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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올해 초 말초동맥질환에 관한 종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 2005년과 2011년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통합한 것으로, 새롭게 추가된 권고안을 강조하는 한편 오래된 권고안들은 삭제하는 방식으로 말초동맥질환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심혈관사건을 야기하는 위험한 병태지만, 아직 일선 임상현장에서는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질환이 동맥경화의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증상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단계를 거치게 돼 진단과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이 문제다.

말초동맥질환을 방치할 경우 심혈관사건으로 이어져 막대한 의료·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Circulation. 2013;127:1425-1443에 게재된 이번 통합본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이유에서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발목상완지수(ABI)를 통한 진단의 연령대를 낮추고, 항혈소판요법과 금연요법의 대상과 방법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항혈소판요법과 관련해서는 2005년과 비교해 2011년의 권고안이 뚜렷한 구분을 보이면서 많은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2005년 항혈소판요법 권고안
-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요법을 사용해야 한다(Class I, Level A).
- 이들 환자에서 1일 75~325mg의 아스피린요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이들 환자에서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1일 75mg의 클로피도그렐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허혈사건 감소를 위해 와파린의 경구 항응고제요법은 사용하지 않는다(Class III, Level C).

2011년 항혈소판요법 권고안 변화
- 개정: 간헐성파행증(intermittent claudication), 중증사지허혈(critical limb ischemia), 하지혈관재형성술(복강경 또는 외과적 수술), 하지허혈로 인한 절단 등 증상이 뚜렸한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의 사망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요법을 사용해야 한다(Class I, Level A).
- 개정: 이들 환자에서 1일 75~325mg의 아스피린요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개정: 이들 환자에서 아스피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혈소판요법으로 1일 75mg의 클로피도그렐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B).
- 신규: 이들 환자에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병용요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Class IIb, Level B).
- 신규: 발목상완지수 0.90 또는 그 미만인 무증상 환자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 감소에 항혈소판요법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Class IIa, Level C).
- 신규: 발목상완지수 0.91~0.99의 경계치에 있는 무증상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 감소를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유용성은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Class IIb, Level A).
- 개정: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허혈사건 감소를 위해 항혈소판요법에 와파린을 추가하는 것은 혜택이 없고, 잠재적으로 주요출혈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Class III, Level B).

2005년 가이드라인에서는 항혈전치료 권고안은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혈관 원인 사망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혈소판요법을 사용해야 한다"며 다소 원론적인 권고에 그쳤다.

반면 2011년 개정판은 "간헐성파행증, 중증사지허혈, 하지혈관재형성술, 하지허혈로 인한 절단 등 증상이 뚜렸한 동맥경화성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들"로 대상을 보다 구체화시켰다. 즉,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발목상완지수가 0.90 또는 그 미만인 무증상성 환자에서도 혈관사건 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요법의 유용성을 지지하는 신규 권고안을 내놓았다. 과거 권고안이 증상성과 무증상성을 구분하지 않고 보편적인 적용을 말하고 있다면 2011년 개정판은 증상성에 최고등급(Class I), 무증상성에 하위등급(Class IIa)을 부여하며 구분된 적용을 유도하고 있다.

더불어 심혈관사건 감소를 위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새롭게 권고한 것도 특징이다. 반면, 항혈소판요법에 추가되는 와파린요법은 주요출혈 증가의 위험을 고려해 비권고등급으로 분류됐다.

실로스타졸, 파행증 개선에 효과
- 간헐성파행증 환자에서 초기치료 전략으로 관리·감독 하에 이뤄지는 운동 프로그램이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관리·감독 하의 운동 프로그램은 최소 12주 동안 주 3회 간격으로 30~45분 정도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A).
- 실로스타졸 요법(1일 2회 경구 100mg)은 하지 말초동맥질환과 간헐성 파행증 환자(심부전 없는 상태)의 증상 개선과 도보거리를 늘리는 데 있어 효과적인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Class I, Level A).

