 병원 도착 이후 신속하게 아스피린이 투여돼야 하며, 이후 불내약성이 없는 경우 무기한 사용이 계속돼야 한다(Class I, Level A).
- 과민성 또는 주요 위장관 관련 불내약성으로 인해 아스피린의 사용이 어려운 UA / NSTEMI 환자들에게는 부하용량과 유지용량의 클로피도그렐(ClassI, Level B), 티카그렐러(Class I, Level C), 프라수그렐(PCI 환자에, Class I, Level C)을 투여해야 한다.
- 초기에 약물 등 비침습적 방법의 전통적(보존적) 전략이 선택된 UA / NSTEMI 환자에게는 입원 이후 신속하게 아스피린에 더해 클로피도그렐 또는 티카그렐러(부하용량과 유지용량), 더불어 항응고요법이 추가돼야 하며 치료는 12개월 시점까지 지속한다(Class I, Level B).

아스피린 무기한 사용
ACC와 AHA의 2012년판 UA / NSTEMI 가이드라인은 “모든 환자에게 병원 도착 이후 신속하게 아스피린이 투여돼야 하고, 이후에도 불내약성이 없는 경우에 한해 무기한 사용이 계속돼야 한다”며 아스피린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까지는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

2011년 ACC·AHA의 UA / NSTEMI 가이드라인도 아스피린과 연관해 정확히 같은 권고를 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ESC) 또한 2011년 선보인 비ST분절 상승-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 가이드라인에서 “금기사항이 없는 한 초기 부하용량 150~300mg, 유지용량 75~100mg의 1일 1회 아스피린 요법을 치료전략에 관계 없이 모든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
하지만, 2011년에 일제히 발표된 이들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의 사용이 힘든 환자들의 대체 전략으로 클로피도그렐만을 권고했다. ACC와 AHA의 가이드라인은 “아스피린에 내약성이 없거나 금기사항이 있는 환자들에서 대체약물로 클로피도그렐 1일 75mg 요법이 권고된다”고 명시해 왔다.

이에 반해 ACC와 AHA의 2012년판 UA / NSTEMI 가이드라인은 “과민성 또는 주요 위장관 관련 불내약성으로 인해 아스피린의 사용이 어려운 UA / NSTEMI 환자들에게는 부하용량과 유지용량의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을 투여해야 한다”며 아스피린 대체 약물로 3개의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모두 언급했다.

P2Y12 수용체 억제제들은 근거수준에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권고는 모두 최고등급인 Class I을 부여받았다. Class I 권고등급은 해당 치료 또는 전략의 혜택, 유용성, 효과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고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다만, 프라수그렐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환자에게만 국한됐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이들 가운데 어떤 약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침습·약물전략 따라 달라지는 이중항혈소판요법 선택
ACC와 AHA의 2012년 UA / NSTEMI 가이드라인은 ACS 환자의 초기치료 전략이 침습적이냐 전통적 방식이냐에 따라 항혈소판요법의 선택에 차이를 두었다. 먼저, 침습과 전통적 방식 모두에서 티카그렐러가 이중항혈소판요법에 새롭게 포함된 것이 주목된다. 티카그렐러가 해당 적응증에 승인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혈관재형성술 등 침습적 전략이 선택된 UA / NSTEMI 환자들에게 아스피린과 P2Y12 수용체 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신속한 적용을 주문했다. PCI 전 시점에서 아스피린에 추가할 수 있는 병용약물로는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정맥주사형 GP IIb/IIIa억제제를 최고등급으로 권고했다. 2011년판 AHA·ACC 가이드라인에서는 같은 경우에 추가할 약물로 클로피도그렐과 GP IIb/IIIa억제제만 언급됐다. PCI 시점에서 아스피린에 추가할 수 있는 약물로는 클로피도그렐, 티카그렐러, 프라수그렐, 정맥주사형 GP IIb/IIIa억제제 모두가 권고됐다. 2011년판에서는 티카그렐러의 선택은 언급되지 않았다. 아직 승인 이전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초기에 전통적 전략, 즉 비침습적 방식이 선택된 UA / NSTEMI 환자들에게는 아스피린에 이어 클리피도그렐과 티카그렐러, 여기에 항응고요법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권고됐다. 이 경우 클로피도그렐이나 티카그렐러를 추가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의 기간은 12개월로 언급됐다. 지난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경우 아스피린에 추가할 약물이 클로피도그렐 뿐이었으며, 기간은 최소 1개월에서 1년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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