한편, ACC와 AHA의 가이드라인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치료 부분에서 파행증을 별도로 떼어내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소개했다. 가이드라인은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초기치료로 운동 프로그램을 권고하는 동시에 증상개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 실로스타졸을 권고했다. 더불어 간헐성 파행증 환자의 도보거리 개선에 있어 실로스타졸에 이은 2차선택으로는 펜톡시필린(pentoxifylline 1일 3회 400mg)을 추천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파행증 치료제로서 펜톡시필린의 임상효과는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상돈 기자 sdlee@monews.co.kr



진단
- 운동성(보행성) 족부증상, 치유되지 않는 상처, 65세 이상 연령대, 흡연·당뇨병 병력의 50세 이상 연령대 가운데 1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하지 말초동맥질환 의심 환자에서 발목상완지수(ABI, Ancle Brachial Index)를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Class I, Level B).
- ABI 0.90 이하는 비정상, 0.91~0.99는 경계치, 1.0~1.40은 정상, 1.4 초과는 비압축성 혈관으로 규정해 균일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

미국심장학회(AHA)와 미국심장협회(AHA)의 말초동맥질환 가이드라인은 전반적으로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ABI 측정을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규정하는데 있어 연령대를 이전의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낮춰 보다 광범위한 적용을 가능케 했다.

2005년 가이드라인은 "운동성(보행성) 족부증상, 치유되지 않는 상처, 70세 이상 연령대, 흡연·당뇨병 병력의 50세 이상 연령대 등 하지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ABI를 통해 명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Class I, Level C)"고 권고했었다. 2011년 가이드라인은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위험군에 속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발목상완지수 측정을 적용키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말초동맥질환의 진단방법으로서 ABI의 권고는 2001년 가이드라인에서 근거수준이 C에서 B로 상향조정되며 중요성을 더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치료
- 모든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LDL-C) 100 mg/dL 미만의 목표치 달성을 위해 스타틴을 사용할 수 있다(Class I, Level B).
- 허혈사건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는 LDL-C 70 mg/dL 미만 목표치의 스타틴 치료도 타당하다(Class IIa, Level B).
- LDL-C는 정상이나 HDL 콜레스테롤(HDL-C)가 낮고 중성지방(TG)이 높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는 피브린산유도체 치료가 유용하다(CLass IIa, Levle C).
- 고혈압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울혈성 심부전, 심혈관 원인의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혈압 140/90 mmHg(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환자 130/80 mmHg) 미만을 목표치로 항고혈압제 치료를 해야한다(Class I, Level A).
- 베타-아드레날린차단제(beta-adrenergic blocking drugs)는 효과적인 항고혈압제이며, 말초동맥질환 환자에게 금기사항이 아니다(Class I, Level A).
- 당뇨병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적합한 신발의 사용, 족부의학(chiropody/podiatric medicine) 치료의 적용, 피부청결, 국소용 보습제의 사용 등 적절한 발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피부 병변이나 궤양은 즉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
- 당뇨병을 동반한 하지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당화혈색소(A1C) 7% 미만을 목표로 하는 혈당강하 요법은 미세혈관 합병증 감소에 효과적이며, 심혈관사건 개선의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Class IIa, Level C).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병태이기 때문에 심혈관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관련 위험인자에 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ACC·AHA 가이드라인은 "무증상 말초동맥질환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에 대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Class I, Level B)"고 권고하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스타틴을 100 mg/dL 미만의 LDL-C 조절을 중심으로 고중성지방혈증과 저HDl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치료도 주문됐다. 고혈압의 경우에는 140/90 mmHg 미만을 목표로 하는 항고혈압제 치료가, 당뇨병 환자에게는 A1C 7% 미만을 목표로 하는 혈당강하 요법이 권고됐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적절한 발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상돈 기자




최근 대한혈관외과학회가 정맥혈전색전증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혈관외과학회에 소속된 교수 12명이 참여해 외과 수술 환자나 외상환자, 암환자 및 기타 내과 환자를 위한 권고안을 낸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1980년대부터 정맥혈전색전증의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미국흉부외과학회(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 ACCP)는 진료지침을 발간했고, 영국에서도 2012년 2월 NICE(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에서 6차 진료지침(venous thromboembolism pathway)을 발표했다. 일본도 2004년 2월에 폐색전증,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 권고안을 내놓았다.

미국 등 선진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내 데이터 등 여러 문제로 아직도 권고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권고안 작성에 참여한 조선의대 장정환 교수(외과)는 국내 정맥혈전색전증이 북미 유럽에 비해 적게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3.8명의 심부정맥 혈전증이 발생한다. 북미와 유럽 등에 비해 10배 정도 낮은 수치고, 폐색전증도 일본과 미국 자료에 비교하면 약 2.5배 발병률이 적다"며 "긍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체계적 통계 자료가 부실하고 사망 환자의 부검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안에는 경구용 항응고제와 차세대 경구용 항응고제에 대한 치료법이 담겨있다. 혈관외과학회는 경구용 항응고제로 비타민K 길항제인 '와파린', 와파린의 단점을 보완한 경구용 직접 트롬빈 억제제인 '다비가트란', 응고인자 Xa 억제제인 '리바록사반' 등을 권고하고 있다.

와파린,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 심하므로 반드시 모니터링 필요
와파린은 비타민K 의존성 혈액응고인자 Ⅱ, Ⅶ, Ⅸ, Ⅹ의 활성도를 감소시켜 항응고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다. 또 항응고 인자인 C단백과 S단백의 합성을 저해해 일시적으로 과응고 상태를 유발하기도 한다. 와파린을 처방할 때는 유전, 환경적 요인을 살펴야 하고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심하므로 반드시 항응고 효과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혈관외과학회가 발간한 권고안에는 항응고 치료가 필요한 대부분의 적응증에서 국제정상화비율(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 2.0~3.0)을 목표로 와파린의 양을 조절해야 하고, 인공심장판막을 한 환자는 INR 2.5~3.5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김지일 교수는 "와파린의 초기 용량은 하루 5~10mg으로 시작하고 24시간 간격으로 검사한 INR이 2일 연속으로 치료 범위에 이를 때까지 와파린과 주사용 항응고제를 같이 사용해야 한다"라며 "최소 5일 동안은 주사용 항응고제를 같이 투여하고, 와파린은 태아의 기형을 초래하므로 임산부에는 금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리바록사반, 작용 발현 빨라 단일 약물요법 가능
리바록사반은 정맥혈전색전증의 치료와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의 예방,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의 예방 등 적응증을 받았다.

권고안에는 리바록사반은 정맥혈전색전증 치료를 할 때 작용 발현이 빠르기 때문에 헤파린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단일 약물요법이 가능하고 급성기(통상 3주) 이후에는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심부정맥 혈전증의 3상임상인 EINSTEIN DVT 연구에서 리바록사반은 저분자량 헤파린ㅤ와파린 군에 비해 열등하지 않음을 증명했다"며 "출혈 성향은 양군간에 큰 차이가 없었고, 폐색전증 연구인 EINSTEIN PE 연구에서는 주요 출혈에 있어 상대위험도를 51% 정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또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의 예방에 대한 연구인 RECORD 연구에서는 표준 치료제인 에녹사파린보다 효과적이었고 출혈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다비가트란, 초기 헤파린 사용 필요…1일 2회 복용 권고
다비가트란은 직접 트롬빈 억제제로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 후 정맥혈전색전증의 예방,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 등 세가지 적응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의 예방에 대한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혈관외과학회는 다비가트란을 정맥혈전색전증 치료에 처방하려면 초기 헤파린 사용이 필요하며 1일 2회 복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3상임상인 RECOVER 연구에서 저분자량 헤파린ㅤ와파린 군에 비해 비열등성을 증명했고, 출혈 성향은 양군 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제시했다. 이외에도 슬관절 및 고관절 치환술 후 정맥색전증의 예방에 대한 3상임상에서 표준 치료제인 에녹사파린보다 효과적이었고, 출혈은 비슷한 결과를 내 치료 약물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3상임상 중인 항응고제
지금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 항응고제 약물 분야다. 우선 눈에 띄는 약물로 티파코긴(tifacogin)을 꼽을 수 있다.

티파코긴은 합성 조직인자경로 억제제로 조직인자와 응고인자 VIIa 복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정맥으로 투여해야 한다. 현재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이중맹검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분자량 헤파린인 세무롤파린(semuloparin)도 관심을 끌고 있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트롬빈에 대한 작용은 미미하고 주로 Xa인자에 억제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감기가 길어 1일 1회 피하주사하면 되고 다양한 영역에서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하기 위해 3상임상을 하고 있다.

Xa인자 억제제로 발현 시간이 빠르고 항응고 효과가 예측가능한 오타믹사반(otamixaban)도 눈여겨볼만한 약물이다. 이 약물은 반감기가 짧아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을 받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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